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기 보다 엄마의 눈에 띄어 아이에게 읽어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그림이다.
개인적으로 종이로 표현한 작품을 좋아한다.
섬세함이 느껴지고, 입체감이 있어 좋아한다.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중 유독 꼴라쥬기법을 사용하는 작가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인 듯 하다.

이 책의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입체감이 드러난다.
어쩜 이렇게 평면이 입체감을 띌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함께 보았다.

전 세계의 다양한 다리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우리 나라의 다리가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각종 다리의 형태를 보여주며, 그 다리가 위치한 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형교, 가동교, 수로교, 아치교, 트러스트교, 현수교 등 다양한 형태의 다리를 보여주고, 뒤에 각 다리에 대한 설명이 가미가 되어 있고, 더불어 그 형태를 띈 우리 나라의 다리도 알려주고 있어 유익하다.

그렇게 두 세번을 뒤적이며 다리 이야기를 하니, 아이도 아치교와 가동교, 수로교에 대해서 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그저 다리는 다리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그 다리가 어떤 형태의 다리인지를 살펴보게 될 것 같다.

한강에 놓인 많은 다리를 그저 지나만 다녔지,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좀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우선 이 작품의 그림을 그린 한수임이란 분의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영원한 스승이신 부모님과 일곱 살 유경에게 이 책을 드립니다.

딸아이 이름인 유경과 똑같다는 사실만으로 아이와 나 서로 이 책이 더욱 반갑기만 했다.

그렇게 가을 속으로 함께 빠져들었다.

가을에 관한 시를 읽는 듯, 그림을 읽는 듯,
그렇게 잔잔하게 왔다 떠나는 가을을 잘 담아 놓은 작품이었다.

갈색의 가을 톤으로 물들인 페이지 페이지마다, 가을이 정겹게 담겨있었다.

시골의 가을 풍경을 너무도 잘 알기에, 더욱 고향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들이 마음을 채워주었다.

시골, 자연을 좋아하는 딸 아이는 간접적으로 이 가을의 끝을 담아두려 천천히 천천히 글과 그림을 아로새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쩜 이리도 우리네 가을을 잘 담아내었을까?

그건, 책 머리에 잘 나와 있다.

우리 가족이 잠시 머물러 살았던 두메산골 장각리의 가슴 저리게 눈부시고 아름다운 가을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 이미애

작가의 글처럼 가슴 저리게 눈부시고 아름다운 가을이 이 책 한 권에 가득 담겨있다.

가슴을 훈훈하게,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가을이 가득 담겨있다.

아이와 함께 읽는 내내 가을을 음미했다.

다 읽은 후 가을에 관한 시를 써보고 싶다는 아이.

아이와 가을 느낌의 시도 쓰고, 그림도 함께 곁들여 보기로 하자고 하며, 책을 내려 놓았다.

썰매를 타고라는 제목처럼 썰매를 타며 노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썰매를 타며 노는 아이, 그 모습은 어릴적 내 모습과도 매우 닮아 있다.
얼음이 단단히 얼었는지 발로 살짝 디뎌 보기도 하고, 돌을 던져 보기도 했던 기억.
그런 기억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 있다.

딸과 함께 읽으며, 그런 옛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고, 딸도 그림과 함께 듣는 엄마의 어릴적 이야기가 더 생생하다며 재미있어 했다.

엄마가 책 속 아이처럼 이렇게 개구쟁이였구나 생각되었던지, 엄마도 그럼 나처럼 말괄량이셨네요?  그럼 나도 엄마 닮아 말괄량이인거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동물들의 등장.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구성이다.
그림책을 많이 읽다보면 비슷한 구성을 만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어디서 본 듯한 구성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그림도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이는 아이도 마찬가지다.
어린 아이가 된 듯이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아이가 먼저 동물들이 세마리의 청설모에서 네마리 다섯마리로 늘어남을 알아차리고는 알려준다.
아주 중요한 비밀이라도 찾아낸 것처럼 호들갑이다.

그것도 잠시 모두는 오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멋진 상상이 더해져 더 예쁜 그림책이 된다.
그리고 모두 한 순간에 떨어지고 상상속의 동물 친구들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외로움을 달래며 상상을 하며 놀던 아이 곁으로 아빠가 다가오며 말을 건넨다.

혼자노는 외로움을 상상으로 달래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색연필로 담아낸 은은한 그림과 천진난만한 아이를 강조하는 원색(빨강, 노랑, 파랑)의 대비가 더욱 그림을 돋보기에 했다.

또한 우리 이야기를 담아내다보니 우리 자연에서 살고 있고, 살았던 동물들(청설모, 사슴, 반달가슴곰, 오리)을 함께 그림 속에 그려 놓은 점도 좋았다.

영유아들에게는 인지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재미있을 수 있고, 좀 더 큰 유치아동들에게는 우리 부모 세대의 어릴적 모습을 담아낸 우리 것이란 공감이 큰 그림책이라 생각되었다.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만한 요소를 갖춘 그림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