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일본 영화 한편을 보았다. 지금은 그 영화의 제목과 내용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인상적인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나왔다는 사실은 기억에 남아있다. 베트남 이주민들의 일본 사회에 적응을 돕기 위하여 그들과 정기적으로 상담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주는 일종의 사회복지사와 같은 사람이었다. “멀지 않아 우리나라에도 저런 직업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외국인이 상주하고 있고,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면서 다문화 교육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가진 사회적인 영향에 비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동남아시아인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불합리한 대우는 정말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코박사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여행”의 출판은 정말 환영할 일이다.

다울이가 꿈속에서 엘리파스 막시무스 일명 코박사를 만나고 그와 함께 태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을 여행하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4개국을 대표하는 동물 태국의 코끼리, 베트남의 물소, 필리핀의 독수리, 몽골의 말을 만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각 나라 다양한 측면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몽고는 몽골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정식 명칭인 몽골로 불러야 한다는 것과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남녀평등 사상이 우리나라보다 더 잘 실현되고 있다는 것들은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런 배움을 통해 우리 아이들 가슴 속에 우리와 다른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진정한 세계시민정신이 움트지 않을까?

이런 부분에서 “코박사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여행”은 시대적 요구에 잘 부합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동남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생소한 부분을 많이 다루었는데 그에 비해 사진이나 세밀한 그림 자료가 조금 부족한 점은 아쉽다. 아무튼 앞으로도 이런 다문화교육에 관련된 좋은 책들이 더 많이 발간되기를 바란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최중증장애를 가진 숀 맥다니엘과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숀은 뇌성마비로 인해 단 하나의 근육도 손가락이나 눈동자, 눈껍풀마저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음식을 씹는 것도, 대소변을 가리는 것도 심지어 외부와의 어떠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거기다 갑자기 찾아오는 발작으로 인해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 어떠한 생각도 없이 고통으로만 가득 찬 삶을 살아갈 것 같아 보이는 숀이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숀은 이미 7살에 글을 깨우쳤고, 놀라운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름의 세계를 가지고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있다. 거기다 발작을 통해 유체이탈을 하며 그 때는 갇혀 있던 자신의 몸을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누리기까지 한다. 우리가 보이에는 무의미한 삶인 것 같지만 숀은 우리만큼 아니 우리 이상으로 알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숀의 아버지 시드니 E 맥다니엘은 퓰리쳐상을 수상했고, 백악관 만찬에 초대받으며 교황 만나기도 하고 <피플>지에 등장할 만큼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 어떠한 사회적 성공이나 명성도 그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 그의 가슴은 숀이라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숀의 엄마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너무 사랑하기에 숀의 고통을 지켜보지 못한다. 숀의 곁을 떠나 있지만 그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정말 숀을 위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숀의 아버지는 얼 디트로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그를 만난다. 얼 디트로는 2살난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그의 아이도 숀과 같이 최중증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얼 디트로는 자신의 아이를 너무나 사랑했고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아이의 고통을 끝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그의 남은 인생을 포기해야 했지만 또 다시 그런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숀의 아버지 마음 깊이 어떤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작가 테리 트루먼은 숀과 같은 아이를 가지고 있다. 실체 사건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이 사실은 이 책을 한층 더 무겁게 느끼게 한다. 그는 숀이라는 캐릭터의 숨겨진 세계를 창조하면서, 그리고 얼 디트로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그 동안 안락사 문제에 대하여 나의 좁은 식견으로 너무 쉽게 답을 내어왔던 것 같다. 답을 잃었지만 조금은 더 문제를 깊이 있게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수학이란 단순히 학문의 한 분야를 넘어서 현대인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삶의 도구이며, 언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수학은 공식을 외워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수학의 다양한 원리와 공식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채 답찾기에 급급하다. 이런 수학이 과연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이런 와중에 인도의 십구단이 들어온다. 구구단 외우는 것에 이미 진을 뺀 아이들에게 이제 십구단을 외우라고 아마 내가 아이라도 정말 치가 떨릴 것 같다. 이런 암기식 수학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멜빵곱셈이 등장한다. 과연 멜빵곱셈은 이런 암기식 수학과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

 먼저 멜빵이라는 친숙한 아이템이 등장한다. 매번 새로운 수학적 용어들의 등장으로 머리가 복잡한 아이들에게 여간 방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 같다.

 복잡한 계산을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곱셈 문제를 풀라고 하면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이 계산을 통해 얻은 자릿수들의 덧셈 부분이다. 여러 층의 계산을 자리도 맞추어야 하고 받아올림도 하다보면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닌다. 그러다 보니 어렵게 계산을 다 해 놓고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멜빵곱셈은 그런 복잡한 과정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답률이 훨씬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멜빵 곱셈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르게 계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멜빵곱셈의 과정에 따라 계산하면 복잡한 계산도 단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장점을 가진 멜빵곱셈 다음 교육과정에서는 수학 교과서에서 배우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내용은 탁월하지만 내용 전달 방식에 작은 문제가 있다. 학생용 교재로 만든 책인 것 같은데 아이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여 초등학교 학생이 이 책만 보고 스스로 멜빵 수학에 흥미를 보이기 힘들 것 같다. 물론 학부모나 교사가 읽고 아이들에게 전달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2판이 나온다면 조금 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용어를 선정하고 보다 쉽게 설명하여 아이들 찾아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