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

 

 

 

 

 

 

 

 

우리 아빠가 위대한 해적이라 믿는 아이. 항상 여름에 오셔서 바다 냄새를 풍기며, 지도를 펼쳐 다녀온 곳을 보여 주고

바다와 관련된 선물을 가지고 오시는 아빠, 아빠와 함께 일하는 해적의 이름까지도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아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아이다.

아빠가 들려주는 해적 이야기는 무척이나 멋지다.

아빠는 '희망'이라는 아빠의 배에 관해서도 들려 준다.

무슨 희망이냐고 물으면 "집에 돌아간다는 희망이지."라고 답해주신다.

여기서는 눈치를 챘어야하는데, 아빠는 아이가 생각하는 위해닿 해적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홉 살이 되던 해 여름, 아빠에게 일이 생겼다며 엄마와 함께 기차를 타고 간다. 이상하다. 아빠는 해적이라 바다에 있어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하지만, 엄마의 무거운 분위기와 표정에 침묵만을 유지할 뿐이다.

드디어 도착한 곳은 벨기에의 병원.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아빠. 그렇다. 아빠는 해적이 아닌 광부였다. 석탄을 캐는 광북, 바다가 아닌 땅 밑 어두컴컴한 곳에서 일하는 광부말이다.

자기를 속였다는 실망감과 배신감이 들었다. 비록 해적 아빠는 마음속에서 돌아가셨지만 광산에서 일하는 용감한 아빠를 새로 만난 것이다고

생각한다. 해적이 아니지만 광부 아빠도 여전히 사랑한다.

다행히 완쾌 후 아빠는 집으로 오셨다. 하지만 예전의 생기와 활기는 보기 드물다.

창고로 내려가 일하던 가방을 뒤적이다 바다에서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육분의를 만지작거리며

여행을 하며 세상을 탐험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 했다고.

그날 밤, 아이는 아빠의 꿈을 통해 아빠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빠의 꿈을 접고 가족을 위해 먼 곳에서 어두운 땅 속에서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함께 일하던 광부들과의 만남에서 치열하지만 용감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한다.

무서운 해적의 표정이 아닌 왠지 쓸쓸하고 처량해 보이는 이유가 삶에 지친 모습이라 더욱 더 그리 느껴진게 아닌가싶다.

얼마 전 읽었던 이탈리아 베스트셀러 책은 더럽게도 페이지 진도가 나가지 않더라...
웬만하면 이틀 혹은 사흘에 걸쳐 다 완독하려고 하는데, 그게 참으로 어려웠던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나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편이지만 그 책만큼은 쓰고 싶지가 않더라...

그리고 다시 잡은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페이지가 무지 잘 넘어간다.
내용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 속에 푹 빠질 만큼 재미나게 구성돼 있다.
다작을 하는 작가의 취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참 좋다. 그의 소설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한 이 소설의 시상식에서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어렸을 때, 나는 책 읽기를 무척 싫어하는 아이였다. 국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를 불러 만화만 읽을 게 아니라 책도 읽을 수 있게 집에서 지도해달라는 충고를 하셨다. 그때 어머니가 한 말이 걸작이었다. "우리 애는 만화도 안 읽어요." 선생님은 별수 없이, 그렇다면 만화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작가가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리 지극하니 그의 소설은 흥미로우면서 긴박감과 긴장 그리고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은 한 번 잡으면 놓치기 싫다. 그만큼 글의 흡인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총 5장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고 다른 듯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얽히고설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나미야 잡화점과 한광원이라는 보육 시설과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명의 좀도둑들은 해가 뜰 때까지 몸을 숨길 곳으로 나미야 잡화점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과거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나미야 잡화점의 나미야 할아버지는 벌써 돌아가신지 삼십여 년이 지난 뒤이고 이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기이한 현상으로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사람들의 고민 상담을 해 주었고 할아버지의 서른세 번째 제삿날인 9월 13일 0시부터 새벽까지 과거에 할아버지 편지를 받았던 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답장을 써 달라는 글을 남기게 된다. 그것은 할아버지가 병원에서 꾸었던 꿈을 통해 현재와 미래가 한 번 만나는 시기를 정하게 되고 늘 남들에게 피해만 주는 좀도둑들은 할아버지를 대신해 답장을 써 주게 된다.  환경원의 창업주는 젊은 시절 기계공과 사랑의 도피를 꿈꾸지만 이루지 못하고 평생 혼자 살게 되고 그의 고향이 있던 곳에 환경원을 세우게 되고 그 환경원이 재정적자가 되어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구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좀도둑들은 사업가의 집을 털게 된 것이다. 그들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여자 사업가의 핸드백에서 나미야 잡화점에 보내는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은  과거의 여자 사업가가 자신들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임을 알게 된다. 열린 결말로 끝맺음을 하지만 왠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짐작건대, 환경원의 창업주와 사랑의 도피를 했던 이의 성은 공교롭게도 나미야이다. 아마 그들의 사랑의 결실로 환경원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하늘의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나싶은 생각이 든다.

 

 

5월 가정의 달의 주제에 맞게 책 읽어주기 시간에 고른 엄마가 화났다이다.
이번 주 그러니까 내일 2학년 3반 아이들에게 읽어 줄 책이다. 인기 있는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이라 익히 알고 있는 이들도 꽤 될 듯싶다.


지난주에는 얄미운 내 동생에 관련된 내용의 책을 이번 주는 엄마에 관련된 책을 다음 주는 아빠에 관련된 책을 읽을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책만 읽어 주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한 내용과 그림 그리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게 바로 그림책 공부이니까.
이미 낡을 대로 낡은 그림책이라 많은 아이들이 분명 읽어보았을 것이지만 내용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그림의 메시지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울 아이와도 책을 읽고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엄마의 옷은 갈수록 왜 지저분해질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일 아이들과 함께 또 이야기 나눠봐야지....

 

 

 

 

 

 

 

 

 

 

산이는 짜장면을 손으로 먹으며 목욕탕의 비누 거품으로 장난을 치고 벽에 낙서도 하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이다. 얌전하다는 울 아이도 이런 행동들도 나에게 보여주고 있으니까. 물론 지금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지는 않고 벽에 낙서를 하지 않는 수준이지만  손을 씻으러 들어 간 화장실에서 비누로 장난치고 유리를 닦고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소리를 지른다. 그냥 타이르듯이 이야기하면 안 듣는 경우도 있고 화가 난 상태에서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 컨트롤이 어렵다. 산이 엄마도 우리네 엄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때마다 산이 엄마는 그림자로만 표현된다. 검은 그림자, 불이 나오는 입, 산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무섭다.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밤이며 밤은 어두운 검은색이다. 그렇다. 산이도 검고 뜨거운 기운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산이가 없어지고 난 뒤 그제야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엄마의 모습.
후회와 죄책감 때문일까? 엄마는 산이를 찾아 나선다. 짜장면과 식기류로 이루어진 모습을 만나고, 목욕용품으로 변신한 것도 만나고,
그림도구와 벽지로 이루어진 것들을 만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산이 엄마는 그들을 만나며 점점 머리도 옷도 지저분해진다. 그리고 자신이 화를 냈을 때 산이의 감정을 이해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미안해하며 연신 눈물을 흘린다.

 

 

 

 

 

 

 

 

그때 엄마의 치마 속에서 잠에서 깬 듯한 산이의 얼굴과 목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