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가 다르다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경제적 차이를 넘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과 자본주의 체제의 남한 모두에게서 존경받는 정치가가 있을까? 조사해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분단국가이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두가지 체제를 가진 중국에는 그런 인물이 있다. 바로 쑨원이다. 그는 어떤 인물이고 그가 주장한 삼민주의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쑨원은 중국이 서양 열강들에 의해 침탈을 받던 시기에 태어나고 자랐다. 그렇기에 그는 타국의 영향을 벗어나 중국이 자립 자존하기를 꿈꾸었다. 어린 시절 형의 도움으로 하와이에서 영국계 학교를 다니며 서양의 문물과 사상을 받아들인다. 당시 서양의 사상에 푹 빠져 서양의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이들과 달리 그는 중국의 사상을 바탕으로 서양의 것을 수용하여 중국의 현실에 맡는 사상,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상인 삼민주의를 만든다.
 삼민주의는 민족, 민권, 민생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민족주의는 글로벌주의가 득세하는 지금 보기에는 시대에 맞지 않은 이야기 같아보이기다 한다. 하지만 민족과 국가의 고유한 도덕과 문명을 지키기 위하여 민족주의의 토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쳐 해 있던 그 시대에는 더욱 필요한 가치였을 것이다.
  민권주의에서 민권이란 인민의 정치력을 말한다.이는 단순한 국민주권의 개념을 넘어서 국민들의 여러 권리를 보장하고 민권을 주장함으로써 인간 세상의 보다 평등하게 만들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민권주의가 정치적인 측면의 개념이라면 민생주의는 독점자본의 억제와 대기업의 국영화, 토지해방 등의 경제적 측면을 다룬다. 쑨원은 인민의 생존이자 생활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회 진화의 원인이 되고, 이러한 사회의 진화가 모여 역사가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민생"이 사회진화의 중심이고, 이를 통해 역사가 이룩된다고 하여 민생이야말로 정치의 중심, 경제의 중심, 역사의 중심이라고 보았다.
  얼마 전 읽은 헤겔의 역사철학 강의에서는 역사 변화의 동력을 자유로 보았고, 또 다른 책에서는 기술로 쑨원은 민생으로 보았다는 점이 재미있다.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의해 역사 변화의 동력에 대해 다른 주장을 내세우고, 이들이 하나 같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하나의 요소에 의해 역사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역사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 시점에서 보다 나은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요소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변화시켜야 하느냐 하는 것 아닐까?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며, 평범한 우리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철학이란 우리가 생활 속에서 접하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하여 조금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철학을 하고 누구나 철학자인 것이다. <얘들아 철학 하자!>에서는 이런 철학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철학을 대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삶 가까이에 있는 전쟁과 평화, 표현의 자유, 문화의 상대성과 보편성, 차별과 차이, 역사의 객관성, 삶과 죽음의 권리, 죄와 벌,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8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만화라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수단 때문에 거부감 없이 쉽게 철학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시사성이 있는 주제들이고, 삶에서 많이 부딪치는 이야기들이기에 아이들의 관심을 더 사로잡을 것 같다. 
 8가지 주제들이 하나같이 답이 없는 문제들이기에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복잡해지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에서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 속에서 더 다양한 측면을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생각이 자라고,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변증법으로 잘 알려진 철학자 헤겔의 강의 노트필기를 모아 그의 제자와 아들이 출판한 책이다.
 역사철학이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무엇이 역사를 이끌어가고, 역사가 나아가는 방향은 어딘지 고찰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헤겔은 역사를 이끌어 나아가는 것은 정신,이성이라고 보았다. 이 정신의 본성은 자유인데 이 자유를 완전하게 실현하는 것이야 말로 역사가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보았다.
 헤겔은 역사의 발달단계를 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동양인의 세계인데 역사의 유년기라고한다. 이 시기에는 자유가 왕이나 절대적 통치자인 한 개인에게 집중된다. 2단계는 그리스인의 세계인데 이 시기는 역사의 청소년 시기와 같다. 민주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자유를 누르는 대상이 늘어난다. 이 시기에는 성인 남성들에게 자유가 국한 되고 여성이나 아이, 노예들은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 3단계는 로마인의 세계인데 이 시기에는 법을 통하여 자유에 대한 개념이 확산되게 된다. 4단계는 게르만인의 세계인데 이 시기에는 발전된 국가 시스템과 종교를 통하여 모든 사람이 자유를 인식하고 누르게 된다고 보았다.
 이 역사가 발전하는 과정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이성의 영향으로 사람과 국가는 영향을 받으며 발전하는데 가끔 퇴행에 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정-반-합의 과정일 뿐이며 꾸준히 역사는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