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반성은 제대로 읽지 못했음이다. 사실 자기계발서를 잘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박경철씨의 첫번째 책인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은 즐겁게 읽었지만, 이 책은 첫 장부터 읽는 것이 힘겨웠다. 일찍 읽기 시작했음에도, 일주일이 다 된 지금까지 아직 나는 반도 못읽고 덮어버렸다. 자꾸만 전공 서적을 읽는 기분이 들어서 재미가 없었다면 다소 민망한 변명일까?(나만 지루함을 느낀 것은 아니길 바라며)
그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부터 이 책은 내 가슴을 뚫었다. 이 시대의 젊은이로써 나도 나의 삶에 대하여 고민하고 선택하고 후회한다. 막연히 좋은 학점과 학벌, 그 좋은 스펙을 위해서 나는 간혹 내가 원하고 좋아하던 일 조차도 목적 의식을 잃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나는 글을 쓰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막연히 글로 밥벌이를 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고, 첫번째 도서를 읽을 때는 나와 같은 자연계열의 학자가 글도 쓰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글을 참 급하게 뱉어낸다. 머리 속에서 깊숙이 삭이고 삭혀 잘 발효된 깊은 글보다는 마감에 입각해서 급히 토해내는 글을 쓰고 있다. 그는 우리들에게 내 삶에서 내가 인정할 만큼 노력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뭐든지 적당히에서 머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뭐든 적당하게, 하다가 안되면 그냥 그대로 포기, 내가 하고 싶은 일도 그저 하다 안되면 그래 나는 그정도밖에 안되라며 포기했다.
나는 이 시대의 청춘인데 내 삶은 청춘을 누리기보다는 그저 중간정도에서 배열을 맞추어 숨어있으려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청춘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불을 누그러뜨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 불조차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반대로 반성이 들었다. 나는 아직 하고싶은 것도 꿈도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하기엔 현실의 벽이 높다고 생각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 든다. 반성한다. 깊게 반성한다. 나는 내 자신에게 혁명기조차 들어보이지 못했다.
사실 책을 읽는데 관한 강연을 지난 달에 들었다. 박상률 작가의 강연에서 그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은 없지만, 좋은 독자와 나쁜 독자가 나뉘어 그 깊이의 차이로 책을 읽는 데 차이가 발생한다 하였다. 그리고 그는 책을 읽는 방법을 말하며 모든 책을 정독할 필요가 없다. 책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읽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르게 우리의 독서법을 권유한다. 그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의 구별을 두고, 책의 내용에 따라 책 읽는 법을 달리하라고 말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속독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사실 나의 독서법은 속독보다는 간독에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그는 속독보다는 가장 좋은 독서법으로 숙독을 꼽았다. 내가 살아오며 읽은 책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 책 중에서도 내가 숙독한 책은 얼마나 될 것인가.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오늘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하나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학과가 학과이니만큼 며칠 전 보았던 대학원 입학 면접에서도 질문할 정도로 우리나라 농축산분야 및 가공분야가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공존과 타협의 의미를 무시한 채 자신들만의 논리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우리에게 공존을 행하라 마지막까지 말한다. 진정한 혁명은 내가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최고가 되는 것이라 그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민주주의의 권력을 행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무조건 배척도, 누군가에게 이유없는 충성심도, 나만의 이득을 위해서도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과 권익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