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를 읽게 됐다.

이 책은 특이하게 일러스트를 저자가 직접 그려가며 쓴 과학 에세이인데, 그림도 훌륭하지만 목차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소재가 듣기만 해도 졸립고 따분하고 어려운 과학이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한 이야깃거리이다 보니, 부담 갖지 않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야.. 일 년에 이런 과학 교양 도서는 몇 권 정도는 읽어줘야 하는데~" 싶은 생각을 하면서~ ^^;

 

과학신문에서 연재했던 여러 편 중 골라 추려 책을 내게 됐다는데, 평생 과학신문 조차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기에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과학 에세이가 반갑기만 하다. 표지의 늑대의 눈동자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초딩 아들에게 이 책을 슬쩍 내밀었더니 재미난 책인줄 알고 후닥 뺏어간다. 그렇게 초딩 아들과 이 책을 같이(?) 읽고 읽어주면서 몇몇 목차에서는 와이즈만 과학학원에 다니는 초딩 아들과 비슷한 수준(?)의 질문 답변도 이어졌다.

 

"아빠, 해바라기에도 벌꿀이 날라와?"

"글쎄다, 그러고보니 요즘 해바라기 본 적이 도통 없네, 여보, 서울에 해바라기 본 적 있어?"

아들의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던지고선, 어릴 적 초등학교 가는 길에 빨간 뾰족한 꽃잎 따다 입에 물며 쭉쭉 빨아먹거나 해바라기 씨앗 몰래 따다가 입에 오물오물 물며 등하교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맛있게 쪽쪽 빨아먹던 그 꽃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얘기를 못해주었는데  71쪽 '사루비아의 추억' 편을 보고서야 얘기해줄 수 있었다.

 

"아빠가 어릴 적에는 말이야, 너처럼 과자 먹고 그런거 없었어. 길거리에 핀 해바라기나 사루비아가 아빠에겐 과자였단다."

"근데 아빠, 왜 꽃에는 꿀이 고여 있어?"

"그건 말이지..하하!!"

자 이 책을 같이 읽어보자.

꿀벌 같은 곤충이 찾는 대부분의 꽃에는 꿀이 있는데, 이걸 화밀이라고 불러. 화밀은 속씨 식물 중에서 쌍떡잎식물에게 있는데, 겉씨 식물은 곤충이 아닌 바람에 의해서 수분이 이루어져서 화밀이 없단다. 식물이 광합성 작용하는 건 알지? 광합성에 의해 포도당이 만들어져서 꿀샘의 세포에 녹말이라는 형태로 저장되다가 꽃이 필 때가 되면 녹말을 분해해서 자당으로 만드는 효소가 생기고 이런 자당을 스위트9가 세포 밖으로 밀어내서 꿀벌들을 불러 모은대.

슬쩍 아이의 눈치를 훑어보니 잘은 몰라도 그럭저럭 알아듣는 모양이다. 휴 다행이군 ^^;

 

그 다음 설전이 벌어진 것은 '개는 정말 사람보다 후각이 뛰어날까?' (90쪽)

어느 동물의 후각이 가장 뛰어난지 인터넷을 뒤져보면, 후각 수용체 유전자가 몇 개가 더 많다는 식의 얼버부림 설명이 대부분인데, 저자가 직접 그리고 설명한 이 그림에서는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개와 사람의 후각 구조와 메커니즘을 그린 그림이 아주 재밌는데, 일단 개는 혀가 너무 길다. 개가 혀를 입 안으로 갈무리한 채 다물고 있는 개를 그림으로 보니 우습다. ㅋㅋ 코를 통해 들어마시는 들숨 통로가 사람에 비해서 긴데, 그래서 개는 1초에 킁킁 6~8회를, 사람은 4회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 몇 분동안 실험해 봤는데, 맞다. 아들은 3~4번, 나는 3번도 킁킁 거리기 힘들다.

이쯤해서 슬쩍 아들에게 퀴즈, "아들, 개가 냄새를 잘 맡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한참 생각할 줄 알았더니, 대뜸 "코가 항상 젖어 있잖아!" 그런다. 어라 책에는 그런 말이 없는데?

구강과 비강의 구조적 차이로 인한 설명만 나와서 할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봤다. 개의 코가 항상 젖어있는 이유는? 작은 입자의 형태로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를 코의 기관에서 포착하기 좋도록 하기 위함이라 그런다.

 

'잠 부족하면 탄수화물 당긴다!(121쪽) 편도 재밌게 봤다.

수면 부족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잠을 충분히 잔 집단은 수면부족 집단보다 아침을 더 먹고 수면부족 집단은 야식을 더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잠을 충분히 못자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멜라토닌 농도가 높아서 정신이 멍하고 입맛이 없어서 아침을 거르거나 대충 때우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아침과 점심을 대충 해치우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에 야식을 하게 되는데 수면부족일때 포만감과 식욕호르몬에 대한 반응을 무디게 만들어서 왕성한 야식이 비만에 이르게 되는 원인 같아 보인다.

"아들아, 너희 반에 뚱뚱한 애들 있지, 개네들 잠은 충분히 자라고 얘기해줘라~"

"아빠, 나도 큰일이거든. 엄마가 일찍 재워줘야 살 안찔텐데 큰일이다."

"미안하다, 나도 니 엄마는 못 당하거든. 그래도 니 야식은 내가 먹어주마"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이 우러나오는 책이다. 

책장에 꽂아 두기엔 너무 아깝고 당분간 내 책상 한 켠을 같이 쓸 생각이다.

초딩 아들에게 제법 풀어서 이야기 해줄만한 소재도 많아서 당분간 과학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추천사를 읽으면서 저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과학 저널에 실린 원문을 읽고 분석해서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글을 보면서, 아! 이 책도 그렇게 해서 집필한 책이구나! 싶었다.

물론 책 속에는 어려운 과학 용어도 있었지만, 저자가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직접 그림까지 그릴 정도의 열정이라면 독자는 모르는 용어는 사전을 찾아 이해하려는 정도의 노력은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과학 글쓰기의 대가 강석기 저자에 대해서 알게 되어 큰 소득이다.

어디가서 말하더라도 이제 나도 과학도서 애독자 행세는 할 수 있지 않은가.

MID, 강석기, 과학, 에세이

 

 

성공에 대한 통찰력과 실천에 대한 동기부여를 콕콕 찌르는 책을 만났다.

마음부자들의 7가지 성공원칙을 담은 부의 진실이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읽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 떠올랐다. 스티븐 코비가 쓴 책은 성공으로 가는 세계관을 담은 책이라면, 팀 샌더스의 부의 진실은 상당한 실용적인 실천노트와 같다. 서로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지만, 성공으로 가는 원칙에는 항상 일곱가지가 있구나 싶은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빌리 할머니의 교훈으로 들려주는 평범한 격려가 마치 우화처럼 저자의 이야기에 쉽게 몰입이 됐다.

"부유하다는 건 자신감에서 들려주는 마음가짐이란다.."

풍족할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으며,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일곱가지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마음에 좋은 양식을 공급하라, 둘째 대화를 발전시켜라, 셋째 감사의 근육을 단련시켜라, 넷째 나누면 풍요로워진다, 다섯째 자신을 준비하라, 여섯째 자신감의 균형을 맞춰라, 일곱째 약속하고 약속 지키기 이중 인상깊게 읽은 세 가지의 원칙만 소개하고자 한다. 

 

원칙1. 마음에 좋은 양식을 공급하라 편에서 유기농 음식을 먹고 헬쓰클럽에서 몸을 단련하는 사람이 마음의 양식으로는 사탕이든 햄버거든 개의치 않고 마구 먹어댄다는 글에 밑줄을 그었다. 몸이 양식을 먹듯 마음도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 생각을 비밀로 지킬 수 있다고 여기지만 생각은 빠르게 습관으로 구체화되고 습관은 삶으로 굳어진다는 것에도 진한 색으로 박박 그어댔다.

"난 마음 다이어트 중이라서 좋은 것만 받아들여야 해"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이 생활과 행동에서 은연중에 드러나고 그런 행동양식이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저자는 매일 긍정적인 마음 다이어트를 하라고 충고한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이 어쩌면 내일부터 달라져 보일지도..

 

원칙3. 감사의 근육을 단련시켜라 편의 내용은 제일 공감이 갔다.

빌리 할머니의 말씀 "감사란 근육이란다. 감정이 아니야. 그것이 만약 감정이라면 너는 그걸 항상 느끼고 있어야 돼. 그런데 넌 지금 그렇지 않잖니?"

목 부위에 임파선염에 걸리고 몸살과 고열로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치료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나를 보살피는 가족이 있다는 것, 그리고 새삼 건강의 소중함에 감사했다.  

살아있다는 것에도 감사할 일이지만, 보다 풍성한 감사의 감정을 훈련으로 단련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했다. 매일 '다섯 가지'의 감사 목록을 적고 판에 박힌 일상에 변화를 주거나 매일 보는 것에 일부러 긍정적인 특징을 찾으려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쑥스럽지만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보고 싶다. 

만일 이 책을 읽는 누군가 있다면 적어도 그와 감사 훈련을 하면서 감사의 목록을 교환해 보는건 어떨까도 싶다.

 

원칙6.자신감의 균형을 맞춰라

빌리 할머니의 말씀 "자신감은 중요한 거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 그리고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지"

오래 전의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월급도 받지 못하고 일하다가 결국 8개월동안 실직자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이력서를 내도 오라는 곳이 없고 가고 싶어도 나이에 걸렸다. 결국 자신감을 잃어버렸고 매사 의기소침해졌다.

어느 순간  내 인생 유일의 목표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었고,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연필로 종이에 '자신감을 갖자', '나는 할수 있다', '나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나는 자신감이다' 란 글을 쓰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통렬하게 내 마음과 화학작용을 일으킨 문장은, 바로 목적을 따를 것인가 열정을 따를 것인가 하는 대목이었다.

대부분의 책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거나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라고 부추긴다. 나 역시 그런 책들을 섭렵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바쳤으나 월급도 없이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에 나의 목적이 열정에 지배당한 것이란걸 깨닫았기 때문이다.

 

"정신적 성숙의 본질은 삶의 목적을 따르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지, 열정에 지배당하는 게 아니다" (p242)

"세상의 모든 근심과 문제는 열정이 불타는 동안에는 사라진다. 열정의 영향력 때문이 아니라 열정이 가져오는 행복감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당신은 다른 의무를 회피하거나,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다른 기회들을 방치하게 될 것이다." (p243)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이루는 것들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행복은 자신만 만족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목적을 충실하게 이룰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p244) 

  

옛날엔 난 무척 비관론자였다. 얘기할때마다 부정적인 이야기, 비관적인 결론과 불만을 털어놓기 일쑤였다.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읽으면서 그런 부정의 마음을 긍정으로 돌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시도했다. 죽을때까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긍정적인 태도와 충만한 자신감으로 적극적인 삶의 도전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좋은 글이 가득한 책을 읽더라도 실천이 없다면 눈요기에 불과할 것이다.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던 우선순위가 높은 일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 책은 주옥같은 인용이 주렁주렁 달린 사과나무와 같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제임스 앨런의 <생각하는 그대로>,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 나폴레온 힐의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데일 카네기의 자기계발 시리즈, 클로드 브리스톨의 <신념의 마력>, 맥스웰 몰츠의 <성공의 법칙>, 그리고 톰 피터스!  예전에 한번쯤 보았을 책들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내 서재를 풍요롭게 만들어준 한권의 책, <1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부의 진실> 고맙다! 

부의진실, 마음부자, 팀샌더스, 비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