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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지 삼형제를 연상시키는 책 표지입니다. 가방 싸들고 집을 '나가는' 돼지들, 그런데 집을 나가는 이유가 아기돼지 삼형제하고는 사뭇 다르네요. 각자 집을 짓고 '나가 사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집의 소중함을 느끼고 '최고인' 자기 집으로 되돌아오는, 유쾌한 그림동화입니다.
엄마 돼지는 아기 돼지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말 안듣는 아이는 우리집 아이가 아니라고, '나가'라고 냅따 소리를 질러대죠. 아기 돼지들은 가방을 싸들고 '남의 집'아이가 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옆집인 토끼 아주머니네 집, 또 그 옆집인 악어 부부네, 그리고 또 그 옆집인,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을을 한 바퀴 빙 도는 겁니다. 토끼네 집은 아기 돼지들이 싫어하는 당근을 매일 먹는대서 도망치고, 악어 부부는 억지로 낮잠을 재워서 몰래 도망나오고, 까마귀 아주머니 집은 아기 까마귀들이 너무 시끄러워 도망쳐 나옵니다. 그리고 그들이 준비해 온 이불로 그들만의 멋진 집을 짓지요.
마치 소풍을 나온듯이 처음엔 즐거웠죠. 그런데 싫증나고, 과자도 떨어지고, 배도 고프고...날은 어두워지고, 그런데 그 때 들쥐 가족이 그들 옆을 지나갑니다. 들쥐 엄마와 아이들이죠. 아기 돼지들은 엄마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 때 엄마돼지가 아기돼지들을 목청껏 부릅니다. '밥먹자~' 아기 돼지들은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집으로 가지요. 그리고는 '역시 우리집이 최고야!'라고 말합니다.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정이란 어떤 곳인지 잘 알게 해 주는 동화입니다. 잔소리하는 엄마와 말 안듣는 아이들, 때론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곳이죠. 이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 아기 돼지들을 가르키면서 우리아이가 말합니다. "너네 집보다 우리 집이 최고야!"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는데 굳이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아기 돼지들은 엄마 말 듣지 않은 것에 용서를 구하지 않았죠. 엄마 돼지 역시 지나친 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항상 사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말이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잔소리를 한다고 해도 자녀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다는 걸, 아이들도 알고 있으니까요.
책 앞표지, 뒤표지 안 쪽에 돼지네 마을 지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 돼지들의 이동경로를 화살표로 표시해 주었네요. 글의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면서, 아기 돼지들이 이불로 만든 집에서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어 더욱 유쾌해집니다. 집을 출발하여 타원형으로 생긴 길을 빙 돌아, 결국 자기 집 근처에 이불집을 만든 것이지요. 들쥐 가족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엄마가 생각난다는 것은 글로 직접 쓰인 내용이 아닙니다.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지요.
처음 토끼 아줌마네 집에서 아기 돼지들이 당근만 먹는다는 아기토끼들의 말에 기겁을 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날 당근을 먹지 않는다고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나온 것이죠! 아가 돼지들은 당근을 싫어합니다. 이런 내용을 짚어보면 훨씬 재밌습니다. 그리고 까마귀 아줌마네 집에서 세째 아기 돼지인 양이, 까악까악 울어대는 아기 까마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말 안듣는 아이는 우리집 아이가 아니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 말은? 돼지 엄마가 아기 돼지들에게 했던 말이죠. ㅎㅎ
무서운 늑대도 안나오면서 은근슬쩍 재밌고, 엄마품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결말이 유아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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