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을 맞이하고 처음으로 쌀쌀한 아침을 맞이했다. 이 책의 제목이 쌀쌀한 오늘 아침만큼이나 으스스하지만 실상 책을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날 정도이다. 

자살은 삶과의 이별인가, 재회인가? 

요즘 자살은 사회문제로까지 야기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구 상에 비단 우리 나라뿐만은 아닌가보다. 머나먼 타국 껌 광고에서나 들어봄직한 '휘바휘바'의 나라 핀란드, 그곳에서 살인은 단지 100여 건인데 비해 매년 1500여 건의 자살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거 참 우울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거기나 여기나 자살방지운동이 계몽적으로 일어나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숫자 상으로 툥계치가 어찌되었던 우리 나라도 이런 계몽운동이 일어나야 할 때가 아니던가. 껌뻑하면 들려오면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도 모자라 30년 세월을 살다보니 건너 건너 지인들에게도 자살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그래, 살다보면 죽고 싶을만큼 괴로울 때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할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인간은 결코 죽고 싶어할 수 없는 동물이라는데 100원! 아니 100만원 걸겠다!

이 우울하고 우울한 나라, 눈이 많이 오고 추워서 더 그런가? 어쨋든 우연히 자살 현장에서 만나게 된 죽고 싶어하는 남자 아니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두 남자가 운명적 만남을 갖는다. 결국, 한 사람에 의해 자살의 순간에 목숨을 건지게 된 켐파이넨 대령. 그에 못지 않게 죽고자 했던 온리 렐로넨. 그 두 사람은 자신의 나라에 자신들과 같은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600여명이나 모아 세미나까지 하게 되는데... 여행도 그렇지만은 이렇게 자살자들을 집합하게 한 시작부터가 기발하다. 죽음, 그것도 스스로 목숨을 던져버리는 자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보다 더 유쾌한 글은 없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보편적으로 우리가 갖는 자살의 이유를 '외로움'이라 결론내렸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고, 심각한 병에 걸리고, 부부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누군가 나를 신데렐라처럼 구박해도 결국 어떤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죽을 결심을 하지 않는다. 아무도 없다고 느꼈을 때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은 것이 없을 때, 우리는 죽음에 결코 망설이지 않게 된다.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도 인생의 굴곡을 많이 겪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그 바닥을 경험해보았기에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남기로 선택했기에 이러한 소설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경험은 거짓과 허구에서 나올 수 없다. 바로 그러한 점이 기발한 자살여행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우울할 뻔 했던 책을 베스트 셀러로 만들었을 것이다. 또한 꾸미지 않는 간결한 문체로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삶의 실체로서의  '자살'이라는 주제를 독자로하여금 직면하게 해준다. 

세상 풍파에 시달린 사람들.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너무 일찍 상실한 사람들.
어쩌면 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일지도 모르는 사람은 꼭 이 소설을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2009-10-05

기발한자살여행

"똑같이 노력하는데 누구는 왜 더 천재적인가"

참 끌리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같은 노력으로 누가 더 천재적일 수 있다면 나에게도 그러한 재능을 일깨울만한 비법이 있는건 아닐까 자문해본다. 자기계발서지만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실제 사례를 통해서 본 색다른 관점에서의 재능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재능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을 다음과 같다.

1. 심층연습
2. 점화
3. 마스터코칭

단 세 단어로 재능의 법칙을 설명하다니 내가 좋아하는 개그면 박지선의 "참~ 쉽죠오잉~’이란 말이 번뜩 떠오른다. 말로야 저 세단어를 떠올리기는 정말로 쉽다. 하지만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읽어본 독자라면 왠지 나도 나의 재능을 이끌어 낼 수 있을것만 같은 묘한 떨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떨림과 함께 작가의 재치있고 유머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에서 비롯한 재미와 함께 책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유머러스한 사람들을 존경하고 좋아하기에 아웃라이어의 작가 말콤 글래드웰과 처음 책으로 만난 그때를 떠올리며 두 사람의 공통성 ’남들과 다른 관점을 가진 유머러스한 작가’라고 칭하고 싶어졌다. ~해라라고 명령만 내리는 자기계발서보다 이런 책이 수십배는 재미있고 자신에게 적용할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러한 책 중에 하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자, 그렇다면 작가가 참 간단하고 쉽게 말한 세가지 법칙이 무엇인가? 그것은 책을 통해서 꼭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아웃라이어 저자가 말한 1만시간의 법칙(어떤 한 분야는 1만시간을 투자하면 그것에 정통할 수 있다는 법칙)도 중요하지만 과연 그 1만시간을 어떻게 연습했는가가 심층연습의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무식하게 10시간하는 것보다 심층적으로 집중적으로 천천히 완벽하게 2~3시간이 연습하는 것이 훨씬 나은 결과를 창출한다는 말이다. 또한 연습만한다고 능력이 팍팍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동기유발을 도와줄 점화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한 점화와 심층연습을 도와줄 코치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 3가지 요소의 간단한 설명이 되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운동선수나 팝가수가 어느 날 갑자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MVP선수로 등극하고 하루 아침에 빌보드 챠트를 석권한 초절정능력의 가수가 된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은 최소한 몇년간의 심층연습기간을 마스터 코치와 함께 했고 그 모든 것을 시작할만한 동기유발의 시점, 바로 볼꽃튀는 점화점을 가졌다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비법으로 뇌에 미엘린층이 두터워져 어떤 스킬이든 최고로 갈고 닦을 수 있게 된다는 작가의 관점이 신선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작가가 주장하는 바는 아니지만 현재 미엘린(뇌에 존재하는 세포층으로서 신경세포에 나이테처럼 겹겹히 쌓이면 그 신경세포가 담당하는 스킬이 발달한다고 한다.)층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팀과의 만남을 통해 과학적 접근으로서 재능을 설명하고 있다. 즉, 이렇게 하면 누구나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재능을 유전적 기질에 의해 타고난다고만 보면 지금 나와같은 범인은 당장 좌절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나도 심층연습을 통해서 미엘린층을 발달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화끈한 동기유발의 점화점을 찾는다면, 나를 마스터코칭해줄 수 있는 멘토를 만난다면 그 탁월한 계층에 낄 수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생각만해도 멋진 일이다.

그러나 이 멋진 일의 과정은 실로 멋지지만은 않다. 심층연습의 과정은 오히려 실패하고 넘어지고 두려워하면서 그것을 견디면서 탁월한 재능으로 꽃피울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약간 기회주의적 발언처럼 들리겠지만 적극적으로 동기유발 즉 뚜렷한 목적을 가진 상태에서 자신의 재능을 이끌어내 줄 코치를 찾아서 만나야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스터코치는 무엇을 가르치던 간에 자신이 가르치는 사람의 능력을 찾아냄에 귀신같고 무엇을 고쳐야하는지도 바로 알아낸다. 또한 재능의 발견과 더불어 정서적인 부문에 있어서도 그들이 더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친근함을 가지고 접근하기도 한다. 남에게서 그런 능력을 뽑아낼 줄 아는 코치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재능에 대한 견해는 타고난다와 개발할 수 있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듯 하지만 어쨋든 이 작가가 제시한 관점에서 볼때 인간은 잘 연습하고 누군가 이끌어준다면 누구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개발가능하다는 이 작가의 견해에 지금으로서는 찬성을 표하고 싶다. 어느 정도 자신이 더 끌린다거나 신체적인 조건이 유리하다거나 하는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깊이 연습하지 않으면 있던 천재성도 사그라들 수도 있다. 어쨋든 나는 현재까지 나에게 세상의 성공한 사람들이 가졌던 탁월성 따위는 없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고정관념을 이제 버릴때가 왔다. 내 안의 탁월함이 존재하고 그것을 끌어내서 갈고 닦을 수 있다는 믿음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지금 이 순간부터 가져보겠다. 10년 후 내 멋진 내 모습을 기대해보면서. 

2009-09-30




탤런트코드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그것을 향해 도전하고 이뤄낸 사람은 얼마나 될까? 26살이라는 나이, 아무리 조숙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그들에겐 세상이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과 기대감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책표지 속의 야무진 모습을 하고 있는 저 여인은 바로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고 그 결과로서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20대에 자신에 대한 책을 써서 세상 밖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 정말 특별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일에 온 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은 몇번의 시행착오 쯤은 꼭 거치기 마련인가보다. 이 책의 주인공도 어릴 적부터 신동 소리를 듣다거나 특별한 재능이 보이는 학생은 아니였다. 하지만 그녀의 도전의식, 끈기, 의지력이 지금의 주인공을 만들었다고 본다. 유도에 대한 그녀의 경험담은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무식하다라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스치게 했고 대학에 들어가는 경위도 안될 것 같은 불가능에서 가능성을 찾는 모습이 나를 감탄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운동선수에서 명문대로의 입학. 쉽게 꿈꿔 볼 일이 아님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녀도 해냈듯이 또 누구나 해낼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게 된다. 자신의 꿈을 찾는 사람들은 이렇게 시행착오나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은 그 모든 과정이 그 사람을 목표로 이끄는 모습을 보게 된다. 유도를 배우며 가졌던 육체적 한계에 대한 깨우침(물론 체력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데에 큰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죽도록 공부해본 사람만이 얻는 배움의 지혜 또한 그녀가 아프리카 오지에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가 도전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의지, 그것이 그녀가 소위말해 깡으로 배짱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서평을 읽다가 내심 그녀가 부러워져서 책을 보게 되었다. 그녀가 성공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은 것이 훨씬 부러웠다. 저렇게 몸과 마음을 바쳐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이서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누구는 그 꿈을 10대에 찾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50대에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의 제약, 나이에 대한 부담감, 금전적인 바탕, 재능의 부재 등을 탓하고 없음에 한탄할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도전할 그 무엇을 찾는게 시급하다. 

정말 그녀가 멋있는 건 사업체를 갖고 성공한 모습이 아니라 저렇게 앙다문 야무진 입을 가진 그녀가 도전하고픈 것의 증거를 자신있게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바로 그것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