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일본소설을 읽었다.  게다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르인 추리소설이다.  아무래도 임신을 하고 나서는 추리소설이나 공포물등은 꺼려지게 되는터라 출산 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게다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와 온다 리쿠가 극찬한 소설이라니,, 거기에 플러스로 55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다.  얼마나 대단한 책일지 읽기 전 부터 기대감 상승이 가득이다.  다른 유명 추리작가들이 '뜻이 높다' 라고 평한 이 작품.  그 뜻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찬사를 발하는 것일까.

 

이 책은 형무소에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거기다 밀실살인에 알고보니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어 있다.  형무소에서는 구하기도 어려운 강산으로 얼굴도 녹아내려있고, 드나들기도 어려운 형무소에서 깜쪽같이 범인은 사라진다.  설정이나 사건의 시작은 이렇게 흥미로 가득하다.  책의 띠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당신은 절대로 이 철벽의 트릭을 깰 수 없다.  그리고 반드시 두 번 읽게 될 것이다.  "  이 글의 예언대로인지 나 역시 두번 읽지 않을 수 가 없다.  뭐,, 철벽의 트릭때문은 아니고,, 등장하는 인물과 트릭의 복잡함에 연이어 두번 읽은 것이라고 해야겠다.  일본소설 특유의 이름의 혼동과 등장인물의 복잡함 때문에 결국 두번이나 연이어 읽게 되었고 처음보다는 두번째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책에는 다양한 사건이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리와 연루되어 있고,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각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맞물린 애정에 관한 이야기까지.  마지막 글귀에 반전을 남겨 모호한 당황스러움으로 결말을 짓기까지 한다.  좋은 내용이지만 어려운 구성으로 책은 내게 추리소설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많이 남기고 있다.  책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지만 다른 이들처럼 별점 다섯개를 선뜻 내어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어보인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책은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조금은 아쉬움이 많이 느껴지고야 만다.  복잡하고 독특한 트릭과 설정으로 좋은 내용이었지만 몰입에 힘들기도 했고 왠지 모를 미련이 남는다.  가득한 아쉬움 속에서 문득 히가시노 게이고나 온다리쿠의 매혹적인 소설이 읽고 싶어지는 봄이다.

한때는 자기계발서를 무척 많이 읽은적이 있다.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할때이다보니 아무래도 나를 위한 도서가 많이 끌렸던 듯 하다.  읽다보면 내게 무언가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아 즐겨 읽었고,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곤 했다.  그 중에서도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오는 자기계발서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배려' 도 그러하다.  책을 읽고 그것을 어떻게 흡수해 자기것으로 만드느냐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자기계발서에 담겨있는 좋은 내용들을 그저 흘려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닌 내 삶을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기 위해 하나라도 실행에 옮긴다면 그 독서는 과히 성공적인 것이 아닐까.

 

이 책 <장점>에서는 '나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한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 발전시켜 상위 20%의 성공하는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다양한 조언과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 속에서 내가 가진 장점과 강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었으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며 살아가야 좋을지 까지 더불어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40대를 눈앞에 두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있는 지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늘 도전하고 배우고.. 그렇게 해서 내 강점을 살려 보다 즐거운 미래생활을 영위하는 것.  그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강점과 장점의 차이는 무엇일까.  <강점> 남보다  우세하거나 더 뛰어난 점.  <장점> 좋거나 잘하거나 긍정적인 점.... 얼핏 비슷한 단어같지만 그 차이는 크다.  내가 지닌 장점을 더 노력해서 발전시켜 강점으로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그 강점을 내세워 도전하고 노력하여 나만의 성공비법으로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들려주고 싶은 테마가 아닐까.  책은 묻는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늘상 게으르고 귀찮음이 만연한 나는 내가 지닌 강점을 무어라 이야기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육아 파워블로거라고 하지만 딱히 애를 잘 키우고 있는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내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래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의 내가 가진 강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내가 배워나가는 육아의 다양한 정보들을 토대로 지금의 블로그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아이를 잘 키워나가는 것 만큼 나를 더 발전 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가진 강점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늘상 일상에 지쳐 피곤함과 짜증으로 이어지는 나날들이지만 매 순간을 소중히 아껴가며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모습을 꾸려나가길 소망해본다. 

 

 

대개는 강점을 살리고 강점에 집중하기 위해 차츰차츰 변화를 추동해 나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집중하고 조금씩 배우면서 투자하다 보면, 그 시간이 축척되어 마침내는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104쪽.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최선일까?  바로 '관심사' 다.  관심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최선이다.  관심사가 당신의 강점을 찾아가는 최고의 단서다.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이끄는 강점은 멀리서 애써 구해 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어 주워 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100쪽.

 

오랫만에 만나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다.  신작이라고는 해도 10여년전 출간 된 소설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책속에는 휴대폰도 나오지 않고 공중전화가 등장한다.  예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구상해두었던 소설이라 하는 이 책은 '교통사고' 에 관한 단편이 6편이 실려있다.  단편은 원래 좋아하지 않지만 같은 소재의 내용이 이어지다보니 단편같지 않은 연작소설의 느낌이다.

 

나 역시도 교통사고를 워낙 많이 겪은 탓에 소재가 흥미로움으로 다가온다.  내가 다쳤던 사고의 80%정도는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어서 농담처럼 '내가 만일 죽는다면 차 때문일거야..' 라고 말하곤 한다.  어린시절,, 달려오는 택시에 그대로 치여 20여미터를 날아가기도 했고, 무거운 지게차에 발이 깔리는 사고가 났음에도 두 발은 여전히 멀쩡하고, 눈길에서 미끄러져 논으로 날아가 처박힌 적도 있었고, 중앙선을 넘어 정면충돌하는 대형사고까지 일어났지만 별 큰 상처없이 살아남은 나는 다행히 운이 좋은듯 하다.  피해자도 되어 보고, 가해자도 되어본 입장이다보니 이번 책의 소재가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물론,, 책에는 작은 사소한 실수나 고의성으로 인한 작은 사건이 커다란 여파를 몰고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독설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매력적인 글솜씨로 인해 자신에게는 별것 아닌 사소한 실수와 고의가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추리소설의 매력을 맘껏 느껴볼 수 있는 소설인듯 하다. 

 

한밤중 교차로에서 벌어지는 충돌사고.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고에서 목격자가 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소녀의 증언 뿐.  그녀의 기적같은 증언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뀔뻔한 사고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을 다룬 <천사의 귀>.  늘 한결같은 모범운전을 하던 트럭운전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 하지만 법은 약자를 옹호하기에 운전자의 과실로 처리된다.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한 트럭운전자 아내의 도전...<분리대>.  초보운전자의 미숙한 운전을 위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자신이 초보였던 시절은 잊어버린채 서툰 초보운전자들을 위협하듯 밀어붙이는 가해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위험한 초보운전>. 

 

별것 아닌 불법주차로 인해 누군가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벌어지는 주택가 불법주차로 인해 벌어지는 <불법주차>.  요즘은 차창밖으로 쓰레기를 투기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운전을 하다보면 앞차에서 던져져 뒷차로 날아오는 담배꽁초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에서 던져진 빈 캔으로 인해 밝혀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버리지 마세요>.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가해자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무언가 꺼림직하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대신 가해자가 되는 <거울속에서> 까지 이렇게 소소한, 그렇기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고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은 늘 매력적이다.

 

10년전에도, 지금도... 늘상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