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해 미끄럼틀 아래 모인 10명의 아이들은 아마모리씨가 오늘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괴팍하고 지독하게 말이 없는 아마모리씨는 누가 먼저 말을 걸어도 대개 입도 뻥긋하지 않는 편이라 친한 사람이 하나 없다. 하지만 그런 아마모리씨와 관련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아이들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다. 서로가 비밀처럼 간직해 온 자신의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면서 아이들은 괴팍하고 무뚝뚝하게만 보이던 아마모리씨가 사실은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우리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떠나는 아마모리씨를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날 비밀의 공간에 모인 열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열가지 이야기. 이 이야기들에 빠져 나도 모르게 한숨에 책을 다 읽어 버렸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우리의 삶을 보다 풍족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주제를 신비한 이야기 속에 잘 담아내었다. 신비롭고 흥미진진하면서 마지막에는 가슴을 따뜻하게 감동시키는 멋진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작가 "오카다 준"의 다른 작품들도 꼭 찾아서 읽어보아야겠다.   
  



이웃, 환상, 판타지

  모든 것의 최우선에 아이들을 두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깨어 있을 때만 날이 밝는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악이 분노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즉 가장 큰 사랑은 우리가 서로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쏟는 관심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그저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 22p

  나무를 심을 때는 절대 한 그루만 심지말라. 세 그루를 심어라. 한 그루는 그늘을 위해, 한 그루는 열매를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루는 아름다움을 위해 38p

 팩에 여백이 필요하듯이 아이들에게도 여백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랄 공간이 필요하다. 40p

 항아리를 쓸모있게 하는 것은 도공이 빚은 흙이 아니라 항아리 안의 빈 공간이다.  40p

 훈계란 단순히 벌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훈계란 무엇인가? 이것은 통제가 아니라 이끄는 것이다. 강제가 아니라 설득이다. 58p

 양육의 목적은 언제나 아이들 스스로 인생을 탐구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 주되 자신들의 한계를 분명히 알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63p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야는 것이다. 64p

 이기심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어른들은 전혀 다르다. 아이들은 세상을 자신들의 제한된 시각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이 완전히 자기 것이라고 생각한다. 66p

 아이들이 당신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것을 염려하지 말라. 아이들이 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걱정하라. 70p

 인간에게 큰 죄가 두 가지 있으며, 다른 죄는 모두 여기서 나온다. 조급함과 게으름이 그것이다. 92p

 마틴 루터 킹은 "적응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세요." 라고 말했다. 단지 다루기 힘든 아이들에 대한 감상적인 변호가 아니라 자녀를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꿰뚫어 본 말이다. 130p

 모든 경시, 불경, 모든 강팍한 마음, 모든 경멸을 살인과 다를 바 없다. 이것들은 현재의 것뿐 아니라 미래의 것까지 죽일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것 아닌 비관적인 판단도 한 아이나 젊은이의 미래의 상당 부분을 죽일 수 있다.  133p

 존중은 단순히 아이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여기에는 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자질들의 귀중함을 아는 통찰력과 그 가치를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 그리고 아이들에게서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가 포함된다. 이런 존중은 어린 시절을 그 자체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태도이다.  135p

 부모의 일차 과제는 아이들이 ’세상의 물결’ 속으로 나아갔을 때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밀고 나갈 수 있을 만큼 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148p

 이 책은 세상에 찌든 나에게 아이들을 보는 보다 민감한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특히 아이들을 존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더 깊이 생각해 보게 하였다. 또한, ADHD를 비롯한 소위 문제아들이 비정상이 아니라 이 세상이 비정상이며 그들을 이 세상의 틀에 가두려고 하기 보다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단순 지식의 암기가 아닌 고차원적 사고력을 신장하는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토론수업이다. 누구나 토론수업의 필요성과 그 영향력에 대하여 동감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교실 현장에서는 토론수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교사들이 토론수업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과거 자신이 받았던 수업의 형태를 따라하기 마련인데 현재 교사들은 토론수업을 대학 때 몇몇 강좌를 통해 접한 것 외에는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 토론수업을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한 형편이다. 이런 교사들의 고충을 해결할 좋은 책이 바로 "토론의 달인을 키우는 토론수업"이다.
 "토론의 달인을 키우는 토론수업"이라는 제목은 조금 싼 맛이 나지만 내용만은 알짜베기다. 현장과 괴리된 이론서가 아닌 직접 교실 현장에서 토론수업을 진행하며 쌓아온 온 교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특히 아하 대화, 모서리 게임, 악마의 대변자 게임 등의 수업 구조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은 다음날이라도 바로 토론 수업을 적용시킬 수 있다. 그외에도 좋은 토론 주제 예시 및 여러 토론수업의 노하우 등이 담겨있다.
 그 동안 토론 수업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 토론 수업을 많이 진행하여 왔지만 "토론의 달인을 키우는 토론수업"을 통해 보다 알찬 토론수업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토론수업에 관심을 가진 많은 교사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