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씨앗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지구의 자연을 이야기함에 있어 씨앗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아이에게 씨앗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씨앗이기에 그 소중함을 그 위대함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직접 보여주고자 했고, 아이는 어느새 자라 그 소중함에 눈을 떴다.
아이가 씨앗에 대해 인지하게 된 것은 자연관찰책을 통해서다.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민들레’ 책을 통해 씨앗에 대해 알게 되었다.
봄이면 아파트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민들레는 아이가 입바람으로 씨앗을 날려 보내는 놀이를 하기에 적당했다.
작년 가을에는 책을 통해 알게 된 ’박주가리’를 직접 발견하고 멀리멀리 날려보내는 재미에 푹 빠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씨앗을 날려보내는 놀이를 하며 아이는 씨앗이 좋은 땅에 떨어져 다음해에 꼭 싹을 틔우기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 책에는 쉽게 만날 수 있는 봉숭아씨앗이 나온다.
가장 아이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씨앗을 찾다 보니 봉숭아씨앗을 선택한 듯 하다.
흙속에서 겨울을 나고 비를 머금고, 따뜻한 햇볕을 받아 뿌리를 내리고, 어린 싹이 돋아 나는 과정을 한 페이지씩 할애하며 자세히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색연필로 그려진 그림은 아이들에게 편안함과 함께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새싹이 돋고, 훌쩍 자라난 봉숭아는 어느새 꽃을 피운다.
이제는 두페이지 가득 봉숭아 꽃밭이다.
어느새 봉숭아는 씨앗을 만들고 많은 씨앗들이 땅으로 떨어진다.
작가는 봉숭아처럼 다양한 씨앗이 이와 비슷한 과정을 통해 번식함을 알려준다.
풀, 나무, 채소, 곡식, 과일이 모두 한 알의 씨앗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작가는 다시 한 페이지에 글과 그림만을 배치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풀이 된 씨앗, 곡식과 채소가 된 씨앗, 나무가 된 씨앗.
그리고 하나의 나무가 여럿이 모여 숲이 된 모습을 두 페이지에 걸쳐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씨앗이 계속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있음을 말하며 이야기를 끝낸다.
실사위주의 자연관찰 책을 통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와 같은 그림책을 통해서는 좀 더 안정감있고 편안하게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이런 장점을 십분 살린 그림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