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부터 강렬하다. 손바닥 자국이 여기저기 찍혀있고 그 아래 작게 한 아이가 머리를 감싸고 있다. 괴롭힘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표지를 넘기자 나오는 속지 역시 의미심장하다. 두 장의 속지를 가득 채운 회색 책상들 그 속에 넘어진 주황색 책상과 그 책상을 둘러싼 파란색 책상 3개. 이 하나의 그림을 통해서 괴롭히는 자와 괴롭힘을 당하는 자 그리고 방관하는 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단비네 반에서 있었던 괴롭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사한 이유로 시작된 괴롭힘 그리고 잘못 된 것을 알지만 괴롭히는 아이들이 무서워서 상황을 피하는 아이들. 운동회가 열린 날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줄다리기를 하지만 지고 만다. 아이들은 이 패배의 원인을 반에서 가장 약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게 돌리게 된다. 그 날 괴롭히는 아이들과 같이 괴롭힘을 한 스스로의 행동에 깜짝 놀란 단비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학급에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러자 많은 아이들이 단비와 같은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하고 모두 함께 이 괴롭힘을 막기로 한다. 또 다시 괴롭힘이 일어난 순간 학급의 아이들은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은 나쁘다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그러자 괴롭히던 아이들도 순순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다. 처음에는 장난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안의 괴물이 나를 조종하는 것처럼 멈출 수 없었다고 누군가 말려주기를 바랬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괴롭히는 아이들의 마음 역시 편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괴롭히는 아이와 괴롭힘 당하는 아이, 그리고 방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괴롭힘에 맞서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속지에서 많은 책상들이 모두 색색의 빛깔을 내며 아름답게 놓여 있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짧은 이야기 속에 괴롭힘과 학교폭력에 대한 많은 것들을 깨닫고 느끼게 한다. 잔잔한 이야기 와 파스텔톤의 색감이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에 여운을 준다. 학교폭력예방 교육용 도서로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

     

 며칠 있으면 별이네 왕할머니가 100살 생신을 맞게 된신다. 

작은 아버지부터, 고모, 삼촌, 숙고, 고모할머니, 당숙, 사촌에 육촌까지 온 식구가 모여서 왕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기로 했다. 별이는 왕할머니의 100번째 생신을 맡아 정말 멋진 선물을 드리고 싶지만 어떤 선물을 드려야 왕할머니께서 기뻐하실지 몰라 고민이다. 가족들에게 물어보아도 뽀족한 수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밤에 자다가 깨어서 왕할머니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왕할머니가 가장 좋아하실 선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왕할머니의 100번째 생신이라는 특별한 가족 행사를 통해 다양한 가족이 모여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가슴도 함께 넉넉해지는 느낌이 든다. 또한 별이의 왕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이쁘고, 이를 통해 가족 간의 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덤(?)으로 아이들에게 가족 사이의 촌수와 호칭까지 알게 해 준다..

 유치원 아이들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참 좋은 그림책이다.

 많은 선생님들을 팬으로 보여하고 있는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의 신간 <책 만드는 이야기, 들어볼래?>가 나왔다. 기존의 일과 사람 시리즈의 책들이 너무 좋았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편은 그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좋은 책이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직업들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하고, 아이들의 진로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주는 일과 사람 시리즈. 이번에는 출판사 직원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일과 사람 시리즈의 <맥을 짚어볼까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어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먼저 계획을 수립하여 작가를 선정하여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서 책이 만들고, 여기서 여러 편집과정을 거쳐 서점에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동안 작가가 책을 써서 출판사에 가져다 주면 인쇄해서 판매한다고 막연하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휠씬 더 과정이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책이라는 내 삶과 밀접한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관심이 갔고, 이 책을 읽고 책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지게 된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책이 출판 되는 과정에서의 많은 사람들의 관계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단순한 정보가 아닌 이야기가 되어 깊이 남게 되는 것 같다.

 출판의 과정과 관련 직업에 대하여 알려주고, 단순히 정보가 아닌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어 정보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좋은 책 일과 사람 시리즈가 많은 어린이들에게 소개되고 많이 읽히고 더 많은 시리즈가 출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