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전라도에서 몰표를 받고 윤보선을 이겼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여순사건에 대한 그 지역 민심을 잘 보여주는 사건인 것 같다. 하지만 박정희는 전라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 여순사건 당시 토벌군에 참여했다가 남로당 소속이라는 것이 밝혀져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남로당 조직원을 전부 불어서 살아난 인물인데, 오히려 윤보선이 그를 좌익으로 몰아부친 것이 전라도의 몰표로 이어지다니 정말 세상만사 세옹지마다.  
 남재구가 한인곤의 선거참모냐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이냐를 놓고 고민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별 고민없이 민주공화당을 선택했을 것 같다. 한인곤이라면 물론 일도양단으로 끊어내었겠지만 그와 같은 강인한 신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나도 그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조금 더 강인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 마음을 단련해야겠다.  
 허진을 돕는 사장이 미군부대 물건을 빼돌리다가 구속된 사건은 참 안타깝다. 의리 있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결국 조금 쉬운 길로 가려다가 인생을 망치게 되었다. 세상이 다 그런데 나도 한번이란 약한 마음이 그가 그 동안 쌓아놓은 많은 것들을 무너트리게 된다. 세상은 참 가혹하다. 누구는 백번 잘못해도 아무탈 없이 잘 살지만 또 다른 사람은 구십아홉번 잘 하고 한번 잘못한 것으로 인생을 망치게 된다. 어쩌겠네 이것이 삶인 것을... 

 4.19의 그날의 숨결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책이다. 
 이 전에 보았던 4.19다큐와 함께 그 날의 흥분이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4.19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은 더 자세하게 그리고 살아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을텐데 더 빨리 이 책을 읽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당시 그 정의롭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무조건 1번만을 찍는 사람들만 남아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조금 더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대해 공부를 하면 지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될까?
 1960년대의 삶이란 정말 처절했다. 판자집도 짓지 못하고 추위를 제대로 막아주지도 못하는 움막집에서 생활하고, 물이 귀해서 몇리를 가서 물지게를 물을 떠오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연타가스에 질식 해 죽고, 복어알이 위험한지 알면서도 먹은 것에 비하면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어려운 삶 속에서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느슨하게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6.2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로 나온 야권단일후보 유시민을 막연히 응원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다. 그의 책 "후불제 민주주의"를 통해 그에 대해, 그의 생각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오해인지 이해인지는 계속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책은 <헌법의 당위>와 <권력의 실체>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헌법의 당위>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 유시민의 개인적인 사색을 담아 놓았다.  <권력의 실체>에서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실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명의 역주행이 어떻게 가능하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 동안 무임승차 비슷하게 민주주의를 누리다 이제서야 제값을 치루게 된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대신해 그 비용을 지불하고 계시는 많은 시민단체와 전교조 선생님들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다시금 가지게 되었다.
 "당위와 실제" 우리나라 헌법은 박제된 가치가 아니라 대한민국공식메뉴얼이다. 시기상조니 경제적 여건이니 하며 이런 가치의 추구를 비현실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시스템적인 악을 만들어낸다. 여러 선진국들은 현재의 우리나라에 비해 국민소득이나 여러 경제적인 부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를 이룩하였다. 시기의 문제가 아닌 신념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헌법 애국주의" 애국하기 위해서는 동기와 방법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진정한 애국이란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헌법에 의거하여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어야 한다.
 "법치주의"란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국민들이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이 법에 따라 권력을 집행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앞으로 유시민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