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가 생겼을 때 나는 정말 최고의 아빠가 될 것이라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최고의 아빠는 고사하고 좋은 아빠라는 확신도 들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많지만 아이들을 위해 보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로인해 나를 위한 시간이 줄어드는 것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를 은연 중에 아이들에게 표현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좋은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어떻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이런 아빠 저런 아빠 우리 아빠>를 읽게 되었다.

 

 <이런 아빠 저런 아빠 우리 아빠>의 주인공 소니는 아빠가 못마땅하다. 다른 아이들의 아빠처럼 규칙적으로 일하러 가고, 돈도 잘 벌어오고, 엄마와 자신을 더 아껴주었으면 좋겠는데, 소니의 아빠는 재즈라는 자신의 꿈만을 위해 사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소니는 어렵게 아빠에게 학급에서 열리는 아빠 수업 와주기를 부탁한다. 하지만 아빠는 아빠 수업 대신 노숙인들의 위한 연주를 하러가버리고 그로 인해 화가 난 소니는 아빠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색소폰 1호를 망가뜨려버린다. 이일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그동안의 감정을 폭팔시켜버리고 그 날 이후 소니와 아빠는 서로에 대한 불편한 감정으로 서로를 피하게 되는데...

 

 스스로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말들을 쏟아내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6학년 사춘기 소년의 감정을 잘 담아내어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아빠,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는 있지만 아직 그 이름의 무게를 완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부모들의 상황을 잘 표현하여 아이들이 부모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으로 부모들 파악하고 이해하게 될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생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부모 자식 간의 문제를 <이런 아빠 저런 아빠 우리 아빠>를 통해서 간접 경험함을 통해 현실에서의 문제 상황이 닦쳤을 때 서로에게 덜 상처를 주고, 보다 쉽게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매사가 불만인 사춘기 소녀 유리. 오늘도 일어나라고 깨우는 할머니, 가족과 여행 간다고 자랑하는 친구, 여름 방학임에도 피서 한번 가지 않는 아빠 엄마 때문에 짜증이 잔득 났다. 그러다 혼자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정처없이 버스를 타고 가기 시작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도착한 유리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둘러보다 한 오두막에 가게 된다. 거기서 모기 한 마리를 죽이게 되는 바람에 저주가 걸려 자신이 모기가 된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여행을 하게 된 유리. 100개의 목숨을 구해야지만 다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하다보면 유리와 같은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특별한 문제도 없이 매사에 불만만 가득하고 자신이 가진 것, 누리는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은 나를 짜증나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 측은한 마음도 든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도 모른 채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는 유리와 같은 모험이 한번 쯤 필요할 것 같다. 실제 경험하기는 어려우니 <모기 소녀>를 통한 간접 경험도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바로 생명이다. 생명은 우리가 원하고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기에 마땅히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소중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유리와 같은 위기 상황에 닥쳐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고 그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그 동안 생명의 소중함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픈 사람들, 전쟁이나 어려운 환경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잠시 생각하는 정도. 하지만 <모기소녀>를 읽으면서 유리와 함께 생명의 의미에 대하여 그 답을 고민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하여 생명의 소중함에 대하여 새롭게 깨닫게 된 것 같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많은 어린이들도 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생명의 의미에 대하여, 생명의 소중함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책. 초등학교 4학년부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순분 씨네 채소 가게>>는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의 13편으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채소 장수에 대하여 알려준다.

  동이네 가족은 채소 가게를 한다. 가게 이름은 순분 씨네 채소 가게인데 30여년간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온 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새벽에 동이 아버지가 도매 시장에서 물건(채소)을 때 오고, 장사 준비를 하고, 다양한 형태로 물건을 파는 모습, 채소 장사에 쓰이는 물건들, 장사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일들. 다양한 채소에 대한 소개 등등 채소 장수에 대하여 다양하고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채소 장수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재래 시장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각종 시장에 대한 많은 것들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순분 씨네 채소 가게>>의 아니 <<일과 사람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것을 알려주는 것(인지적 측면)에서 그치지 않고, 이야기 속 인물들의 다양한 느낌과 감정(정서적 측면)을 통하여 시장의 인심과 사람간의 정, 직업 윤리 같은 정서적인 부분을 함께 자극하여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보다 깊이 이해되고, 가슴으로 책을 읽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업에 대하여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직업에 대한 훌륭한 롤모델을 제시하여 아이들에게 의사, 선생님, 채소 장수가 되겠다가 아니라 훌륭한 의사, 훌륭한 선생님, 훌륭한 채소 장수갇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한다. 

일과 사람 시리즈의 이전 책들도 다 좋았지만 이번 <<순분 씨네 채소 가게>>는 더 특별히 마음에 든다. 정말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책으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을 더 많은 아이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