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알력들. 어느 정도 감은 오지만 명확한 실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개입할 수 없었다. 피해를 당하는 아이가 이야기 해 주면 좋으련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나름 돕는다고 도왔는데 혹시 아이들에게 상처가 남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 때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같은 좋은 책을 아이에게 권했다면 내가 어설프게 개입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았을까?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은 왕따를 견디어 내고 있는 주경이와 왕따를 시키는 혜수와 미진이, 주경이 이전에 왕따를 당하던 정아와 새로운 왕따 후보로 부상한 명인이의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하여 읽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인다.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우리나라 대표 동화작가로 자리를 잡은 황선미 작가의 저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호감을 주는 그림체와 이야기를 다른 각도로 보여주는 그림 역시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왕따 그리고 왕따가 아니더라도 여자 아이들 사이에 수시로 생기는 알력에 대하여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3~6학년 여자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일년이 지나면 아이들은 많이 변한다. 성장도 중요한 변화의 요인이지만 1년간 함께 지낸 교사와 학급의 영향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좋은 교사를 만나고 좋은 학급을 만나는 것은 아이에게는 큰 복이다. 교직에 발을 들인 후 보다 나은 교사가 되고 보다 나은 학급문화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손에 닿을 듯하던 좋은 교사와 좋은 학급이란 목표는 점점 더 모호해져 갔고다. 

 10여년의 노력의 결과로 모호했던 목표가 조금씩 뚜렸해지고 있던 중에 <학급긍정훈육법>을 만나게 되었다. <학급긍정훈육법>은 그 동안 내가 배우고 실천하며 깨달은 것들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고, 타성에 젖어 문제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하여 인식하도록 나를 흔들어 깨워주고 있다.

 특히 콜버그의 도덕성 6단계를 통해서 처벌 회피나 보상으로는 아이들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를 넘어선 구체적인 훈육방법을 찾지 못해 여전히 그 자리를 멤돌 수 밖에 없었던 나에게 실제적인 훈육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두번 읽고 넘어갈만한 그저그런 책이 아니다. 정말 탁월한 책이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주변의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책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소화시켜 우리 학급의 문화를 살 찌우고 우리 학교를 변화시키길 바란다.      

 가마솥에 밥을 몰래 훔쳐먹는 조마구를 발견한 어머니가 부지깽이로 때린다. 조마구는 맞으면 맞을수록 점점 더 커지더니 어머니를 죽이고 사라진다. 조마구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오누이는 바늘과 갈퀴를 데리고 조마구의 집으로 찾아간다.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조마구를 슬기로운 오누이는 꾀를 써서 물리치고 조마구의 보물을 얻어 잘 살게 된다.

 

 맞으면 맞을수록 더 커지는 괴물이라 과연 어떻게 이런 괴물을 물리칠 수 있을지 막막하다. 어른들도 감당하지 못할 괴물을 어린 오누이가 꾀로서 물리치는 장면은 참 통쾌하다. 어른인 나도 이런 마음이 드니 보는 아이들은 더 통쾌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어머니를 죽이고 시체를 걸어놓고 간 장면이나 조마구를 불태워죽이는 장면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뉴스 등에서 불안감과 긴장감을 조성하여 범죄를 전하는 것에 비하면 고통이나 잔인한 분위기 없이 쉽게 이야기 하는 편이 아이들에게 나을 것도 같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생각을 전해주고 우리나라 고유의 멋을 살린 맛깔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