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기억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의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 될라나? 조금은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으려만 피맺힌 이야기들을 어떻게 잊어버리겠는가? 이 피가 맺히고 한이 맺힌 것들을 모두 속 시원하게 풀어내고 잊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전쟁’을 기념하는 곳에 ’평화’는 없다 전쟁기념관>은 특히 기억에 깊이 남는 장이다. 제목부터 공감의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전쟁기념관이라는 말에 대하여 그 동안은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정말 이상한 말이다. 
 육탄십전상의 사진도 인상적이다. 그들의 용맹하고 희생적인 정신을 기념한 상이라만 생각해 왔는데 지금 보니 그런 상을 통해서 개인으로서의 그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국가에서 요구하는 모습으로 왜곡되어 5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죽지 못하고 남겨져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불쌍하게 보인다. 그리고 한홍구 교수님의 말처럼 우리가 그들의 사례를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은 용맹성과 희생 정신이 아니라 이런 사례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얼마전 일어난 천안함 사건의 희생자들도 어느 사이 육탄십용사와 같이 영웅이 되어 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하여 명백하게 밝혀내지 않고 미화하고 왜곡하면서 개인으로서의 그들의 삶을 퇴색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의 대한민국이 영웅이 넘치는 나라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제 빛깔을 내고, 그 빛깔 그대로 기억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완득이>는 소문만큼이나 좋은 책이었다. 책을 잡자마자 완득이이의 재미에 빠져 한숨에 다 읽어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재미만큼이나 생각할거리가 많다. 가족에 대하여, 장애인에 대하여,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해, 학교에 대하여, 신앙에 대하여 등등  여러가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완득이가 주는 여러가지의 생각거리 중에서 나에게 가장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이다.
 책의 첫시작은 교회에서 완득이가 기도하는 장면이다. 똥주를 제발 죽여달라는 기도를 하는 완득이를 보고 똥주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졌다. 완득이를 삥뜯는 불량학생인가? 아니면 고리대금업자? 예상은 황당할만큼 빗나간다. 똥주는 완득이의 담임이었다. 그런데 아주 희안한 교사이다. 아이들에게 공부하지말라고 이야기한다. 어짜피 특별히 공부 잘하는 몇놈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니 니들은 공부해봐야 별 수 없단다. 거기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수급품을 빼앗아 먹는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얼마나 지독하면 학생이 담임 죽으라고 기도까지 하겠냐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점점 똥주의 진면목이 들어난다.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교회를 인수해 외국인 노동자의 쉼터를 만들고, 관심 없는 척하지만 학생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어려운 학생의 문제를 그 삶에 직접 뛰어들어 돕는다. 말이 아닌 삶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다.
 똥주의 삶을 보면서 얼마 전 잡지에서 읽은 한 문구가 떠올랐다. 
 "그만 배우고, 생각하기, 그만 생각하고 행동하기, 지금 바로 살아가기"
 똥주는 지금 바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배우고만 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하고, 지식을 많이 넣어준다고 하더라도 행동하고, 바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쇼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부터라도 하나씩 행동하며 바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바로 지금부터

 지난 학기 막심은 선생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사랑은 커녕 발표 기회 한번 얻지 못한다. 그래서 막심은 카레트 선생님을 싫어하게 되고, 그로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6학년 때도 카레트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된다면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고 결심한다.
다행이 카레트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가셨고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다. 미소 한번 지어주지 않던 카레트 선생님과는 달리 엄마 친구인 메지엠스키 선생님은 막심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관심과 애정에 오히려 부담스러움을 느끼고 다른 한편 그토록 싫어했던 카레트 선생님을 그리워한다.
 이해하기 힘든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묘사한 작품이다.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다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냥 막연한 투정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심의 이야기을 통해서 이 시기의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 어른이 되고 싶지만 아직은 아이이고도 싶은 사춘기 아이들. 그들의 독립성을 지켜세워주면서도 그들에 대한 관심을 계속 표현해 주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 아닐까?
 많은 생각할거리를 준 책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지 너무나 궁금하다. 내일 당장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아이들과 함께 이 책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