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두께만큼이나 읽기 쉽지만, 그렇지마 가볍지 않은 책을 만나는 기분으로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소개에 일본영화 '워터보이즈'와 연결시키는 대목이 눈에 들어서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워터보이즈와의 공통점이라고는 수영장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고교생들의 성장 이야기라는 것 외에는 없더라구요. 오히려 영화의 약간은 가벼운 이미지와는 달리, 한 번씩 우리들의 10대 시절을 되돌아보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책의 내용이 진행된 것 같았습니다.

 수영부 주장 료운과 그의 친구들 다쿠지, 게이치로, 고스케는 고교 시절의 마지막 수영 대회를 앞두고,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모여서 수영 연습에 열중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개인 종목 외에 네 명이 함께 참여하는 릴레이 경주에 더 힘을 쏟으려 노력합니다. 특히 네 명 모두 라이벌 학교에 이번에는 꼭 이려보리라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수영 대회까지의 연습 과정을 묘사하면서, 이들 개인의 10대로써의 고민들이 하나씩 소개가 됩니다. 여자친구가 불편하기만 하고 성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게이치로, 게이치로의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고민이 시작된 고스케, 그리고 게이치로의 여자친구 후지모리에게 관심을 갖게 된 료운... 이들이 갖는 고민들은 10대라면 한 번쯤은 겪을 법한 내용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서로가 얽혀 쌓여있던 상처들이 한 번에 터지면서 넷이 치고받고 싸우는 사건이 있는데요. 깊게 가슴 속에 새겨두고 있는 것보다 겉으로 상처를 드러냈을 때 상처가 더 빨리 치유가 되지 않게 되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맘 속으로 응원하고 있던 쇼고... 그가 시합에서 완주를 해냈을 때 저도 모르게 맘이 뜨거워진 것 같았습니다. 챙피함과 고통을 이겨내고 드디어 벽을 넘어선 그가 막 박수쳐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답니다.

 시원한 표지처럼 시원한 10대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저의 잊고 있던 예전의 추억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해도 괜찮아'... 제목만 보고는 이별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소설이 연상됐습니다. 책에 관한 정보를 들었을 때는 분명히 여행 수기라고 알고 있었기에 나를 어떤 신세상으로 데려다줄런지 엄청난 기대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부분을 읽으면서 '이거 여행 수기가 맞는 거야?'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 리비 사우스웰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만이 쭉 이어지고 있어, 약간은 실망스런 맘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보자는 맘으로 읽어내려갔습니다.

 

 책의 후반부를 읽어가면서야 왜 전반부의 그녀의 사랑과 사랑하는 사람에 관한 얘기들을 기술했는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행복했고 설레였던 사랑의 기억이 그 사람을 잃고난 후에 그녀에게 얼만큼 상처가 됐는지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줄거리는 리비가 저스틴이라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을 키워가는 중에 모험을 좋아하던 저스틴이 산악 사고를 당하고, 사고 당한 후 얼마 후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슬픔의 무게에 힘겨워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던 중에, 그녀의 소중한 친구들도 연이어 그녀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고통과 슬픔의 치유를 위해 그녀는 고향 호주를 떠나 여행을 시작합니다. 스리랑카, 인도, 네팔, 티벳, 프랑스, 그리고 다시 스리랑카를 돌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새로운 경험들을 하며 저스틴과 그녀의 슬픔을 잊으려 노력합니다. 스리랑카에 정착하려 할 때, 스리랑카가 쓰나미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자 조프리와 함께 스리랑카를 위한 모금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리비는 여자가 보기에도 에너지 넘치고, 용감하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그녀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리비가 슬픈 경험을 많이 겪었지만, 그녀의 성격과 가치관은 많이 부러웠습니다. 저는 그녀만큼의 용기도 에너지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여행기였다고 생각됩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으니까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권해주면, 앞으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모험을 좋아하시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으시는 분들이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제게 출판사의 얘기를 소재로 다룬다는 사실에 처음부터 막연한 호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만화책인 듯한 느낌을 주는 멋진 일러스트 표지에 맘이 빼앗겨버려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랜트북스 퇴사 후원회...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보면서, 주인공이 그랜트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쫒겨나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회사를 상대로 싸워가는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저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습니다.

 

 출판사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클레어. 자신의 상사인 잭슨 선생님의 가르침과 도움 아래 출판일에 조금씩 능력을 발휘하고, 주변의 동료들과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나름 만족하는 인생을 살고 있었던 그녀의 인생이 확 바뀌게 되는 사건이 바로 대학 시절 짝사랑의 상대였던 렌달을 만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렌달은 화려한 외모에 든든한 집안 배경, 그리고 일에서도 성공한 그야말로 100% 진짜 킹카였기 때문에 그와 만나는 순간부터 클레어는 그에게 맘을 뺏겨 버렸답니다. 그리고 렌달의 소개로 아주 좋은 조건 하에 비비안의 회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의 모든 만류에도,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고, 제시한 조건조차 뿌리치기 힘들었기 때문에 1년만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그랜트북스에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렌달과의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면서 회사에서 그녀는 비비안의 지독한 실체와 마주하며, 하루하루 힘든 직장 생활을 버텨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잭슨 선생님의 조카인 루크와의 만남으로, 클레어에게 고민이 시작됩니다. 비비안의 온갖 괴롬힘과 질타에 정신없이 일을 해가며, 렌달과의 결혼 준비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드디어 결혼식 날 자신의 마음이 루크를 향해 있다는 것을 알고 과감히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 후 비비안의 회사도 그만두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은 그랜트북스 퇴사 후원회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 부분의 에필로르에만 등장합니다. 책의 내용과 연결해서 생각한다면, 제목이 썩 어울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래서 그 뒷 얘기가 나중에 또 책으로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에서 손을 뗐습니다. 클레어의 퇴직 후의 얘기와 비비안의 고생담 같은 것이 속편으로 다시 출판되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큰 감동을 주거나, 배울 점이 있거나 그런 류의 책은 아니지만, 시간이 날 때 부담없이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특히 출판일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고,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많을텐데, 이 책을 읽어가며 궁금증들을 조금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클레어와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상적인 남자인 렌달과의 결혼도 물론 포기하지 못 했을 것이고, 아주 지독한 상사인 비비안 같은 사람 아래에서 1년간이나 버텨내지 못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의 용기와 인내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저의 서평을 마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