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동아리는 뭘하는 동아리일까?"
 "얼마나 자신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길래 이런 동아리에 가입을 할까?"
 이런 궁금증을 알고 책을 펼쳤다.
 학급 회장 선거에 나가야만 하는 조쉬, 적성에도 맞지 않은 체스를 억지로 두는 왕, 좋아하지 않는 역할을 맞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메그롤리아는 하나 같이 부모의 과도한 기대로 인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고, 바보 동아리에 들게 된다. 하지만 이 동아리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더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한 동아리였다. 어른들의 잘못 속에서도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키려는 힘을 내는 것이다.
 바보 동아리 회원들은 나름의 전략과 노력 희생을 통해 그들의 문제에 대처한다. 잘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 상황을 더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와 어른들의 조종에 의해서가 아닌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여러 문제에 대처하면서 그들은 성장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는다.
 참 많은 사건이 정신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애초에 부모와 자녀 간에 조금 더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들인데,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고압적인 대화방식과 강요 등으로 인해 서로 어긋나게 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육성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존재가 아니며, 그들 스스로의 생각과 욕구가 있다. 이를 조금 더 존중하고 아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보다 나은 부모와 자녀 관계를 형성하고, 아이들 역시 보다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짧은바늘, 긴바늘과 함께 떠나는 시간 공부!
 시계 그림책을 처음 보고 지은이 마쓰이 노리코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1학년 2학기에 배우는 시계 단원의 핵심 내용을 <시계 그림책> 1권 속에 다 담아놓았기 때문이다. <시계 그림책> 2권 역시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수학책의 <시간 알아보기>의 내용을 담겨 있다.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역시나 지은이 마쓰이 노리코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를 하던 사람이라고 한다.
 산책을 가는 짧은바늘과 긴바늘 앞에 길을 막고 나타나 시계에 대해 가르쳐 달라고 하는 도토리, 반짝이(1권), 유령(2권). 짧은바늘과 긴바늘은 시계의 구성부터 정각, 반, 분의 개념까지 알기 쉽게, 반복해서 가르쳐 준다. 직접 시계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5개씩 묶여있는 카드를 통해 분에 대해 개념을 설명한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 이야기를 통해 시계에 대해 가르쳐주니 아이들이 참 어려워하는 시계와 시간에 부분이지만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는 수학그림책 및 학습과 직접 관련된 좋은 그림책들이 많이 출판되어 부러운 마음이 든다.  

 학창시절 필독서로 <안네의 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당시 필독서는 안네의 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전 문학 작품이 30권 정도 선정되어 있었다. 도서관에서 필독서 몇권을 찾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 두꺼운 책들을 어떻게 다 보나 한숨을 쉬었다. 결국 마지못해 조금 읽다가 포기하고 책의 내용이 요약이 된 것을 보고 독후감을 썼었다.조금 더 부담없이 이 책을 만났었다면 좋았을텐데. 지금도 예전의 나처럼 많은 아이들이 책을 만남이 아닌 의무로 대하고 있지는 않을지 안타깝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유태인 박해 현장에서 살아온 안네라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풍부한 감수성과 남다른 통찰력을 보이는 소녀 안네의 눈으로 그 시대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파시즘과 전쟁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된다.
 눈높이 클래식 시리즈로 나온 <안네의 일기>의 장점은 
 첫째, 수준 높은 일러스트이다. 글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모습과 인물의 감정 등을 보다 풍부하게 보여준다.
 둘째, 책 뒤쪽에 있는 <명작따라 세상보기>코너는 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셋째, 고급스러운 책의 구성으로 책을 조금 더 소중히 다루게 될 것 같다.
 명작이라고 아무 책이나 아이들에게 권하기 보다는 눈높이 클래식처럼 명작의 맛을 제대로 살려낸 책을 권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명작의 깊은 맛을 느끼게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눈높이 클래식에서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명작들을 출판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