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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맨 위에 이렇게 써있다. ’평범한 아이들, 2년 5개월 만에 토익 만점 받게 한 엄마의 교육법’.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평범하기는커녕, 거의 문제아로 인식되고 있던 두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어 훌륭하게 키웠다는(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새엄마로서 몸과 마음을 모두어 헌신한 저자 이현숙님에게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을 따라하기에는 무척 주저하게 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이현숙님은 평범한 엄마가 아니다
이현숙님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앨리트이며, 영어 수준 또한 수준급이다. 그녀는 엄마이기 이전에 유능한 선생님이다. 또 과외를 하던 시절부터 아이들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다고 하니 보통 엄마들보다 훨씬 많은 재원을 갖고 있는 셈이다. 책날개에 쓰인 그녀의 경력은 화려하다. ’ 광주 중앙여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영문법 강의를 체계화하여 캐나다 PGIC 영어 연수 학교, 미국 브리감영 대학에서 ESL 교사들에게 영문법 교수법을 강의했다.’
(내가 직접 가르치는 것은 자신이 없고, 그녀가 운영하는 학원에 보내면 될 것 같은 이 생각은 어쩌란 말인가!)

그녀의 두 아들, 새벽이와 성준이 역시 보통 아이는 아닌 것 같다
책 앞부분에서 저자는 아들인 새벽이와 성준이가 학교에서도 문제아로 취급받고 생활습관도 엉망이었다고 했다. 이런 아이들을 향한 헌식적인 그녀의 교육에는 정말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새벽이와 성준이가 문제아로까지 취급받고 있었고, 학교 성적도 형편없었다고는 하나,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혼란기였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의 생부가 사법고시를 패스했다고 하니 천부적으로 우수하게 태어난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영어에 올인한 공부법
성준이의 경우 다른 학과 공부는 제껴두고 영어에 올인한 케이스였다. 결과적으로 성준이를 위해서는 탁월한 선택이었으나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은 영어에만 올인하기에는 해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저자는 수학공부는 단기간 집중하면 성적이 나오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학 역시 어려워한다.

그래도 따라하고 싶은 성준이의 영어공부 비법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영어공부법은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평범해서 따라하는데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현숙님의 영어 공부법을 나름대로 요약하면 세가지다. ’문법을 철저히 하라’, ’어휘력을 키워라.’, ’책을 읽어라.’. 무엇하나 새로울 것이 없고, 무엇하나 들어보지 못한 방법이 아니다. 문법, 어휘력, 독서.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책을 꼼꼼히 읽다보면, 결코 우리가 공부해온 그 평범한 그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에 붙는 문법공부
단순히 문법을 공부하고 문제풀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배운 문법과 단어를 바탕으로 자동적으로 입에서 나올때까지 반복하고 반복하여 입에 붙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기초를 철저히 하면 빨리 말하지는 못하더라도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특히 기초를 강조하는데 기초가 튼튼하면 다음단계로 넘어갔을 때 쉽게 진도가 나가고 실력이 붙지만 기초가 부실하면 아이도 힘만 들고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학원을 운영한 경험담들이 놀랍게 다가오면서 어렵더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라
이현숙님은 책을 한권 공부하면 반드시 기간을 정해서 계획대로 했고, 또 복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같은 책을 두 번 반복해서 공부시키기도 했는데, 기초를 중요시한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단기간에 높일 수 있던 비결도 바로 이 기초다지기에 있었다고 한다. 영어책 읽기 역시 일주일에 읽을 분량을 계획해서 목표대로 진행했다. 철저한 계획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계획대로 해냈을 때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 자신감도 길러준다.

테이프를 반드시 활용
성준이는 토익만점을 받기까지 해리포터시리즈를 비롯한 책을 무수히 읽었다. 뒤편에 부록으로 성준이가 읽은 책의 목록이 나와 있는데, 기초문법을 배우던 바로 그 시기부터 책읽기를 병행했음을 알 수 있다. 무조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발음공부를 위해 테이프를 꼼꼼히 챙겨들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영어공부의 비법 하나는 테이프 듣기이다.

영어 공부의 목표를 정하라
저자가 제시하는 영어공부의 목표는 연령에 맞는 영어책 읽기이다. 우리나라 학교교과과정은 수준이 낮기 때문에 학교공부만으로 영어실력을 키우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영어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서 의미를 갖는다. 우리아이가 5학년이라면 미국의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이 읽는 책을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영어책, 우리말책 가리지 않고 책에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세대는 영어를 ’잘하면 좋은’것이 아닌 꼭 잘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원어민 수준으로 해야하는 것이 영어이다.

생활영어라도 막힘이 없었으면...하는 소박한 바램에서 더욱 높은 목표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한테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입에 붙는 문법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아직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떤 방법에 올인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 실천로드맵’을 아직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권의 책을 읽은 뒤 좋은 방법을 따라하거나 취사선택하도록 해야겠다. 현재 5학년, 1학년인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쳐야할까? 아직은 끝나지 않은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