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적인 매력, 존 웨인과 서부영화

 

 

 

 

황량한 벌판에 서있는 두 남자,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한 발씩 걸어 나가고 긴장감이 쓰윽 흐른다. 먼저 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싸움. 서부극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드넓은 벌판에서 말을 달리는 모습이나 서로 총구를 겨누는 이런 장면일 것이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려 가끔씩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게 전부이지만, 서부영화가 한 시대를 풍미했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서부영화는 개척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총잡이와 주변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의 한 장르이다. 미국 영화사 초창기에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우리나라에서도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서부극 붐이 일면서 안방극장에서 빼놓지 않고 서부극을 방영하곤 했다.

 

 

미국의 상징, 서부영화

 

서부 영화는 미국의 서부 지역, 특히 19세기 후반 서부 지역의 역사나 전설적 이야기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더 창조적으로 미국 문화의 역사를 구체화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이미지를 형성하였다. 서부 영화에서 보이는 광활하고 야생적인 풍경은 바로 그곳 주민들의 독립심과 잠재력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개인주의에 입각해 원주민과 무법자들과 싸우고, 타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그들 자신의 존엄과 독립심을 다져주는 개인 윤리의 규범을 창조한다. 서부 영화는 컨벤션(독립심 강한 영웅, 검은 복장의 무법자, 매력적인 여교사와 같은 인물 유형, 추격전이나 총격전 따위의 구성 요소들, 술집이나 광활한 경관 같은 배경 따위의 관습적 규범)을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변주하여 거의 1백 년 동안 세계의 영화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마초(macho)의 대명사 존 웨인

 

서부영화의 대부이자 한 세대를 아우르는 모든 남성의 전형인 존 웨인(John Wayne, 1907~1979). 그를 빼놓고 이시대의 남성상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존 웨인은 미국의 영화배우로, <역마차>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보수적인 미국의 정재계인사들에게 환영받는 영화배우가 되었다. 존 웨인은 서부영화의 거장 존 포드와 함께 <수색자>, <역마차>, <기병대> 등등 수많은 서부영화를 남긴다. 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아메리카니즘은 이 나라엔 찬미할 만한 정의롭고 위대한 영웅이 필요하다는 존 포드식의 영웅주의 신념이었다. 이 이데올로기에 일종의 버팀목으로 작용한 것이 길들여지길 거부하고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사내다움을 칭송하는 마초 기질이었다. 현재까지도 미국인들의 심성의 저류를 관통하는 진정한 미국의 영웅 웨인은 철저한 ‘엉클 샘’이었다.  

 

존 웨인이 가지는 이미지는 언제나 정의로운 과묵하고 용감한, 그렇기 때문에 이웃의 이해나 도움을 구할 수 없는 고독한 서부 사나이이다. 그는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회복하는‘총을 든 성인(聖人)’이자, 그 임무를 수행하고는 스스럼없이 황야를 향해 떠나는 자연인(권력을 얻으려는 의지없이)으로 돌아가 다시 일상의 평온함에 젖어드는 그런 인물상을 끊임없이 재생해내고 있다. 미국인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J.F.케네디의 말을 인용해보자. "힘 있는 자가 정의로워서 힘없는 자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의 환상. 그리고 그 정의로운 힘 있는 자가 바로 미국이라는 이미지 조작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

 

 

존 웨인과 그의 영화에 드러난 남성상

 

 

그의 대표적 영화 <수색자>에서 그는 헐리우드 식으로 이상화된 서부 개척지 세계 안에서 예외적인 남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남김없이 드러내 보인다. <수색자>는 전직 보안관 이든 폴리(존 웨인 분)가 가족들을 살해한 인디언들에게 복수하고, 인디언에게 유괴를 당한 조카 데비(나탈리 우드)를 찾기 위해 인디언의 흔적을 찾아 맹렬히 추격하는 영화이다. <역마차>로 대표되는 이전의 그가 출현한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을 많이 받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서구의 남성상을 엿볼 수 있다.

 

보통 서부 영화에서 남자는 눈물에 젖은 여자를 남겨둔 채, 단 한 번의 눈길만 덜질 뿐이다. 영화 속에서 예쁘고 참을성 있는 약혼자로 나오는 로리가 말하듯이, 이 세계의 아내들이란 “떠났다 돌아오는 남자들의 더러운 옷을 세탁하는 데 인생을 보내는” 존재다. 더구나 남자를 기다리던 그녀들은 바깥의 상황이 심각해지면, 집안으로 난폭하게 밀쳐 넣어지기까지 한다. 여기엔 격식도 없고 애정도 없다. 오직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존 웨인은 두 어깨에 세상의 불행을 짊어진 채 모든 비극을 견뎌낸다. 심한 정신적 충격도 참아내며, 무엇보다도 그에 대해 결코 입을 열지 않는다. 기분이 우울하다는 것은 곧 나약함을 의미하는 것! 이를 절대로 드러내 보여선 안 된다. 즉, 서부영화에 드러난 남성상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 즉 남성우월주의의 시대, 남녀 차별의 시대에 배속된 자들이다. 남자들은 언제나 결연하고 의지가 강한 수색자들이며, 여자들은 언제나 기다리거나 안으로 숨어야하는 존재들이다.

 

영화 <수색자>의 한 장면, 여자들은 언제나 기다리거나 안으로 숨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종류의 인물은 단지 몇몇 남성의 정체성에나 개인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칠 뿐이다. 서부영화의 맥이 끊긴 이유도 이러한 남성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존 웨인을 최고의 남성으로 꼽고 서부영화를 추억하는 이유는 지금은 사라진 마초적인 남성이 그리워서 일까?

 

 

 

존 웨인을 넘어선 이 시대의 새로운 남성상이 궁금하다면

 

 

21세기 남성들에 관한 인류학적 스케치

Mr. 남성의 재탄생

 

<Mr. 남성의 재탄생 바로가기>

 

 

참고자료 - Mr. 남성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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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 서부영화, 마초, 수색자, 문학·책

 

마초적인 매력, 존 웨인과 서부영화

 

 

 

 

황량한 벌판에 서있는 두 남자,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한 발씩 걸어 나가고 긴장감이 쓰윽 흐른다. 먼저 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싸움. 서부극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드넓은 벌판에서 말을 달리는 모습이나 서로 총구를 겨누는 이런 장면일 것이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려 가끔씩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게 전부이지만, 서부영화가 한 시대를 풍미했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서부영화는 개척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총잡이와 주변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의 한 장르이다. 미국 영화사 초창기에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우리나라에서도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서부극 붐이 일면서 안방극장에서 빼놓지 않고 서부극을 방영하곤 했다.

 

 

미국의 상징, 서부영화

 

서부 영화는 미국의 서부 지역, 특히 19세기 후반 서부 지역의 역사나 전설적 이야기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더 창조적으로 미국 문화의 역사를 구체화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이미지를 형성하였다. 서부 영화에서 보이는 광활하고 야생적인 풍경은 바로 그곳 주민들의 독립심과 잠재력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개인주의에 입각해 원주민과 무법자들과 싸우고, 타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그들 자신의 존엄과 독립심을 다져주는 개인 윤리의 규범을 창조한다. 서부 영화는 컨벤션(독립심 강한 영웅, 검은 복장의 무법자, 매력적인 여교사와 같은 인물 유형, 추격전이나 총격전 따위의 구성 요소들, 술집이나 광활한 경관 같은 배경 따위의 관습적 규범)을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변주하여 거의 1백 년 동안 세계의 영화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마초(macho)의 대명사 존 웨인

 

서부영화의 대부이자 한 세대를 아우르는 모든 남성의 전형인 존 웨인(John Wayne, 1907~1979). 그를 빼놓고 이시대의 남성상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존 웨인은 미국의 영화배우로, <역마차>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보수적인 미국의 정재계인사들에게 환영받는 영화배우가 되었다. 존 웨인은 서부영화의 거장 존 포드와 함께 <수색자>, <역마차>, <기병대> 등등 수많은 서부영화를 남긴다. 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아메리카니즘은 이 나라엔 찬미할 만한 정의롭고 위대한 영웅이 필요하다는 존 포드식의 영웅주의 신념이었다. 이 이데올로기에 일종의 버팀목으로 작용한 것이 길들여지길 거부하고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사내다움을 칭송하는 마초 기질이었다. 현재까지도 미국인들의 심성의 저류를 관통하는 진정한 미국의 영웅 웨인은 철저한 ‘엉클 샘’이었다.  

 

존 웨인이 가지는 이미지는 언제나 정의로운 과묵하고 용감한, 그렇기 때문에 이웃의 이해나 도움을 구할 수 없는 고독한 서부 사나이이다. 그는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회복하는‘총을 든 성인(聖人)’이자, 그 임무를 수행하고는 스스럼없이 황야를 향해 떠나는 자연인(권력을 얻으려는 의지없이)으로 돌아가 다시 일상의 평온함에 젖어드는 그런 인물상을 끊임없이 재생해내고 있다. 미국인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J.F.케네디의 말을 인용해보자. "힘 있는 자가 정의로워서 힘없는 자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의 환상. 그리고 그 정의로운 힘 있는 자가 바로 미국이라는 이미지 조작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

 

 

존 웨인과 그의 영화에 드러난 남성상

 

 

그의 대표적 영화 <수색자>에서 그는 헐리우드 식으로 이상화된 서부 개척지 세계 안에서 예외적인 남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남김없이 드러내 보인다. <수색자>는 전직 보안관 이든 폴리(존 웨인 분)가 가족들을 살해한 인디언들에게 복수하고, 인디언에게 유괴를 당한 조카 데비(나탈리 우드)를 찾기 위해 인디언의 흔적을 찾아 맹렬히 추격하는 영화이다. <역마차>로 대표되는 이전의 그가 출현한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을 많이 받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서구의 남성상을 엿볼 수 있다.

 

보통 서부 영화에서 남자는 눈물에 젖은 여자를 남겨둔 채, 단 한 번의 눈길만 덜질 뿐이다. 영화 속에서 예쁘고 참을성 있는 약혼자로 나오는 로리가 말하듯이, 이 세계의 아내들이란 “떠났다 돌아오는 남자들의 더러운 옷을 세탁하는 데 인생을 보내는” 존재다. 더구나 남자를 기다리던 그녀들은 바깥의 상황이 심각해지면, 집안으로 난폭하게 밀쳐 넣어지기까지 한다. 여기엔 격식도 없고 애정도 없다. 오직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존 웨인은 두 어깨에 세상의 불행을 짊어진 채 모든 비극을 견뎌낸다. 심한 정신적 충격도 참아내며, 무엇보다도 그에 대해 결코 입을 열지 않는다. 기분이 우울하다는 것은 곧 나약함을 의미하는 것! 이를 절대로 드러내 보여선 안 된다. 즉, 서부영화에 드러난 남성상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 즉 남성우월주의의 시대, 남녀 차별의 시대에 배속된 자들이다. 남자들은 언제나 결연하고 의지가 강한 수색자들이며, 여자들은 언제나 기다리거나 안으로 숨어야하는 존재들이다.

 

영화 <수색자>의 한 장면, 여자들은 언제나 기다리거나 안으로 숨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종류의 인물은 단지 몇몇 남성의 정체성에나 개인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칠 뿐이다. 서부영화의 맥이 끊긴 이유도 이러한 남성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존 웨인을 최고의 남성으로 꼽고 서부영화를 추억하는 이유는 지금은 사라진 마초적인 남성이 그리워서 일까?

 

 

 

존 웨인을 넘어선 이 시대의 새로운 남성상이 궁금하다면

 

 

21세기 남성들에 관한 인류학적 스케치

Mr. 남성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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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 서부영화, 마초, 수색자, 문학·책

생물학적 남성의 장 :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차이

 

 

 

“유성 생식을 하는 다른 모든 종처럼, 인간도 불가역적으로 수컷과 암컷으로 나뉘어져 있다.”(브라이언 사이크스, 『아담의 저주』) 인간의 정체성은 언제나 이 규정으로부터 출발하며, 그것은 지속된다. 크고 작은 키 혹은 친절함이나 잔인성 등에 앞서, ‘그’ 또는 ‘그녀’로 우선 파악되는 것이다. 인간의 성과 성별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모든 기술에 앞서는 것이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태의 거의 모든 측면을 고정시켜버리는 요소다. 성격, 말투, 체격 등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기준은 다양하다. 그 중 양성의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 몸에 퍼지는 호르몬의 비밀

 

 

사람의 생명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 시작된다. 수억 개의 정자 중 난자와 만나는 정자는 단 한 개다. Y염색체를 갖고 있는 정자가 난자와 만나면 남성이 되고, X염색체를 갖고 있는 정자가 난자와 만나면 여성이 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난 다음 9주까지는 생김새를 보고 성별을 구별할 수 없지만, 9주가 지난 후에는 외부생식기관을 보고 성별을 구별할 수 있다. 9주가 지나면 남성에게는 음경, 여성에게는 음핵과 같은 생식기관이 발달한다.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는 생식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생식기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은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 남성이 힘이 세지고, 지방층보다 근육이 발달하는 등의 남성적인 변화를 촉진시킨다. 한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근육을 생성하지 않고 지방을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근육이 덜 발달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힘이 약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뇌 구조의 차이에 따라 남녀의 생물학적 특성이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몸속을 흐르는 호르몬의 메커니즘이 아주 다르고, 서로 다른 이 호르몬의 메커니즘은 자궁 속에서부터 남자와 여자의 뇌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발달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 뇌와 여자 뇌는 동일한 환경,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도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그 쪽이 더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뇌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행동방식도 남녀 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왜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세지? 

 

그렇다면 여성은 운동을 많이 해도 근육이 잘 발달하지 않을까? 을지의대 김찬(생리학 전공) 교수는 “강건한 여성 운동선수는 선천적으로 보다 강하겠지만, 아무리 운동을 해도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같은 근육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근육이 남성처럼 부풀지 않을 뿐 힘은 세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성의 체력이 남성에 비해 유리한 점도 있다. 근육 대신 생성된 체지방은 여성이 살아가는데 이로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체지방은 열전도율을 낮춰 몸 안의 열이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추위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가 비슷한 체격조건을 갖고 있을 경우 체지방이 많은 여성이 추위를 덜 타게 된다.”고 설명했다.

 

 

 

왜 여자가 남자보다 쉽게 취할까?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는 술자리에서도 자주 드러난다. 여성은 같은 몸무게라도,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한 남성에 비해 더 쉽게 취한다. 그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체액이 적고 체지방이 많지만 알코올은 지방에서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체중은 혈관을 통해 알코올의 분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일수록 알코올을 분해할 여지가 적다.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신체가 작기 때문에 알코올에 뇌에 도달할 때까지 덜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여성은 위에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탈수소효소를 적게 갖고 있어 남성과 같은 몸무게에서 같은 양의 술을 섭취하더라도 남성에 비해 30% 이상의 알코올을 혈액에서 흡수하게 된다. 즉, 여성에게 1잔의 술은 남성에게 2잔의 술과 같은 영향을 받는다.

 

 

수컷의 숙명, 암컷을 유혹하라

 

 

앞에서 남녀의 신체적인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남녀 사이에 가장 큰 차이는 분명 여자는 임신을 하고 남자는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유전학적으로 남성들은 수많은 후손을 갖기 위하여 혹은 자손의 유전자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게놈을 영속시키려는 절대적인 필요성 안에 여성을 유혹하려는 본성을 가진다.

이는 자연 선택을 넘어서는 진화의 원동력인 성 선택(sexual selection)과 관련이 있다. 생물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개체 각각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손의 번식이다. 그런데 사람이나 공작처럼 유성생식을 하고, 암컷이 새끼를 낳는 종들의 수컷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 하나는 ‘생존하라’는 것. 두 번째는 ‘자신의 유전자를 암컷이 받아들이게 하라’는 것이다.

 

이상으로 살펴본 것과 같이 생물학적으로 남녀 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개인의 차이와 같이 남성과 여성의 차이도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차이보다는 살아가면서 생기는 차이가 크다. 앞서 말한 뇌구조의 차이 역시 출생 시에 생성된 신경회로 결합의 단 10퍼센트만이 성장 후에도 존속할 뿐이다. 나머지 90퍼센트는 가족과 문화의 영향에 따라 유년기로부터 점차적으로 구성되어 간다. 따라서 뇌는 유연하며, 체험에 따라서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간 행동의 모든 것이 유전자 프로그래밍과 아주 어린 나이부터 습득된 습관 사이의 미묘한 혼합에서 나온다고 할지라도, 남녀 사이에서 관찰되는 성격적 차이는 결국 물질적이기보다는 지적이고, 생물학적이기보다는 사회적이며, 선천적이기보다는 습득된 것이다. 따라서 변화하는 ‘남성’이나 ‘여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차이보다는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1세기 남성들에 관한 인류학적 스케치

 

Mr. 남성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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