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와 토끼의 뒷이야기라고 할까?

 토끼와의 달리기 시합에서 이긴 거북이는 슈퍼 거북이라는 찬사와 함께 대중적 스타가 된다.타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슈퍼 거북은 실제 거북이와는 다르다. 제멋대로 슈퍼 거북의 이미지를 만들어 놓고는 그 이미지와 다르다고 거북이는 비난을 받게 된다. 타인들의 기대에 걸맞는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 위해서 거북이는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다. 거북이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정말 슈퍼 거북이 되지만 거북이의 삶은 피폐해질 때로 피폐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개구리 왕자 뒷이야기>, <늑대가 전하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이들과 이야기 꾸미기를 할때 동기유발로 읽어주는 책들인데, 너무 유명한 책들이 아는 아이들이 많이 알고 있어 그 효과가 반감되었었는데 <슈퍼 거북>을 동기유발 자료로 활용하면 아이들에게 색다른 자극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이야기 속에  진정한 행복이란 사회적 성공이나 승리가 아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깊이가 있는 이야기라 아이들이 얼마만큼 이 주제를 소화해 낼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인물의 감정과 상태를 재미있게 살리고, 소소한 재미들이 숨어 있는 그림이 책의 맛을 더 한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좋은 책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비고츠키의 이름과 그의 이론인 근접발달이론과 비계설정에 대하여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 여러 연수와 책들을 통해 비고츠키에 대하여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비고츠키의 책은 난해하기로 이름나 있어 감히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비고츠키에 대하여 쉽게 소개하는 책인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이 출간되었다기에 이를 통해 비고츠키를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은 비고츠키에 대한 주류 심리학계의 잘못된 해석을 꼬집고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비고츠키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처음 표지를 보고 "너무 딱딱한 책 아닐까? 과연 내가 다 읽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비고츠키의 이론을 우리 생활 속 장면들을 통해서 그리고 영화, 드라마, 만화 등 각종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매개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 재미있게 그리고 인상적으로 책을 읽게 된다. 특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주의적 관점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하여 도라에몽의 작가의 작품 <마음 편하게 죽이자>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데 거기서는 우리가 가진 성욕보다 식욕을 감추어야 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어린이가 읽는 동화책에 마지막에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말과 함께 섹스하는 모습을 담아도 아무렇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알몸을 보이는 것만큼 부끄럽고 금기시 하는 사회 그래서 그 사회에서는 다른 이성과 밥을 먹는 것은 불륜과 같은 행위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구나. 이 한장의 이야기만으로도 나에게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것말고도 다양한 이야기와 의미들을 꾹꾹 눌러담고 있는 책이다. 

 비고츠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보다 폭 넓게 세상을 보고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허승환 선생님은 나의 롤모델 중에 한 분이시다. 지방에 살지만 허승환 선생님의 왕성한 연수 활동을 통해서 여러번 허승환 선생님의 연수를 직접 들을 기회가 주어졌고, 인디스쿨과 온라인 연수 그리고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 선생님을 접하고 선생님의 교육 철학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공책정리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몇년 전 허승환 선생님의 연수에서 공책정리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후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책정리, 복습노트, 오답노트를 학급경영에 적용해 왔다. 하지만 이를 첫 적용하기 전에 가졌던 기대와는 달리 결과가 많이 부족하고, 아이들에게 부담만 주는 것 같았다. 그런 시행착오를 경험하면 뭔가 다른 돌파구를 찾던 중 허승환 선생님의 공책레시피 책을 만나게 된다. 정말 내가 하고 싶어하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하여 상세하고 치밀한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정말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내용정리까지 체계적으로 되어있어 정말 누워서 떡먹기가 아닌 누워서 죽먹기 같은 책이라고 할까. 물론 아는 것과 이를 우리학급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아무튼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공책정리를 체계적으로 하고는 싶으나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해 고민하는 선생님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좋은 책이다. 이 책으로 올해는 아이들과 보다 효과적이고 행복한 학급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