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33회 나오키 상 수상작

 <도시전설 세피아>, <오늘은 서비스데이> 두 권을 책을 통해 알게 된 작가 슈가와 미나토. 드디어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꽃밥>을 읽었다. 앞의 두 작품에서 그의 상상력과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에서 강인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꽃밥>은 대표작답게 뭔가 더 진화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꽃밥, 도까비의 밤, 요정 생물, 참 묘한 세상, 오쿠린바, 얼음 나비 6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타이틀인 꽃밥은 환생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오빠로서 동생을 지키려는 마음과 두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생의 마음을 보면서 모두가 행복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쿠린바"는 주문을 통해 사람의 목숨을 끊어주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할머니와 소녀의 이야기인데 두 이야기 모두 그 동안 내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너무 쉽게 답을 내었던 것들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하게 하였다.
  "도까비의 밤"은 일본에서 차별 받던 재일 한국인 아이가 죽어서 도깨비가 되는 이야기인데 한국인 소년은 아프고 나약한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난 즐거움을 표현한 것인데, 죄책감으로 인해 그 소년의 행동을 자신들에 대한 보복으로 규정지어 버리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에서 하데스가 이야기한 죄책감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모모>로 유명한 미하일 엔데가 쓴 단편동화.
 주인공 렝켄은 부모님이 자신의 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고 자신을 억압한다고 느끼고 요정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다. 요정은 렝켄에게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준다. 이 설탕을 먹은 렝켄의 부모는 렝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키가 반으로 줄게 된다. 점점 줄어들어 성냥갑 속에서 들어갈만큼 작아져 버린 부모는 렝켄을 보살펴주지 못하게 된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렝켄은 두려움과 슬픔에 다시 요정을 찾아간다. 요정은 부모님을 원래대로 돌리는 방법은 렝켄이 마법의 설탕을 먹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한다. 렝켄은 어쩔 수 없이 마법의 설탕을 먹는다. 이제 부모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키가 반으로 줄게 된 렝켄은 부모님께 순종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전처럼 부모님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힘들지는 않다. 이제 렝켄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을 마법의 설탕이라는 위험한 마법으로 해결하려는 렝켄. 그로 인해 렝켄과 렝켄의 부모는 커다란 시련을 겪게 된다. 이 시련을 통해 모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화해하게 된다. 제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렝켄 하지만 그 시기의 아이들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인식의 수준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의 설탕을 통한 시련을 겪으면서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하여 인식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의 관계에 대하여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인식의 세계를 넓혀갈 수 있을 것 같다. 규칙, 관계, 책임 등과 관련하여 지도가 필요할 때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규칙, 관계, 책임, 마법

 시계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던 로마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로마의 지휘통제실이라고 할 수 있는 원로원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원로원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피를 수혈함으로서 새롭게 거듭나고, 로마의 실패와 타국의 우수함에서 배우고 성장해왔다. 하지만 원로원이 정체하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로마의 발전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세력으로부터 기득권을 지키려는데 집착하게 된다. 그로인해 많은 구조적인 문제와 불만이 쌓이게 된다.
 이런 로마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개혁을 시도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라쿠스 형제와 드루수스, 마리우스 등은 평민, 하층민, 동맹국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우리고 그들을 위한 정책과 법률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기득권 세력과의 무력 충돌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등 내분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혼돈을 군대의 힘으로 제압하고 자신이 바라는 정책을 추진하는 장군들이 나온다. 술라와 킨나가 이들이다. 결국 이들의 싸움은 술라의 승리로 끝나고 어느 정도 시스템이 안 정되는 듯 했으나 시스템의 안정보다는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의 또 다른 쿠데타로 인해 로마는 여전히 혼란한 상태에 빠져있게 된다.

 그라쿠스 형제의 패배가 너무나 가슴 아프다. 그들의 원대한 포부가 그렇게 비참하게 끝나다니... 그들이 그들 반대쪽의 생각을 고려하며 조금 더 천천히 그들의 뜻을 이루려했다면 어떠했을까? 조금 더 권력의 핵심에 다가가서 그들이 추구한 바를 이루려했다면 어떠했을까? 조금은 반발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 너무 젊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들의 순수하고 타협을 모르는 정의로움은 그들이 실패했고 20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