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따뜻한 느낌의 노란색 실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 책의 표지... 마치 여성 잡지 혹은 뜨개질 패턴을 소개하는 실용 도서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느낌의 표지가 소설의 표지로 쓰였다는 사실에 신선함을 느끼고,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게 될지 흥미를 갖게 해주었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 같은 금요일이라는 요일의 이미지가 주는 긴장감이 없는 편안한 느낌과 뜨개질이라는 정적이지만 안정되고 정돈된 듯한 느낌이 잘 어울리는 제목 또한 책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었습니다.

 

 또 나이가 들어서 귀차니즘 때문에 완전히 손을 놔버린 뜨개질에 대한 옛 추억을 다시 꺼내어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소설치고는 얇지 않은 책의 분량이 첫 장을 열고 읽기 시작하는 저에게 부담이 되었지만,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저는 어느새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30대 후반의 미혼모인 조지아... 그녀는 사랑했던 사람에게 버림을 받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 다코타를 홀로 키우며 '워커 모녀 수예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와 다코타에게 따뜻함과 든든함으로 기댈 수 있는 큰 언덕같은 존재인 애니타. 니트 디자이너 되는 것이 꿈인 아르바이트생인 페리도 조지아에게는 가족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들 뿐 아니라 금요일의 뜨개질 클럽의 멤버들로, 뜨개질에는 관심 없지만 다른 목적으로 참여하는 대학원생 다윈, 40대 미혼 여성이며 프로듀서인 루시,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인 K.C., 부유하지만 자신의 삶의 만족하지 못하는 과거에 조지아를 배신했던 고교 친구 캣 등도 등장하여 이 클럽의 풍성한 이야기 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이 금요일밤의 뜨개질 클럽은 '뜨개질'이라는 목적 아래 모였지만, 뜨개질보다는 서로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고민들을 나누며 사람 사이의 정을 나누고 그들에게서 새로운 힘을 얻는 것이 더 큰 목적인 듯이 보였습니다. 따뜻한 차와 쿠키, 서로의 이야기 거리들이 그녀들이 하고 있는 뜨개질에 더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클럽의 멤버들인 평범하고 순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이야기 거리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들이 그리워서 모이는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마음껏 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과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맘 편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그녀들에 대한 부러움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책상 서랍 한쪽에 넣어두고 몇 년째 꺼내보지 않았던 뜨개실과 대바늘을 꺼내 오랜만에 뜨개질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쁜 생활에 지쳐 힘이 빠질 때 다시 꺼내 읽는다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저희 어머니께 먼저 권해 보려고 합니다. 책의 두께에 놀라시겠지만, 어느새 어머니도 저처럼 금요일 뜨개질 클럽 멤버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케팅은 기업의 상품을 최대한 판매하여 최대의 이윤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대학 때 전공과는 전혀 무관했지만, 마케팅 쪽의 이론이나 방법들에 흥미를 가져서 관련된 수업을 들었었다.

 경영, 경제 쪽의 이론들은 무조건 어렵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접하게 되었는데, 주변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예들과 함께 이론들을 정리하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연애론과 마케팅 이론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식의 책이라기에 '도대체 어떻게 너무나 동 떨어진 둘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머리를 스쳤다.

 그리고 연애 소설의 재미도 놓치고, 마케팅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실용서로서의 역할도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우려와는 달리 같은 회사의 디자이너 '유사랑'의 사랑을 얻기 위한 주인공인 소심남 '나도전'의 사랑 얻기 프로젝트는 절묘하게 마케팅 이론들을 적용시켜가며 독자들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경영관련 도서에서 보던 마케팅의 다양한 개념들이 어떻게 남,녀 사이의 연애 문제에 이렇게 훌륭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마케팅을 일상 생활과 관련 없는 전문가들만의 문제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케팅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책이 될 것이라느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도 우리가 흔히 어렵게 생각하는 경제, 경영, 철학, 역사 등의 관한 책들을 이렇게 가벼운 형식의 글로 풀어 쓴 책들이 많이 등장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전체가 120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었습니다.

 주로 시집이나  에세이가 이 정도 분량으로 이뤄진 것들을 많이 봐왔는데, 단편 소설 두 개로 이뤄진 이 책은 하루만에 출퇴근 길에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의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가늠을 못하고, 그냥 '회화풍의 그림을 쓰고 싶어서 이런 분위기로 그렸나보네!'라는 생각만을 했습니다.

 나중에 책을 읽으면서 이 그림이 '흰기러기'라는 책 속의 한 가지 이야기의 주인공을 묘사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로운 듯 혼자 있는 주인공을 그려놓은 이 표지를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보니 그 쓸쓸함과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약간 맘이 짠했습니다.

 

 이 책은 '흰기러기'와 '작은 기적'이라는 두 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단편집들이 대부분 여러 편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다르게, 이 책은 짧은 각각의 이야기 두 편만으로 이루어져 읽기 전에는 시시하고 별 감흥을 못느끼게 될 것이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흰기러기'와 '작은 기적' 이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시대적 배경이 현재의 시점과는 차이가 있는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이야기를 읽으며 느끼는 감동이나 교훈은 시간적인 배경과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약하고 외로운 존재로 묘사되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사랑을 모두 동물들에게 쏟으며, 동물들과 함께 우정 이상의 뜨거운 감정을 나누는 것 같았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두 주인공들이 혼자가 되었을 때의 삶을 머리 속으로 예상해보며, 그런 외로운 존재가 되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며 읽었습니다.

 

 제목도, 표지도 세련된 현대적인 매력은 없지만, 그 이야기는 현대 소설들에서 느끼기 힘든 묵직한 그 무엇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의 분량이 더욱 책 속 이야기에 빠지게 해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불만으로 가득차 있을 때 읽어보기에 딱 알맞은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