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를 들을 나이를 지나 잔소리에 대하여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전 다시금 잔소리의 무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다행이 잔소리를 듣는 대상이 아니라 방관자의 입장이었지만 그 대단한 위력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우리 학교의 모선생님이시다. 이 선생님은 체벌이나 간접 체벌을 사용하지도 않으시는 예쁘게 생긴 젊은 여선생님이시다. 하지만 우리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선생님으로 아이들은 물론이고,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잘못된 행동이 있다면 그 행동이 고쳐질 때까지 집요하게 정말 집요하게 잔소리를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편성이 잘 되어 전반이 고루 비슷하게 반편성이 되어 있어도 얼마지나지 않아 그 선생님이 맡은 반은 다른 반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게 된다. 조용하고 질서 정연함으로. 학기말에는 아이들도 선생님의 스타일에 대해 충분히 적응이 되어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잘 지내지만 학기초에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이 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잔소리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잔소리 없는 날"은 어른들이 빨간 날을 맡는 것보다 몇배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이 날이 오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의 주인공 푸셀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잔소리 없는 날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말이 잔소리 없는 날이지 거의 지마음대로 하는 날이다.푸셀은 그 동안 아이들에게 금지 되었던 많은 일들을 벌이고 그로 인해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곧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그때마다 푸셀의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잔소리 없는 날을 보낸다. 
  하루동안의 일탈을 통해 푸셀은 여러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하루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직접 실천해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간접으로 경험해 보고 이야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규칙에 대하여, 자율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8살(우리 나이로는 10살) 소년 요켈은 어느 날 운명과 같이 율라를 만난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들은 서로 너무 닮았고 또 끌렸다. 스치듯 지난 만남 이후 요켈은 율라를 찾아 헤멘다. 가족들의 도움까지 받지만 율라를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정말 만나야 할 사람들은 다시 만나게 되는 법. 어느 날 율라의 할아버지가 요켈의 학교에 요켈을 찾아온다. 율라 역시 요켈을 찾았던 것이다. 이렇게 다시금 만나게 된 요켈과 율라 그리고 커다란 베른하르트 종 개 에리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켈과 율라는 서로 모든 것을 나눈다. 가족과 시간과 에리코까지. 그런 둘의 우정을 보고 있으면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계산 없이 서로의 것을 나눈다. 내가 가진 것을 친구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에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나누어 준다.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진정한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나눔이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좋겠다. 나는 내 친구에게 무엇을 나누어 줄 수 있을지. 내 것을 친구와 나누어 가진다면 어떤 점들이 좋을지 이야기 하다보면 조금 더 친구와 나눔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고, 친구들을 보다 소중하게 대하게 될 것 같다.    

우정, 나눔

 새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새로운 학급경영을 준비하며 다시금 읽게 되었다.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참 많다.
 아이들 곁에서 살아간다는 것.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것이 가진 의미를 잊고 살 때가 많은 것 같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도록 아이들과 함께 노력해야 나아가겠다.
 삶의 리듬. 예전에는 이말이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 무게가 느껴지는 것이 조금은 성장했나보다. 그동안 학급운영을 하면서 매번  그 상황상황에 치우쳐, 리듬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 하루하루를 일년이라는 큰 흐림 속에서 생각하고 그에 맞게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겠다. 
 하루에 한 아이 사랑하기, 선생님 집에서 자고가기, 학급통신, 자세히 그리기, 하루하루 아이들과의 삶 기록하기 활동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올해는 꼭 이런 활동들을 실천해 나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