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의 표지를 보는 순간, 예전에 보았던 영화 <페어런트 트랩>이 생각났다. 일란성 쌍둥이들이 우연히 참여한 캠프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쌍둥이들은 서로가 상대방으로 가정하여 생활하며 부모의 재결합을 위해 노력하고자 일을 꾸민다.
린제이 로한이 1인 2역으로 출연하여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기억이 나는 영화였던 그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지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처음을 펴는 순간 나의 예상이 빗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나와 그 녀석은 일곱 살이던 해에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고, 그 이후로도 그들은 잠시나마
왕래를 하고 있어 서로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동화속의 주인공들은 이란성 쌍둥이이다. 닮은 듯 닮지 않은 그들은 캠프로 인해 서로에 대한 믿음을 더 실어나가는
계기가 된다.
아이들은 아빠의 사업실패로 인한 갈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하게 된다. 어른들의 결정으로 아이들은 이별아닌 이별을 하게 되고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이 된다.
이혼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주 접하는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편치않다.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동생 재민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되고 형인 재혁이는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다. 엄마는 새로운 만남을 가져 재혼을 해서 잘 살고 있는 상태였다. 아이들의 나이가 벌써 13살이니 이혼한지도 벌써 6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상대적으로 약한 재민이를 재혁이는 캠프안에서 골탕먹이려고 한다. 발을 걸어 식판이 뒤집어지며 음식물을 쏟게 만들고 서바이벌 게임에서 일부러 얼굴 부위에 총을 겨눈다.
결국은 공동묘지까지 가는 자신이 걱정되어 몰래 뒤쫓아오는 것까지 형인 재혁이보다 동생인 재민이가 더 형같다. 비상약까지 챙겨 겨우 산아래로 내려가려다
둘은 몇년간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들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경험하게 된다.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재민이를 위해 재혁이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자신도 힘이 다 빠져버렸지만 오직 하나 내 동생 재민이를 살려야한다는 일념하에
재민이를 업고 산에서 내려온다.
이야기의 끝은 재혁이가 자신들을 구하러 온 사람들을 발견하면서 끝을 맺는다.
"재민이가 다쳤어요. 내 동생, 내 쌍둥이 동생이에요. 머리를 다쳤어요. 피 많이 흘렸어요. 119를 불러 주세요, 죽을지도 몰라요. 빨리 병원에 가야 해요. 아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도 오라고 하세요. 나도 다쳤어요. 엄마 아빠한테 우리, 우리 모두 아프다고......, 너무 많이 아프다고, 그러니까 핑계 대지 말고, 꾸물거리지 말고, 무조건 지금 빨리 오라고 하세요. 지금 당장요!" --------------------------p.110
이혼가정에서 겪는 아이들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음을 또 한 번 느꼈다. 어른들의 결정만으로 아이들은 겪지 않아도되는 일들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시대에 이혼 가정이 많다는 것이 얼마나 크나큰 슬픔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함께하는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