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리 전화를 돌려도 연락이 되지 않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면

참으로 난감하지요. 저는 일을 하지 않아 그래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가끔씩 모임이 있거나 할 때

아이의 귀가 시간보다 제 귀가 시간이 늦으면 으레 걱정이 됩니다.

아이를 돌봐 줄 누가 있었음 좋겠다하고 말이죠. 물론 친정 어머니가 계시지만 멀리 계셔서 사실 도움을 청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이상한 엄마>는 직장 일로 바쁜 호호 엄마에게 호호가 아파서 조퇴했다는 연락을 받고 호호를 돌봐 줄

사람을 찾다 겨우 연결이 된 사람에게 호호를 부탁합니다. 그런데, 친정 엄마라고 생각한 상대방은 하늘에 사는 선녀였어요. 일단 아이가 아프다고 하니 호호가 사는 곳에 구름을 타고 내려갑니다.

아픈 호호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습니다. 달걀국이 먹고 싶다는 호호에게 달걀국을 끓여 주고

춥다는 호호에게 달걀 지단을 부쳐 주고 코가 막혀 답답하다고 하니 달걀 흰자를 거품내어 구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선녀님은 달걀로 못 만드는게 없네요. 그래서 선녀인가봐요.

퇴근을 하고 온 엄마는 잠든 호호와 함께 잠이 들었다가 식탁 위의 커다란 볶음밥과 엉망이 된 집안을 보며 놀랍니다. 선녀가 호호만 돌봐줄 뿐 다른 집안 일은 하지 않는가봐요. 그래도 저녁은 차려 놓고 가셨네요.

선녀 옷도 옷걸이에 두고 가셨는데,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가셨을까요?

한국 엄마들이 사랑하는 백희나 작가님의 최신작입니다. 구입은 신간 나올 때 했는데 이제야 리뷰를 올리네요. 백희나 작가님의 구름빵을 몇 년째 보고 있는 아이라 역시 이 책도 좋아합니다. 작가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다보니 이런 내용의 그림책이 완성되지 않았나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엄마 아니 모든 아이의 엄마라면 공감할  <이상한 엄마>입니다.

소들이 풀을 뜯고 말들이 뛰노는 풀밭을 따라 오래된 돌담이 있고 헛간과 곳간에서 가까운 이 돌담에는

수다쟁이 들쥐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었어요. 겨울이 다가오자 작은 들쥐들은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겨울을 대비하는 거겠지요. 모두들 밤낮없이 일하는데 프레드릭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예요. 이 장면을 보고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생각이 났어요. 여름 내내 땀 흘려 겨울을 대비하는 개미와 다르게 베짱이는 시원한 그늘에서 기타를 튕기며 노래만 부르다 막상 추운 겨울이 되어 식량이 없어지자 누추한 모습으로 개미집에 가서 구걸하는 내용이 말이죠.

들쥐 프레드릭은 꼭 베짱이 같고 부지런히 일하는 들쥐들은 개미같아 보였어요.

다른 들쥐와 다르게 반쯤 뜬 눈을 하고 있는 프레드릭은 몽상가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왜 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며, 잿빛이 되는 겨울을 위해 색깔을 모으며, 기나긴 겨울을 대비해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고 해요.

이 모든 것이 꿈을 꾸고 있는 프레드릭의 눈처럼 몽상가로써의 기질이 다분한 것 같아요.

추운 겨울이 되어 더 이상 식량을 모으지 못하는 들쥐 가족들은 돌담 틈새로 난 구멍 사이로 들어갔고

처음에는 모은 식량으로 배불리 먹고 놀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없어져 버리고 그때서야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는 프레드릭에게 너의 양식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어요.

바위 위로 올라 선 프레드릭은 그동안 모은 햇살을 보내 주고 각양각색의 다양한 꽃을 보내 주며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그 모든 것들은 프레드릭의 생각이 들쥐 가족들에게 전해 진 것이었어요. 신기한 마법에 홀린 듯이 그들은 어느새 햇살의 따스함과 마음속에 그려졌던 색깔들을 볼 수 있었으며 이야기를 통해 겨울의 무료함과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되었어요. 친구들에게 햇살과 색깔을 전해 줄 대 반쯤 떠 있던 프레드릭의 눈은 친구들처럼 동그란 눈이 되었어요. 프레드릭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가 봐요.

<프레드릭>은 3학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고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도서랍니다.

모두 프레드릭의 마법에 빠져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