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삐에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만남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이 두 단어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중력은 삶의 무거움, 원죄,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무게, 내면의 작은 아이 
삐에로는 사회를 비웃는 자, 역할, 서러움을 안고 사는 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복잡한 제목만큼이나 복잡한 등장인물들이 복잡한 사건을 복잡하게 풀어간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이사카 코타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단순하다.
 "중력을 이겨내라는 것이다."는 것이다. 중력을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회라는 틀, 관계라는 끈 속에 묶여있기에 
중력을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하루가 결국 이층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린 것처럼...
정말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하고
무거운 짐을 졌지만 탭댄스를 추듯이
중력을 이겨내고 삶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하루를 열어가자.

-밑줄긋기-

92p. "소박하고 지겨운 일일수록 그 속에 신적인 것이 들어 있는거야."

113p. "즐겁게 살면 지구의 중력 같은 건 없어지고 말아."

 179p "자신이 생각하는 건 남도 생각한다는 것. 그러므로 대부분의 시도는 여지없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법이지."

209p. "인생은 한 통의 성냥과 비슷하다. 소중하게 다루는 건 웃기는 일이다. 그러나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위험하다."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대표적인 과학철학자들의 논쟁을 통하여 그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과학철학자라는 말조차 생소하였으나, 이 책을 통하여 논리실증주의, 포퍼, 쿤, 라카토시, 파이어아벤트가 가졌던 과학에 대한 생각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은 귀납의 방법을 통하여 과학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귀납의 방법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기존의 과학자들은 논리실증주의자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귀납을 위해서는 편견없이 자료를 수집하여야 하는데 "편견없이" 수집이란 있을 수 없다. 셋째, 귀납을 충족하는 자료를 모으기란 끝이 없기 일이기에 불가능하다.(앞으로 얼마든지 다른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논리실증주의자들의 모순을 지적하며 나온 것이 포퍼의 반증주의다. 반증주의는 가설을 정당화하는 맥락에서 반증의 여부만을 따진다. 즉, 과학지식은 추측과 논박을 통해 성장한다고 본 것이다. 이런 포퍼의 입장은 아직까지도 많은 과학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상적인 과학의 방법일뿐 실제 과학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이를 지적한 사람이 바로 쿤이다. 쿤은 과학자들은 반례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기존의 이론에 집착하여 반례를 무시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쿤의 정상과학의 단계에서는 기존의 페러다임을 옹호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줄을 있는다. 하지만 기존의 페러다임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페러다임은 약해진다. 기존의 페러다임을 대신할 새로운 페러다임이 등장하는데 이를 과학혁명이라고 쿤은 이야기한다. 과학혁명은 단순한 페러다임의 변화만이 아니라 페러다이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온다. 이 과정을 요약하면 정상과학 - 위기 - 혁명 - 정상과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쿤의 대표적인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리카토시는 포퍼의 이상과 쿤의 실상을 조합하여 "연구 프로그램 방법론"이란 제3의 과학 방법론을 창안한다. 한 이론에는 핵과 보호대로 구성되는데 이 이론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보호대의 수정을 통해 기존 이론을 지켜낸다. 하지만 보호대의 수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핵의 수정까지 이루어질 경우 과학혁명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파이어아벤트는 모든 과학에 통용될 수 있는 과학 방법은 없으며 과학의 규칙은 그때 그때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과격한 주장으로 그를 인식론적 아나키스트라고도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극히 객관적이고 귀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던 과학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깨어졌다. 또한 절대적인 것이란란 없다는 생각이 들고 나도 포퍼나 쿤과 같이 표피가 아닌 구조를 깨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기존의 인류가 이룩한 문화를 양서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섭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설을 정당화하는 맥락에서 반증의 여부만을 따짐. 즉, 과학 지식은 추측과 논박을 통해 성장한다고 보는 견해.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는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경제를 따뜻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풀어낸 아주 멋진 책이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의 저자 배성호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정말 순한 얼굴로 격하게 삶을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으면서(참고로 여기서 격하다는 것은 불합리한 관행이나 사회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켜오셨다는 뜻이다.) 
 '와 정말 이런 분이 쓰신 경제책은 어떤 책일까?'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 기대이상으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는 나를 만족시켰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저자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초등학교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꽤뚫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둘째, 가정경제부터 세계경제까지 다양한 경제분야를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아이들의 삶 속에 밀접한 이야기들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경제가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셋째, 생각이 자라는 좋은 질문을 던진다. 그냥 읽고 넘어가는 책이 아니라 한 주제가 끝나는 부분마다 "생각이 깊이 지는 자리" 코너를 통해 경제 문제에 대하여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한다.
 넷째, 따뜻한 경제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 아니라 나와 내 이웃 더 나아가 세계 전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따뜻한 경제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에 경제를 가르치게 된다면 이 책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주제들은 많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를 통해 정선된 내용을 나눌 수 있게 되어 좋다. 이 책과 함께 나온 "더불어 사는 행복한 정치"도 꼭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