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정신병력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쓴다고 했다. 자전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그 곳에서 보고 느낀 것과 자신을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했다.
글이 시작되고 몇 장 넘겼을 때 이런 문구가 나왔다.
’이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이것이 진실이라면 우리는 하루 하루 살면서 일어나는 어떠한 일도 그냥 지나쳐 버릴 순 없을 것이다. 삶에서 얻는 고통과 그 반대의 쾌락까지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그건 그냥 우연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삶의 메세지를 전하러 와준 고마운 것일 테니까. 내가 아주 감명깊게 봤던 에니메이션 ’쿵푸팬더’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주인공 팬더 (우연처럼) 그 마을을 구할 영웅으로 지목받고 훈련에 들어가지만 그는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었다. 한 숨을 쉬며 낙담하는 그에게 다가온 거북이 사부는 말한다.
’There are no accidents. You must believe!’
이 말 또한 파울로 코엘료가 했던 말과 동일하다. 우연처럼 일어난 일인 것 같지만 그것은 분명 우리에게 온 메세지이므로 우리는 그저 그것을 믿고 행동해야한다.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 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약해진껄까 아님 사람들이 더 무자비해진 것일까 헷갈리곤 한다. 아마 둘 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에 의한 삶,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삶을 살기 쉬운 요즘엔 그렇게 살 수 없게 되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마지막 행동을 선택한다. 결국 베로니카도 삶의 의미를 잃고 매일 같은 생활의 반복을 견딜 수 없으며 자신이 점점 늙고 병들면 그 반복된 생활마저 더 추악해지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마지막 행동 역시 자살, 즉 죽음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참 배부른 소리하는구나 하는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인간이 느끼는 아픔의 강도는 오로지 개인적인 것 그 자체이다. 누가 누구의 아픔보다 덜하거나 더하다고 할 수 없으며 우리는 그것을 이해의 차원이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야만 할 것이다. 결국 죽음을 택한 베로니카도 어릴 적 져버린 자신의 꿈이 한으로 남고 부모의 원대한 사랑에 대한 보답을 위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정작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하는지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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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아라는게 도대체 뭐죠?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게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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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적이 많다. 우리가 바로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의미만 찾을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정신병원이라는 단어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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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면제 복용으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만 그녀는 다시 살아나게 되고 이젠 선택이 아닌 받아들여야하는 죽음을 맞게 된다. 수면제 과다복용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심장 손상을 입고 일주일의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정보 보조금으로 인해 모든 종류의 환자를 환영하는 정신병원 ’빌라트’에서 일주일 동안 그녀는 빌레트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제 몸 안에 든 한줌의 광기를 어쩌지 못해 바깥 세상과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 젊은 한때 미친 듯이 사랑했지만 이제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한 남자 때문에 행복한 일상에서 돌연 지옥을 발견한 제드카, 유능한 변호사였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광기의 첫 발작으로 일상 밖으로 내던져진 마리아, 유고슬라비아 대사인 아버지가 정해둔 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정신분열증 환자 에뒤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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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사는 동안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오로지 우리 잘못에서 비롯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대응했어. 우리는 격리된 현실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던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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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제 마리아, 제드카, 에뒤아르는 쉬운 길이 아닌 다른 선택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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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역시 일주일의 삶을 남겨두고 변모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두려움에 엄두도 못냈던 일을 실제로 행하며 그렇게 하더라도 그녀 자신이 죽기는 커녕 그저 잠시 굴욕감을 느끼거나 부끄럽거나 심지어는 되려 아주 쾌락적이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천성적으로 수동적이기만 했던 24년동안 그녀의 삶을 뼈져리게 후회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이 그녀의 삶을 더 치열하게 만들었지만 그녀는 일주일째 되는 날 죽지않고 기적을 경험한다. 역자 후기에도 나왔듯이 우리는 죽음을 알고만 있을 뿐 실감해보지 않았기에 죽음을 맞이하고 실감한 사람만큼은 삶을 치열하게 대할 순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으며 우리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베로니카처럼 삶의 시간이 오로지 일주일만 남았다는 상상의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베로니카나 우리나 하루 하루의 기적을 체험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2008-12-21 따뜻한 침대 속에 폭~ 들어가서 책읽기를 마침
파울로코엘료,
베로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