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신간 소개란에 걸려있는 책 소개를 읽고 이 책을 바로 구입했다.
평소 세브란스에 유난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내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아파서 세브란스 병원의 응급실과 병원 신세를 종종 지기도 했고 세브란스 병원에 근무하는 아내 덕분으로 신관 3층 로비는 아이와 함께 아내와 만나는 약속장소다.
올해 세브란스 병원은 20년만의 첫 장기파업이라는 고통스런 산통을 겪었다. 직원, 환자 모두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나 역시 잊고 지내던 세브란스 병원을 다양한 시각에서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책을 통해서 외국의 도움과 원조로 세워진 시초 병원인 광혜원에서 제중원 그리고 세브란스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병원의 근대사와 세브란스 새병원의 건축 과정, 새로운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 그리고 독특한 인사시스템에 관해 궁금했던 여러가지를 알게 됐다.

세브란스가 누구인가?
세계적 부호 록펠러의 동업자이기도 한 그는 1900년대 초에 이름 모를 동양의 작은 나라를 위해 4만 5천달러를 내놓았고 우여곡절끝에 1904년 세브란스 병원이 지어졌다. 세브란스는 죽었지만 그의 아들 존 세브란스, 딸 프렌티수, 손자 루이스 세브란스에 이르기까지 세브란스 펀드기금이 조성되어 지금까지도 기부가 계속되었다는 점에서 거룩한 나눔의 정신과 이웃사랑을 실천한 세브란스가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 없다. 낯선 땅 조선에서 아픈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닥터 알렌, 닥터 에비슨과 같은 의사들이 있었고 세브란스병원을 1회로 졸업한 김필순, 이태준은 일제의 억압에서 국내, 국외에서 활발하게 의사로서, 독립운동가로서 활동했고 건축 설립에 필요한 거금의 돈을 선뜻 기부한 사업가 세브란스가 있었기에 지금의 세브란스 병원이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 직원을 주인으로 만든 책임경영제
1957년 의과대학과 대학교가 합해지면서 회계는 분리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연세의료원의 인사시스템은 연세대학교 본부나 재단과는 별도로 인사와 재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 의료원장이 모든 결재를 승인하는 중앙집권제에서 1993년 단위 기관장에게 결재 권한과 제한된 인사권을 행사할수 있는 책임경영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말은 즉 전문 경영인이 병원의 경영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행정과 경영 그리고 진료를 동시에 봐야 하는 삼중고를 의미한다고 해야할까?
세브란스의 새병원 건축의 실무 기획을 담당했던 저자의 행정 경험이 있었기에 세브란스의 과거와 현재를 소상히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얼핏 생각하면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에게 진료 이외에도 경영 또는 행정 실무 직책을 수행하게 한다는 사실은 의사를 위한 행정 편의 정책이라고 생각할수 있다면 언어 도단일까?
세브란스를 사랑하는 열정과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최선을 다한다는 소명의식으로 일한다는 의사의 본분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도 일순 공감하지만, 연세의료원의 주인은 오로지 하나님이라는 독특한 조직문화의 강조는 요즘 들어 사회문제가 심각한 이랜드 노사를 떠올리게 하는 건 왜 그럴까? 최근 세브란스의 파업사태가 이랜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은 한손에는 헌신과 봉사를 강조하는 십자가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일부 계층을 위한 권력 편중과 기득권을 강조하기 위한 나눔의 미학을 강조하는 그릇된 모습들이 우울한 영상으로 떠올려진다.

의료산업을 국제화시켜 국부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결과적으로 공감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 문화가 외국에 비해 낯설지만 미국의 유명 대학병원은 기부금 형식으로 자본이 지원되고 있고, 유럽은 의료서비스가 국민의 조세로 운영되는 공공서비스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학병원은 재벌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점이 특징인듯 싶다. 미래 실버 산업을 책임질 의료 서비스 사업에 재벌기업의 직접적, 간접적인 참여는 기업의 시장논리가 우선순위에 있음을 시사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이다.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한 드림으로부터 꿈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세브란스 병원을 낳았다. 
세브란스 병원의 의미는 오늘날 기부와 복음정신을 강조하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증거하는 뚜렷한 계기라고 믿고 싶다.
병원의 세계화는 시류를 이루고 있고 외국인 자본의 유치는 자본적인 관점에서는 대세다. 직장인의 유리지갑에서 빠져나가는 건강보험료로 수지 장사를 벌이는 정부의 각성도 필요하지만, 자본주의 물결에 편승하는 병원의 기업 논리에 마냥 동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세브란스 병원에 가면 눈여겨 보지 않았던 김창열 화백의 천 오백호 짜리 물방울 작품인 <가을>을 감상하고 싶다.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긴 하지만 특별히 눈과 귀를 기울여 보지 못했던 까닭은 이들 작품을 설명하는 도움말이 전시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이런 예술작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었으니 병원의 갤러리에서 감상하는 맛이 특별할 듯 싶다.

어떤 진실의 경계의 안과 밖은 서로 다른 의문을 가진 진실로 가득하다.
오랫동안 의료 현장에서 성실히 의사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의 열망과 의사로서의 삶을 이해하는데 공감이 되었던 반면,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음이 있으면 양이 있어야 할 정당성이 부족하다 여겨진다. 세브란스의 영원성을 소원하는 것보다 만인이 사랑하는 세브란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받은 순간 책 표지에서 남루한 고서의 느낌이 전해져 왔다.
올해처럼 대중 역사 소설이 유난히 빛을 발하는 한해가 없을 만큼, TV에서나 책에서나 사극이 요란스럽다. 최근에 읽은 책들이 모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탓인지 책으로 만나는 고려사에 대해서 다소 흥미진진한 호기심을 느꼈다. 더군다나 역사의 진실, 역사의 실체를 아는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란한 상상력이 무척 부러웠다. 사마천 사기를 읽고 현재의 비즈니스 경영을 접목시킨 <사람에게서 구하라>란 책에서 느꼈듯이, 원문을 직접 읽고 사색의 나락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대단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순암 안정복의 저서 중 고려왕조만을 전문적으로 기술한 책은 전해내려오지 않는다고 한다. 동사강목에서는 고조선에서 고려왕조까지의 역사를 기록했는데 고려사 부분에 새로운 사실을 보완하기 위해 학습한 노트로서 수택본의 가치가 돋보인다고 한다.

이 책은 우연히 발견한 고려사 수택본 한권에서 시작된 역사의 고증 작업과 역사 연구 과정을 고스란히 다루었다.
역사의 일부, 고려에 관해 저술한 역사서라기 보다, 안정복과 그의 저서 동사강목에 기술된 고려사의 연구노트, 고려사 수택본의 역사적 행방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책을 기행하고 연구한 저자의 성과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서두에서 흥미와 재미위주의 대중 역사서에 맛들여진 독자에게 역사학의 진수를 선보이고 싶다는 저자의 의욕은 역사를 고증하는 것에만 깊은 관심을 둔 나머지 이 책을 읽는 대중적인 재미가 현저하게 떨어질 뿐더러, 전문적인 용어와 한자의 어려움이 위압과 위축을 주기에 충분했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압박감이 이 책을 들게 한 것은 사실이나 읽는 재미와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 책이 되고 말았다. 역사학자, 역사를 공부하는 학도에게는 충분한 학습자료가 되기에 충분해 보이나, 역사를 사고하는 힘이 부실한 일반 독자에게 이 책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1장은 이 책을 만들게 된 배경, 수택본의 인연에 대해서 기록하였고 2장은 안정복의 성장 일대기, 3장은 고려사에 관해서 4장과 5장에서는 수택본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고려사>와 안정복의 <동사강목>에 녹아든 수택본의 자료를 증명하는 내용으로 부록을 제외하곤 150 페이지 분량인데, 이 책을 읽으며 수없이 나를 혼동시킨 것은 수택본 고려사와 정인지의 <고려사>를 구별없이 고려사로 통일해서 설명하는 바람에 몇번이고 글을 놓쳐 다시 읽는 고충이 있었다.

조금의 도움이 되지 않은 바는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순암 안정복 선생의 묘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됐고, 동사강목을 기술한 그의 정성이 얼마나 지극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250년이 지난 현재에 순암선생의 사적이 보존되어 있는 중대리 광주 안씨 집성촌을 둘러보면서 우리 전통의 힘찬 기운을 즐겁게 느꼈다는 저자의 느낌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역사자료를 추적하는데 한국사 데이타베이스를 열람하는데 국사편찬위원회 사이트라는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안정복의 일대기와 그의 스승 성호 기념관의 모습을 보았고 편년체와 기전체, 강목체라는 역사 서술방식에 관한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강목체 방식의 동사강목이 기전체 방식의 고려사와의 큰 차이점이 둘다 성리학에 뿌리를 내린 유교사관에 입각한 관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기록한 방법론의 차이에서 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철저한 고증에 입각한 안정복의 동사강목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라 보인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진실인지 구별 할 자신이 없다. 단지 역사학자 카의 '가위와 풀의 역사'란 인용처럼 '사실과 해석'에 충실한 역사연구의 당위성이 성리학과 중국 중심의 우리나라 역사를 이데올로기에 편중됨이 없이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반계 유형원, 성호 이익, 그의 제자 안정복과 역사에 대해 좀더 파고들고 싶은 미련이 남는다.

요즘 들어 여성의 재테크 파워에 촛점을 맞춘 책들이 시류를 이루고 있다.
이 책 역시 골드미스에 도전하는 여성들에게 도전적인 자극을 줄수 있는 화끈한 책이다.
여성이라면 저자의 체험에 공감의 여지가 많을 것이고 굳이 성 분류를 하지 않아도 만인에게 도움이 될만한 성공 전략 서적이다.
이 책의 장점은 재테크 파워에 치중하기보다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 갖춰야 할 비즈니스 역량을 키운 저자 자신의 눈물어린 체험담이 실용지식과 버물려 잘 기록되어 있는 측면이다. 목적도 불분명한 끊임없는 자기계발 서적을 읽느니, 확실히 연봉 1억대에 도전할만한 컨셉을 다룬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연봉 1억이라고 해서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스킬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목적을 성취하고 꿈에 도전하는 적극적인 마인드와 노하우를 하나씩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고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점,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여러가지 일들이 생각나 여러가지 자극을 받고 좋은 영감을 받았다. 

첫번째는 5년후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란 질문인데 저자는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인물들의 전기나 기사를 백명이상 읽었다고 한다. 훌륭하지만 자신의 성격이나 적성, 느낌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한명씩 포기해 나가고 자신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래에 되고 싶은 인물상을 각각의 인물에게서 맞춤식으로 조합했다고 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살릴 좋은 방편이 된다. 빌게이츠가 성공한 배경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의 강점을 따라하기에 있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되겠다란 확고한 신념과 장래 되고 싶은 미래상을 머리속에 입력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때 그때 감정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동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는 이 글과 결부하여 멘토를 찾아 그에게 자문을 구해라 란 글귀가 떠올랐다.
막연히 어떤 사람처럼 무슨 일을 하고 싶다란 생각을 했지만, 존경하는 인물, 닯고 싶은 인물을 찾는 작업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시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경제적 자립에 관한 것으로 돈 공부를 확실해 해야 한다는 측면이다.
돈을 저금하고 저축한 돈으로 능력개발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저금해서 모은 종잣돈으로 위험대비 고수익을 얻을수 있는 투자를 병행하고 자신의 저측 습관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젊을 적에 어렵사리 모은 돈을 자신의 실질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는 측면이다. 
돈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비판하지 말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며 자신에게 일정대비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새삼 중요하게 인식하게 됐다.  

세번째는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키워라
자로 잰듯이 정확하게 분담되는 업무가 없듯이 비즈니스 일선에 있던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쉽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했었다. 글쓰기에서 기승전결을 알고 있으면 순서에 맞게 논리를 부여할 수 있듯이, 프레임워크(framework)를 이용하여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배울수 있다고 한다. MBA 관련 도서에 소개가 되어질법한 프레임워크 - 3C+1C, 4P, 프로세스 등이 간략히 소개되었지만 이들보다도 자문자답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왜? 라는 질문을 3회 이상 던져가며 '그렇다면 어떻게 할건데?' 란 질문을 통해 혼자 필담을 나누는 방식이 제법 그럴듯 하다. 고민이 있으면 머리속에서 겉돌지 말고 자신에게 왜 고민을 하는지,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습관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들여야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네번째는 10분 관리법으로 행동패턴을 체크하라
예전에 몇번 시도해보려고 했던 것인데 하루를 기준으로 자신의 행동량을 체크할 요량으로 한시간 간격으로 무엇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려고 했으나 바쁜 일에 묻혀 하루를 돌아봤을때 얼마나 유익하게 시간을 활용했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때가 많았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나보다 더 지독하다. 한시간이 아니라 10분씩 타임워치로 쪼개어 분석하라니. 내가 볼때 중요한 것은 시간이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집중할수 있는 시간의 분배에 있다고 보여진다. 어느 시간대가 가장 생산적인지, 머리가 잘 돌아가고 업무 효율이 높은지, 혹시 시간을 무의미하게 쓰고 있는건 아닌지, 10분 단위로 일을 마감하듯, 자신의 행동량을 마감하면서 확실하게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방식의 스릴 높은 게임을 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실행하려는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졌다면 왜 늦어졌는지, 그 이유를 철저히 따지게 되고 능력 부족이 원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보완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데 만약 이런 습관을 들인다면 아마 시간의 마스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인터넷 엔지니어에서 비즈니스 경영자로 성공한 저자의 체험에 상당히 많은 부분 공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나 또한 엔지니어이고 비즈니스 경영을 동경하는 처지에서 자신의 역할 모델을 머리속으로 그리며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성공이라는 법칙이 눈에 보이는 듯 싶었다. 업무능력을 막연히 올리겠다는 생각보다 얼마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될 정도로 어떤 업무분야에서의 어떤 스킬을 언제까지 향상시키겠다는 뚜렷한 목표 설정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나도 언젠가 저자처럼 성공담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수 있는 위치에 서 있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