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옥 작가의 ’버츄얼 그림동화’를 우연히 접하고, 예전 유키 카오리의 ’루드비히 혁명’을 읽은 기억이 나서 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루드비히 혁명’을 읽을 당시에는 그녀가 ’천사 금렵구’를 집필한 작가라는것도 몰랐을 때였고, 이 작품의 장르나 내용도 전혀 모르는, 실로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단순한 순정만화로

생각하고 그냥 펼쳐읽은것이었는데,

간간히 그 악명(?)을 보고 들어왔던 잔혹동화를 다뤘다는걸 깨달으며, 글이 아닌 시각적인 장면으로 접하다보니 심적인 충격도 받았었다.

후에 ’천사 금렵구’의 작가란 사실까지 알고난후 더이상은 유키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는...

(천사 금렵구도 몇장 넘기다가 잔인한 스토리가 싫어서 덮어버렸음)

하지만..단순한 내취향을 언급한 것일뿐, 유키의 작품에 대해 작품성을 무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므로 팬분들의 오해는 없으시기바란다^^;

유키의 작품은 말그대로 잔혹동화 그 자체였던 반면, 강경옥은 상상속의 동화를 통해 결국

현실을 말하고 있다.

’버츄얼’(가상) 동화체험’이라는 것 자체가

바로 현실을 이야기하려는 매개체.

처음에는 동화를 소재로 했기때문에 상상력을 바탕으로한 신비스러운 재미를 기대했었으나,

그런 튀는 재미를 추구한다기보다는

읽으면서 생각하게 하는 만화였다.

현실에서 사람들이 흔히 겪는,

외면하고 싶거나 잠재되있었던 갈등과 딜레마를

동화속 인물의 삶을 직접 체험하면서

고민과 마주하게 되고

등장인물 스스로 그 해답을 얻게되거나

혹은 그 해답을 독자에게 묻는다.

사랑과 결혼, 가족에 관한 이야기등,

소재는 동화이나 매우 현실적인 스토리.

’버츄얼 그림동화’를 펴들고 읽기 직전에,

예전 ’루드비히 혁명’에서 읽었던, 혹은

전래된 잔혹동화에서 보여졌던 잔혹 자체가

스토리의 주제가 되는 ’잔혹을 위한 동화’를

다시 접하게 되는건 아닌지 일말의 의구심도

있었으나, 사람의 심리 묘사를 즐겨다루는

강경옥 작가답게 이야기를 담는 시선은

다른곳으로 향해 있다.

(2권에서는 다소 잔인한 이야기가 담겨져있기는 하나, 잔혹은 단지 도구이며, 현실속의 인간의 딜레마를 연결시켜 해결점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