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송은 기존의 과학이 우주를 물리 질서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고 비판하면서 생명 질서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만물은 법칙에 따라 기계처럼 작동하는 '물리 질서'와 하나의 생몇체처럼 부분들 간에, 부분과 전체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연결되어 있는 생명 질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 두 질서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고 서로 뗄 수 없는 것이다.
 과학이라 명명되는 물리 질서는 어제도 내일도 법칙에 의거한 동일한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렇기에 이 과학만으로는 진화와 창조를 설명할 수 없다. 과학의 틀안에서는 기존의 것이 모방되고 복제되는 것 일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은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 낸다. 생명은 예측불가능한 창조인 것이다. 이 두 질서의 차이는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물리 질서에서는 시간을 나누어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시간은 균질하고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시간은 본질적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은 지속적인 흐름이며 시간은 상황에 따라 질적인 차이를 느끼게 된다.
 지성과 본능은 이 책의 중요한 개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성이 본능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성과 본능은 어떤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고,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나누어진 두 갈래의 길이라 할 수 있다. 본능 속에도 지성적인 측면이 있고 지성 속에도 본능적인 측면이 있기에 둘은 명확히 나누기는 힘들다. 굳이 구분하자면 지성이 몸 밖에 있는 물질적 대상들을 도구로 제작하고 사용하는 능력이고, 본능은 몸을 도구로 사용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지성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물질화시켜, 정지 시키고, 나누며 분해하여 이해하려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생명은 정지 시키고 분해하며 예측할 수 없다. 언제나 새롭게 창조되고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성이 아닌 직관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직관은 나눌 필요 없이 전체를 한꺼번에 포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생명체들과 동감의 소통은 직관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 
  물리 질서는 내리막과 같다. 평온함과 자연스러움을 준다. 하지만 그에 순응하며 더 이상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생명의 비탈길을 거슬러 오르려는 노력이 바로 진화를 야기하는 엘랑 비탈이다. 물질성에서 벗어나 보다 큰 자유와 진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
 

 시대를 뛰어넘는 전략전술과 창의적인 발상으로 로마를 괴롭힌 명장 한니발. 그로 인해 학살에 가까운 엄청난 패배들을 당한 로마는 어떻게 한니발을 쓰러트리고 지중해 전체의 패자가 될 수 있었을까?   
 카르타고는 한니발이라는 영웅 개인에 의해 좌우되는 시스템이었지만 로마는 원로원, 귀족, 일반 로마시민 심지어 노예와 속주민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진 집단이었다. 이런 단결력을 보일 수 있었을까?
 첫째, 로마의 개방성이다. 시민들에게도 모든 관직이 개방되어 있다. 그로인해 개인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신분상승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당신들의 로마가 아닌 모두의 로마가 될 수 있었고 그로인해 귀족 시민이 모두 하나라 로마의 어려움 앞에 뭉칠 수 있었다.
 둘째, 귀족들의 오블리스 노블리제다. 귀족들이 앞장서 전투에 나가고 수많은 희생을 감수하였다. 그런 귀족들이 있기에 시민들도 이를 본받아 열심히 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셋째, 속주들과의 관계이다. 만약 로마가 속주들을 수탈하고 과도한 공물들을 부과하였다면 한니발의 계략에 의해 로마연합은 붕괴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로마는 속주들과 공정한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상부상조하였다.
 넷째, 학습능력이다. 로마는 스스로의 실패에서 배우고, 적 한니발에게서도 배운다. 그런 배움을 통해 사이어인처럼 싸울수록 강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키피오라는 또 다른 영웅의 등장이다. 물론 다른 여러 장군들이 한니발을 잘 막아낸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인물의 등장하지 않았다면 한니발은 그렇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니발을 이겨낸 로마를 보면서 공정한 관계의 형성, 그리고 사회 구조 유연성의 등에 대해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2010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나는 서양인이 쓴 동양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분명 알고 있는 이야기들인데 무언가 다르다. 아마 동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로 인해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보고 이해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미묘한 차이 속에서 기존의 사고와는 다른 새로운 사고를 하게 되고 보다 폭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다.(참고로 그레이스 린은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미국에서 나고 미국에서 자랐기에 서양인이라고 생각된다.)
 
 가난하고 호기심 많은 소녀 민리는 가난을 벗어나고 행복을 찾기 위해 옛이야기 속의 달노인을 찾아 길을 떠난다. 말하는 금붕어, 날지 못하는 용, 고아 물소 소년, 마법을 사용하는 마음씨 좋은 왕, 무시무시한 호랑이 녹호 등을 신비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나며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된다. 여러 어려움을 지혜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겨내고 결국 민리는 달노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려운 선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판 오즈의 마법사라는 호칭이 붙어있는데 개인적으로 오즈의 마법사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판타지 소설이라 역시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민리의 모험 이야기 속에 여러 중국의 옛이야기들을 넣어두어 재미와 깨달음 두가지를 모두 전해준다. 봄나무 출판사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봄나무 문학선 다른 작품들도 꼭 찾아서 읽어보아야겠다.  

오즈, 중국, 판타지, 행복,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