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던 때가 작년 연말인데 리뷰쓰기가 해를 넘겨 버렸다. 이상하게도 왜 연말에는 더 조급증이 생기는지 마음의 여유가 없어 책을 더 읽지 못했다. 다시 시작한 영어공부때문에 일주일에 숙제 7가지 다채롭게 주어지는 바람에 독서할 여유가 없다는 핑계대기가 참 좋았다. 그러다가 한해 하루 사이에 지나고 새로운 해 2010년을 맞았다. 어쨋든 제목부터 뭔가 강했던 이 책을 새해의 첫 리뷰 책으로 하기로 했다. 

이 책은 실화에 대한 기록이다. 고로 사실 자체로 봤을 때는 소설이지만 실제로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사건의 기록과도 같았다. 그래서 실은 나는 이 책이 재미가 없었다. 사실 재미로 읽을만한 책도 아니였을뿐더러 기독교인이 아닌 나로서는 그들의 놀라운 신앙심을 때론 이해하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을 여럿 태운 버스의 교통사고, 죽은 아이들 혹은 살아남은 아이들... 참혹한 사고의 결과는 단 두가지 뿐이다. 살아남은 딸 그렇지 못한 딸, 그렇게 두 사람은 운명이 뒤바뀐 채 몇달을 보내게 된다. 사고로 누군가를 떠나 보낸다는 일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 앞에 평등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는 평등하지 않는 듯 하다. 제작년 추석, 우리 가족은 새파란 20대 나이의 사촌동생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내게 되었다. 아직도 새벽에 우리 엄마가 작은엄마로부터 받은 전화통화만 생각하면 가슴이 저릿하다. 엄마가 그렇게 울부짖는 건 처음봤기 때문이었다. 암튼,,, 그 날 나는 새벽에 병원으로 달려가 이미 숨이 끊어진 사촌동생을 보았고 그 후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도 모자라서 잘못된 신원 확인으로 뒤바뀐 운명을 잠시 가져야했던 로라와 휘트니, 정말 미국 전역을 떠들석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놀라운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실화가 책으로 나오기까지 그 가족들은 참으로 힘든 시간을 겪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들은 지금도 때때로 힘들지도 모른다. 시간은 무엇이든 잊게 만드는 것 같지만 맨인블랙에 나온 기억을 지우는 장치처럼 모든 기억을 백지장처럼 하얗게 만들지는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이 너무 읽혀지지가 않아서 몇달이나 붙들고 있었는데 (물론 아까도 말했듯이 재미로 읽는 책은 아니라지만) 여기서 받은 감흥은 진실한 신앙에 대한 부분이었다. 사람이 어떠한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오로지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문제인데 여기서 보여준 이 가족들의 모습은 신앙을 바탕으로한 진한 사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딸이 뒤바뀐지 모른채 남의 딸을 치료해온 로라 가족이나 다시 살아돌아온 딸의 소식에 어리둥절하지만 기뻐할 수만 없었던 휘트니 가족이나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굴곡많은 인생에서 어떻게 반응하며 살아가야하느냐에 대한 좋은 본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로의 아픔에 진심으로 같이 아파하고 힘든 일을 나눠준 주위 사람들도 나에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는 신앙이 없지만 심어지는 잘못된 신앙인이나 종교에 대해 비판도 서슴치 않지만 이 책에서 진실한 신앙인이란 어떤 사람이고 그러한 종교가 인간의 삶에 있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또한 이렇게 갑작스런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단지 스쳐지나가지만 않는 이유는 나에게도 그러한 아픔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함께 다시 살아가야할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뒤바뀐딸

 

Last saturday I watched ’The actresses’

 

First my friend and I considered ’Avatar’ but we finally chose the above movie. It was good and a little bit unique becauseI heard it didn’t have the script, the actresses played off and I thought it was. So it was kind of a non-fiction drama and sometimes touching of reality even though it’s actually a fiction.

We knew their real harsh life as an actress through the lines in the movie. They are so beautiful and always have to be competitive with other actresses. Sometimes they covered up the real life for success such as the sadness of breaking up and divorce, happiness of loving someone, tightness of controlling their body and mind and so on. I thought that was really stressful for them and often made them nervous.

Frankly I’m not attracted to their showy life and I would rather choose a normal life for every day’s happiness. They give us feeling of satisfaction through showing the beautiful appearance and acting. So we need to encourage them to make a better performance. I would like to give applause for every single actress in korea to their graceful performance.

몇달 전 사장님과 식사를 하다가 이 책의 저자인 "장영희" 교수에 대해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자신과 동갑인데 벌써 세상을 떠났으며 그 분이 쓴 책을 보고 참 좋았노라 하셨었다. 그때만해도 난 그 분이 누군지도 무슨 책을 썼는지도 사실 몰랐다. 그러다가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그저 또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읽어야지 맘먹고 있었다. 친구에게 당당하게 생일이라 선언하고 선물로 책한권 보내라고 채근하여 이 책을 받아보았다. 군말없이 몇십킬로미터나 떨어진 그 곳에서 고이 택배로 생일날 딱 받게 해주어 참 기쁘고 행복했다. 그렇게 '장영희' 교수님과 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기적 奇跡 Miracle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기적이란 위와 같은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일어날 수 없는 일... 하지만 살다가보면 우리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기적들과 마주치게 된다. 즉, 기이한 일이지만 우리는 그것들과 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어느 영화 대사나 책에 보면 잘 나오는 말이 있다. '세상에 우연이란 없는 법'(There's no accident!) 모든 일은 우연을 가장해 필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데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면 편리한 점이 하나 생기는데 모든 일이 일어나야할 일이라고 본다면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나 불합격하는 것이나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나 길에서 된통 넘어지는 것이나 꼭 나에게 필요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가르는 좋고 나쁨의 판단에서 조금은 자유롭게 되서 살아가기가 좀 용이해지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바라볼 수 없기에 그래서 우리는 이따금 기적을 바라게 되는 것 같다. 기대하지 않았던 연말 보너스처럼 혹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있는데 구름 낀 하늘에서 빼꼼이 삐져나오는 한줄기  빛처럼...

이 책의 제목이 참 맘에 들기도 하지만 제목한번 참 잘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는 장영희 교수가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많이 고심했다는 내용의 글이 나오는데 저자의 그런 애정때문인지 참 아름다운 제목이 탄생한 듯 히다. 하지만 이제 장영희 교수는 이 세상에 없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 몇일 전 그녀는 지병이었던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이 책을 결국 마치고 세상에 내놓고 간 일이 그녀에게 마지막 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그녀의 삶 자체가 기적의 연속이 아니였을까?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지만 장영희 교수는 참 순수하고 맑은 사람이고 무엇보다 솔직했다. 한편 한편의 글마다 때론 어리광을 부리듯 자신을 까발리고 때론 따뜻한 손길로 남을 어루만지기도 하는...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으니 어찌 삶에 대한 불편이 한번도 없었을까? 그러면서도 유학길에서 당당히 돌아와 유명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서 이렇게 예쁜 책의 저자로서 그리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사랑을 주면서 많은 기적들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그녀의 삶인 것이다. 

이렇게 솔직담백하고 재미있기까지한 에세이는 오랜만에 만나서 참 기뻤다. 읽는 내내 맘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때론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 혼자 킥킥거리기도 했다. 짧막한 글들에서 나는 장영희 교수의 넓은 가치관, 세상에 대한 자유로움, 애정넘치는 따스함, 샘솟아나는 무한 긍정성 등 많은 기적을 간접체험할 수 있었다. 추운 겨울의 한 가운데 경기 침체 속에서 신종플루라는 새로운 전염병이 세상을 감싸고 무한경쟁시대에 하루 하루를 내일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 이 책을 바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장영희 교수와 만났더니 지금까지의 내 삶 또한 살아온 기적이었고 바로 지금 이 순간 이후의 내 삶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009-12-12




살아온기적살아갈기적, 장영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