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

"우리를 스쳐 가는 빛나는 날들"

어둠침침한 터널을 흥미로운 공가능로 변모시킨 작가의 탁월한 감수성과 박진감 있는 표현에서

건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그림책 작가 류재수

 

표지의 그림속의 자동차들은 거친 듯한 느낌에 흑백으로 표현되어져 있습니다.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이라 기존 작가와는 다른 신선함이 느껴집니다.

 

 

 

 

 

 

 

 

긴 그림책에는 그림이 주를 이룹니다. 글자는 한두줄 정도 어느 페이지에서 보면 글자없이 그림만으로

표현한 부분도 엿보입니다.

터널의 날들은 터널이 처음 완공되어 자동차들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을 덤덤하게 보여줍니다.

검고 어두운 터널이지만 바람도 불고 꽃씨도 날리고

낙엽도 날리며 겨울의 매서운 눈과 바람까지 모두 다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밤도 있지만 아이들이 탄 버스의 들뜬 모습과 시끌벅적함은 터널이 좋아하는 것중의 하나같습니다.

아이도 나도 한 살 더 먹었어요 이 부분에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터널은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지나가기 위해 만든 인조물입니다.

산과 산의 구불구불한 길을 가다가 터널이 뚫리면 거리도 짧아지고 시간도 단축되지요.

편리함의 이면엔 터널이 만들어지면서 자연환경은 많이 훼손되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건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마련이죠.

터널의 시선에서 지나가는 자동차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궁금합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일 뿐이지만 매일매일 보게 되면 그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게 당연하지요.

터널은 그 자리 그대로 있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꽃씨와 낙엽.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길목에 서 있는 나는 터널입니다.

 

 

 

 

 

루비의 소원

루비는 남자 아이에게만 특별대우를 해 주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어요.
여자 아이는 집안일만 배우다가 시집가야 한다는 사실도요.
그런 루비에게 꼭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답니다. 그게 뭐냐고요?

 

 

 

 

 

 

 

중국에서는 부자를 꿈꾸며 미국 캘리포니아로 금광을 찾아 떠나는 이들이 많았어요. 대부분은 금광은 커녕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고국에 돌아오지도 못 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루비의 할아버지는 금을 찾아 아주 부자가 되었어요. 그 옛날 중국의 부자들이 하던 대로  여러명의 여자들과 결혼을 하여 많은 아이들을 낳았답니다. 그 중의 한 명의 손녀가 루비였어요.
책을 읽기 전에는 루비가 누군지 저 많은 아이들중에서 찾지를 못했어요. 하지만, 책을 읽고 다시 보니 루비가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겠더라구요.

 

 

 

 

 

 

 

 

 

 

루비는 말이죠. 빨강을 무지무지 좋아했어요. 빨간 색을 좋아해서 루비라고 불렀다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루비는 늘 빨강 옷을 입고 빨강 리본을 메고 빨강 신발을 신었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수수한 옷을 입더라도 꼭 빨간 리본을 머리에 매었다고 해요.

루비는 공부를 곧잘 했나봐요. 다른 이들은 엉망으로 글을 써도 루비는 바르게 쓰며  공부에 자신감도 많았고 실력도 좋았다고 해요.
하지만 그 당시 중국 여자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시집을 가야했지요. 루비는 이것이 싫었어요. 자신도 다른 이들 아니 남자들처럼 공부를 더 하고 싶었어요.

루비가 쓴 글을 보고 할아버지가 부르셨어요.

 

 

 

 

 

 

 

 

 

 

 

 

루비는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들에 대해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어요.
추석 때 아이들에게 나눠 주는 월병을 보면 남자 아이들에게는 노란 소가 들어있는 부분을 나눠줘요.
등 축제 때 여자 아이들은 평범한 종이 등을 남자 아이들은 금붕어나 수탉 등 빨간색 등을 주어요.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루비가 공부를 더해서 대학에 가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루비는 더욱 더 공부를 열심히 했고 드디어 한 대학 최초의 여학생이 된다는 글이 담긴 봉투를 받게 되어요.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루비의 소원은 결국 이루어졌어요.
남녀평등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루비는 그것을 극복해서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어요. 돌아보면 루비가 부자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목표를 세워 이루어 나간 정신은 높이 살 만 합니다.

 

 

 

 

 

 

 

 

미야니시 다쓰야의 신작 그림책입니다.

작가 특유의 그림체가 있어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지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접했습니다. 처음엔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후엔 작가의 다양한 그림책을 찾아 읽었답니다.
이번 그림책에서도 종을 초월한 우정을 담은 내용입니다. 저승사자라고 하니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만 세상 모든 물건들로 변신할 수 있는 저승사자의 모습을 책 중간중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표지에서 보이는 얼굴도 아마 저승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돼지는 길을 헤매다 배고픈 늑대에게 발견됩니다.

보통의 늑대라면 잡아다 먹으면 그만이겠지만
이 늑대는 뭔가 다릅니다.  게다다 이 늑대또한 죽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저승사자가 일러줍니다.

 

 

 

 

 

 

 

아픈 돼지를 데려다가 간호를 해 줍니다.
지극정성으로 말이죠. 옥수수죽을 끓여서 먹여 주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추고 그래도 돼지의 병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꺽어 온 꽃을 보며 돼지는 이쁘다고 한 마디 합니다. 다음날도 꽃을 꺽다가 문득 꽃도 잎도 빨간 꽃을 먹으면 어떤 병이라도 씻은 듯이 낫는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립니다.

빨간 꽃을 찾아 헤매어봤지만 그 어디에도 빨간 꽃은 없었어요.
그 때 돼지가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얼른 튼튼해져야 늑대님이 저를 잡아먹을 수 있을 텐데...죄송합니다...

 

돼지를 위하는 늑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대사입니다.

돼지또한 그동안 간호를 해준 늑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제 자신이 밉기도 했겠지요.

 

 

 

 

 

 

 

 

 

잠이 든 돼지를 뒤로 하고 낭떠러지 아래에 핀 빨간 꽃을 발견합니다. 저승사자는 이 낭떠러지를 내려간 어느 누구도 살아 돌아가지 못했어...라는 말을 남기지만 늑대는 있는 힘을 다해 빨간 꽃을 따다가 그만......

저승사자의 말대로 둘은 죽음을 맞이할지 아니면 돼지를 늑대가 잡아먹을지....



잡고 잡아먹히는 관계에서 둘은 친구가 됩니다.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책중에 돼지와 늑대가 등장하는 또 다른 그림책들이 있지요.
상대방이 위급할 때나 아플 때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내용이랍니다.

이 그림책은 저승사자의 시선과 나레이션으로 구성되어져 있어
새로운 면도 있지만 작가가 추구하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내용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