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에서 하는 '60분 부모'란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나와서 상담을 해 주는 프로인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되다보니 관심이 많았습미다. 하지만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는걸 좋아해서 그 시간대에 시청할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워 했는데 책으로도 출간이 되었네요. 책 목차를 보고 나에게 필요하다 싶어서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돌된 딸내미는 TV보는걸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뽀로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시청할 만큼 중독이 강하답니다. 그리고 같은 또래에 비해 말도 느린 편이라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책에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린것 같습니다. 책에선 두돌 이전에는 텔레비전 시청은 되도록 안 하는게 좋다고 하네요. 요즘엔 교육용 비디오도 많이 보여주는데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합니다. 또 이것 저것 많이 가르치는 것보다 어릴때는 부모의 따스한 손길 한번이 더 중요하다고 하네요. 아이에게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단어나 숫자를 반복해서 알려줄때마다 넘 이른게 아닌가 싶었는데 더 많이 이뻐해주고 안아주고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말이 느린 아이들에게 넘 스트레스 주거나 엄마가 스트레스 받는것도 안 좋다네요. 아이가 말귀를 잘 못알아듣거나 잘 들리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4살때까지는 먼저 말하고 나중에 말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네요;.5세가 되면 빨리 말하는 아이나 늦게 말한 아이나 언어 사용에는 별차이가 없다고요, 의외로 말이 늦어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은데 잘 살펴보고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될거 같아요

 텔레비전 시청을 줄이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스킨쉽을 많이 해주는게 아이를 키우는데 제일 중요하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된다는건 정말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부모도 아이를 위해서 많이 공부해서 아이에게 투자하는 만큼 돈도 덜 들이면서 아이를 잘 키우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이 있는 부모들에게도 아이의 학교생활과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아기는 아직 어려서 해당 사항이 1부 내용 밖엔 없었지만 앞으로 키우면서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2권도 나와있는데 유치원 들어갈 나이가 되면 구입해서 읽어야 겠습니다. 아이의 교육이나 공부습관등에 대해 많은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지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 책이 눈에 들어왔던건 그림이었다. 우리가 학교 다닐때 배웠던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 두 천재 화가의 그림이 책 군데군데 있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번째로 눈에 들어왔던건 그 두사람을 주인공으로 책을 썼다는데 있었다. 그냥 학창시절 배웠던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림을 그리게 된 뒷배경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특히 신윤복의 그림은 옛날 그림들이 다 수묵화 일색인데 반해 채색이 세련되게 되어있어서 학창시절에도 눈에 들어왔었다. 게다가 여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어서 더 흥미가 있었다. 소설에서는 김홍도가 도화서 스승으로 신윤복은 제자로 만나는 걸로 그려지고 있다.

김홍도는 당대에 이미 천재 화가로 명성이 있었으나 그림으로 부와 권세를 장악하던 다른 화원과는 달리 자신의 재주를 시기하는 무리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한직에 나와있었다. 신윤복은 대대로 임금의 용안을 그리던 이름있는 화원의 집에 둘째였다. 형은 그 재능을 받지 못해서 항상 윤복의 그늘을 자처하며 윤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둘째이지만 타고난 재능으로 집안의 기대를 모았던 윤복은 그러나 도화서에 들어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천재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는것 같다.  쫓겨날 위기를 몇번이나 주위 사람들의 희생으로 넘기고 신윤복은 김홍도와 함께 정조 임금의 눈에 든다. 둘에게는 정기적으로 바깥 일반 백성의 삶을 그려오라는 명이 내려지는데 똑같은 제목이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사뭇 다른 둘은 임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신윤복은 화려하면서도 사회 풍자적인 그림으로 정조임금이 백성의 삶을 바라보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 바람에 여러 신하들이 된서리를 맞기도 한다.

둘은 서로의 그림을 보고 감탄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워서 더 나은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신윤복이나 김홍도의 이런 총애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이 둘의 운명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 하는데... 특히 김홍도의 시선에서 바라본 신윤복은 그 천재성 때문에 항상 살얼음 위를 걷는 아이를 보는듯 하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이 중간중간 나와있고 사건 진행도 빠른 편이라 지루할 틈이 전혀없이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있는 소설이다. 첫권에 이어 두번째 권에서 더 흥미진진한 사건이 예고되는 가운데 두번째 권도 기다려진다. 두권짜리인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한꺼번에 주문했을 텐데 첫권만 사서 읽는 바람에 2권이 너무 기다려진다. 또 이 책을 원작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질 예정이라서 더 기대된다. 드라마에서는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어떻게 엮어질지 사뭇 기대된다.

 98년도부터였던가? 내가 이상 문학상 작품집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던건...

결혼하고 아이엄마가 되었어도 가끔은 너무 가볍지 않은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아마 문화적 사치라고나 할까? 다른 문학상 작품집도 많지만 이상 문학상은 그래도 문학계에서 권위가 있고  매해 좋은 작품들이 실려서 가장 먼저 사게 되는것 같다.

올해 수상작을 읽었는데 다른 우수상 작품들도 꽤나 괜찮은 작품이 많아서 심사위원들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을 거란생각이 든다. 수상작인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는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남자는 몇년전 사귀었던 여자와 삼년만에 만나서 술집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몇년전 실연했던 이야기를 하는데 남자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인줄 생각했지만 곧 다른 사람이란걸 알게 된다. 그리고 변두리의 낡은 삼층 건물을 고모에게 물려받게 된 이야기도 한다. 둘 사이에 서로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아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다. 둘이 사귀었던건가 아닌가 하고... 한두번은 더 읽어야 내용이 이해 될것 같다.

수상작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맨 나중에 실린 박민규의 '낮잠'이다. 난 이 글을 읽는 내내 할아버지 할머니를, 앞으로 더 늙으실 우리 부모님을 생각했다. 그리고 몇십년후 늙어있는 내모습까지 상상하며 가슴이 먹먹했다. 이 작품은 노년의 한 남자가 아내와 사별하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정리해 주고 고향의 한 요양원에 들어가면서 숨을 거두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이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노년의 생활에 옛날 첫사랑과 재회는 주인공에겐 참 마음 설레는 일이었을 것이다. 비록 그녀가 치매를 앓고 있어서 그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엉뚱한 말만 해대지만... 그리고 그들 둘 사이에 훼방꾼처럼 구는 동필이란 동창이 있다. 셋은 묘한 삼각관계가 이루어진다. 물론 그와 동필 두 사람만이 느끼는 거겠지만..결국 유치하게 그는 동필에게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을 하게 되고 동필은 그 다음날 어이없이 세상을 뜨고 만다. 그에겐 마지막 한 말이 다시 상처가 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그녀의 아들은 도박에 빠져 가사를 탕진하고 어머니의 보증금을 빼려고 사무실에서 실랑이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는 그녀의 아들과 요양원 원장과 타협을 해서 아들에게 돈을 마련해주는 대신 그녀와 혼인 신고를 하게 된다.  그녀와 혼인 신고를 하던날 둘은 요릿집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시켜 먹는다. 끝부분에 햇살 가득 봄날 그녀가 나를 흔들어 깨우지만 나는 낮잠에 빠져든다.

 노인이 된다는건 아주 나중에 일이라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것 같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늙어간다는 것, 그리고 노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은 단순 재미뿐만 아니라 그 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하게 해 준다는 것도 있는것 같다. 읽은 후에도 긴 여운이 남는 그런 좋은 작품들을 읽은 것 같아서 읽고 난 후에도 난 한동안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