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구한 소년 리틀 레드

 

글 펄 벅/ 그림 최재은 / 옮김 홍연미

 

평화롭던 마을에 일본군이 쳐들어온다. 일본군은 일꾼으로 쓰려고 리틀 레드의 아버지 빅 레드를 잡아간다. 겁에 질린 엄마와 리틀 레드. 하지만 리틀 레드는 겁에 질려 울고 있기 보다는 아버지를 구할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일본군들을 쫒아가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되자 돌길에 먼지가 쌓여 있는지를 보고 일본군이 간 방향을 찾아낸다. 일본군에 잡혀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아버지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차분히 상황을 살핀다. 그리고 아버지가 타고 있는 배에 접근한다. 나라면 아버지에게 내가 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바빴을 텐데 리틀 레드는 아버지가 자신을 보고 동요 할 수 있는 생각을 하고 아버지 발치에 칼만 놓고 돌아온다. 그 칼 덕분에 아버지는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

리틀 레드는 참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이다. 무서움에 포로가 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실천하고, 사물을 차분히 관찰하여 그 속에서 문제의 답을 찾는다.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왜 적군이 우리나라를 정복할 수 없는지 알겠지? 너 같은 아이들이 있는 나라를 누가 정복할 수 있겠니?”

라는 빅 레드의 말처럼 이런 아이들은 나라의 힘이요 미래이다. 학교에서는 수학시험 100점 받는 아이도 좋지만 리틀 레드처럼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로 크도록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너무 지식만에 치우친 교육에서 벗어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퍽의 작품이라 기대가 컸다.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작품이었고 최재은씨의 그림 또한 사실적인 표현과 뛰어난 색감으로 작품의 맛을 살려준다. 다만 중국인에게 리틀 레드, 빅 레드니 하는 이름은 너무 어색하다. 소홍과 대홍이라고 했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무너진 교실

 

사이토 에미 글 오승민 그림 고향옥 옮김

 

 미즈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아이다. 예쁜 꽃을 보아도 “예쁘다”는 말이 마음 속에만 멤돌아 스스로도 답답해 한다. 미즈키의 단짝인 하루히는 미즈키와 성격이 정반대이다.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행동은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다. 거기다 타고난 모범생 스타일이라 어른들에게 <이쁜짓>을 잘해 다른 아이들의 시기를 받는다.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무뚝뚝하여 학급 아이들 전체가 싫어하는 담임 교사 사카키바라 선생님까지도 하루히에게 만큼은 각별하게 대한다. 이런 각별한 대우를 아이들은 하루히에 대한 편애로 보고 질투심을 느끼고, 결국 학급 친구들은 하루히를 따돌리게 된다. 단짝인 미즈키마저도 하루히에게 쌓여 왔던 얄미운 감정 때문에 하루히를 외면한다. 아이들은 물건을 숨긴다던지 하루히가 주는 급식을 먹지 않는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하루히를 따돌린다. 그러다 하루히를 화장실에 가두었다가 사카키바라 선생님에게 학급 아이들이 하루히를 따돌린다는 사실을 들키게 된다. 선생님은 모르고 있던 “무너진 교실”의 모습을 보게 되고 회의를 열어 그 동안 아이들이 감추고 있던 감정들을 듣게 된다. 아이들은 서로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엉킬대로 엉키어 버렸던 서로의 마음들을 다시 풀어내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조금 더 성장하게 된다.

 

학급회의 시간에 나온 아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뜨끔했다. 나름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한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나의 생각보다 휠씬 더 섬세하다. 사카키바라 선생님처럼 나도 기분이 나쁠 때는 아이들에게 “야”하고 부를 때가 있다. 그럴 때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릴레이 선수 선발 같이 아이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교사의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규칙을 정하여 버렸던 기억들도 떠오른다. 또 야마자키의 경우처럼 아이들을 남겨서 공부를 시킨다고 하고는 시험지만 던져 놓고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다. 벌을 줄 때도 역시 아이들이 어떻게 느낄지 보다는 교사의 권위만을 앞세워 사랑이라든지 격려 같은 것은 담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런 교사의 무심한 행동들이 하나 둘 쌓여 무너진 교실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조금 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엄마들은 내 아이가 세상 누구보다도 더 밝게 빛나기를 바란다. 엄마의 자식 사랑은 세상 무엇보다도 큰 사랑이다. 하지만 엄마들의 표현이 서투르다보니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래서 생긴 신조어가 엄마 친구 아들의 약자인 "엄친아"이다. "엄친아"라는 말은 최근에 생겼지만 그 기원은 까마득한 옛날이 아닐까? 그래서 엄마들도 "엄친아" 또는 "엄친딸"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되면 성적표와 함께 이런 기억들도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엄마 친구 아들"은 어긋나 버린 엄마들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을 잘 풀어서 사랑으로 묶어준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제목이고, 책의 두께도 얇아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거기다 내용까지 아이들의 마음을 확 풀어주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현호의 신문에 나오는 엄친아에 대하여 조사하기, 엄친아 엄마와 우리 엄마를 비교하기는 아이들과 프로젝트 학습으로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외에 나는 어떤 점이 엄친아일지 조사 해 본다든지 엄친아에 대한 나의 경험 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소재들이 가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