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자유로운 남성성을 찾아

『Mr. 남성의 재탄생』의 저자 폴 아케르만은 여성성과 게이(gay, 남녀 동성애자(同性愛者)를 긍정적으로 일컫는 말로, 주로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한다)가 현재의 남성성을 만드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단지 ‘자신의 남성성’을 살고 싶어 하는 이 시대의 남성들은 자유롭게 한 명의 남성이 되고 싶어 하며, 평화로워지고 진정되었다. 또한 그 책임을 받아들인 남성다움을 자유롭게 보여주고, 자유로이 경험하고 싶어 한다. 마초다운 모습을 버리고 여성화된 남성들. 우월한 남자의 이미지를 버리고 자기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 남성들. 그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이들이 있다.

커밍아웃 [ coming out ]

커밍아웃(coming out)은 동성애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영어 ‘come out of closet’에서 유래한 말로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사회 소외 계층이었던 동성애자들이 더 이상 벽장 속에 숨어 있지 않고 밝은 세상으로 나와 사회 활동을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회적으로 많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커밍아웃을 하는 정치인들도 나오고 있다. 파리시장 베르트랑 들라노에와 베를린 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동성애자임을 밝히고도 당당하게 당선된 유럽의 대표적인 두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파리시장, 베르트랑 들라노에

베르트랑 들라노에(50)는 공개적으로 동성연애자임을 선언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1999년 한 TV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연애자임을 인정한후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 등 사회당 의원들의 지지와 격려, 지식인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오히려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해 3월 비교적 손쉽게 사회당 파리시장후보로 지명된 들라노에는 각종 여론조사마다 50% 안팎의 지지를 얻었다.

베를린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시장은 2001년 베를린 시장 선거 직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음에도 지난해까지 3선에 성공했다. 츠반치거 회장은 "보베라이트 시장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는 수 년 전에 비해 (동성애자에 대해) 많이 관대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즈비언 정치인, 최현숙

지난 2009 총선에 대한민국에서도 해외토픽 뉴스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치 일번지라 불리는 종로에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했던 것이다. 결과는 낙선이었지만 그의 등장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충분했다. 이제 대한민국도 동성애자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커밍아웃 정치인’ 최현숙 씨는 “많은 성 소수자들이 직장 내에서 당당하게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전환자 같은 성 소수자들을 노동 현장에서 이성애자들과 똑같이 대우하는 ‘퀴어한 노동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2009.6.14

연예인 홍석천

우리에게 커밍아웃 한 사람으로 가장 익숙한 사람은 연예인 홍석천일 것이다. ’대한민국 1호 커밍아웃 연예인’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시선에 힘겨워 몇 번이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힘들 때마다 한강 다리를 찾았고 가족들은 매번 그를 붙잡았다. 커밍아웃 당시에는 이렇게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이제는 톱스타들도 그의 친구를 자처할 만큼 탄탄한 인맥을 자랑한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이제는 누나가 이혼하자 조카들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매일경제> 2011.1.11

커밍아웃을 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만, 곳곳에서 커밍아웃을 한 정치인들이 당선되는 것을 보면 성소수자들에게도 희망이 있어 보인다. 동성애가 윤리적으로 옳은가, 아닌가를 떠나서 남성용 화장품을 사용하고 보석으로 치장하는 도래하는 남성성이 메트로(metro)나 게이(gay)의 영향을 받아 여성화 되었다는 폴 아케르만(『Mr. 남성의 재탄생』의 저자)의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마초에서 베타남으로

남성패션에서 유니섹스룩으로

남성들의 변화가 궁금하다면

21세기 남성들에 관한 인류학적 스케치

Mr. 남성의 재탄생

 <Mr. 남성의 재탄생 바로가기>

참고자료

책 - Mr. 남성의 재탄생

[모든 글, 이미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 무단도용 절대 금지]

by. PuD

변화하는 남성들 :

패션의 ‘성(性)’이 무너진다

작년 한 콘서트 현장에서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치마패션’을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블랙 팬츠위에 블랙 주름치마를 매치해 패셔니스타 다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지드래곤, 장근석, 노홍철 등등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들을 보면 남성과 여성 스타일의 벽이 허물어진 유니섹스(Unisex) 패션을 찾아볼 수 있다. 유니섹스 룩은 퍼머한 머리, 예쁜 머플러까지 두른 원색의 재키트, 히프를 부풀리고 다리통은 좁게만든 패셔너블한 바지 등으로 80년대를 강타한 패션이다. 남자니까 또는 여자니까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성 분리적인 고정사고가 깨지고 남녀 구별 없이 입고 싶은 대로 입는 유니모드가 등장한 것이다. 매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등등 변화하는 남성상에 따라 변화하는 남성들의 패션. 이제 여성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패션 아이템들이 남성들을 맞이하고 있다.

패션과 보온을 한꺼번에, 남성용 어그부츠 

올 겨울 남성 패션을 강타한 아이템은 바로 남성용 어그부츠이다. 남성들이라고 발이 시리지 않을 리 없다. 그동안 뾰족한 대책이 없던 남성들은 기껏해야 양말 두 켤레를 겹쳐 신거나 두꺼운 등산·축구 양말을 신는 게 추위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겨냥한 남성용 ‘어그부츠’가 나오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남성도 어그부츠, ‘어그로퍼(단화)’를 신고 당당하게 집 밖을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양털이 내피로 되어 있는 어그부츠는 본래 남자들을 위한 투박한 신발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둥근 라인이 귀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성들이 겨울 패션 아이템으로 독점하면서 점점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었다.

양털 부츠는 보통 종아리를 덮는 중간 길이가 가장 기본인데, 할리우드 남자 스타들에게 일반적인 이 스타일이 대한민국 30~40대 직장 남성들에겐 사실 부담스러운 아이템. 그래서 국내서 출시되는 남성용 양털 부츠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앵클 슈즈 형태에 겉에서 보았을 때에는 일반 부츠처럼 보이는 게 많다. 방송에서도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신고나옴으로써 올 겨울 핫 아이템임을 증명하고 있다. 워커를 신는 것과 비슷하게 신는다면 남성스럽고 멋진 어그부츠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Man +Leggings = 매깅스?!

스키니진에 이어 남성복에도 ‘레깅스’가 유행이다. ‘맨(Man)'과 ‘레깅스(Leggings)’가 합쳐진 ‘매깅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레깅스는 겨울철 살을 에는 추위를 막아주는 데 어그 부츠만큼 탁월하다. 이로써 ‘보온’과 ‘트렌드’ 두 마리 토끼를 잡고픈 남성들에게 딱인 아이템이다. 기존의 남성 레깅스는 바지 안에 입는 내복 대용이었지만 최근엔 레깅스 위에 반바지를 입어 밖에서 보이게 하는 코디법도 유행이다. 서울 명동이나 대학가 등에선 레깅스가 보이는 차림을 한 남성들을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남성용 레깅스의 디자인도 다양하다. 남성용 레깅스를 취급하는 쇼핑몰에서는 회색이나 검은색 등 무채색 일변도의 레깅스뿐만 아니라 호피무늬, 가로줄무늬, 청바지무늬 등 여성용 레깅스 못지않은 디자인의 남성 레깅스를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남자도 킬힐! 남성용 하이힐

이제는 키높이 깔창이 아닌 하이힐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중 한명인 마크제이콥스 역시 런웨이 마지막에 등장할 때 하이힐이나 치마를 입는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인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드레곤과 장근석 같은 패셔니스타가 공식석상에서 남성용 하이힐을 착용했을 정도. 게다가 이미 키높이 깔창과 같은 아이디어 상품이 나올 만큼 남성들이 키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성용 하이힐은 무조건 거부 반응을 나타내기 보다는 반가워해야 할 일이다.

남성용 하이힐은 굽이 높아도 여성들이 주로 착용하는 하이힐과 다르다. 뾰족한 앞코와 얇은 굽보다는 큰 발 사이즈의 남성이 착용해도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신을 수 있는 부츠형 통 굽이 주를 이룬다. 또한 정면에서 봤을 때 하이힐이 아닌 앵클 부츠를 착용한 듯한 느낌으로 스타일리시함까지 갖춰 이미 내로라하는 패션피플 몇 명은 남성용 하이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이미 런웨이에서는 지난 겨울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케이프가 남성을 위한 스타일로 선보여지고 있으니 주목해보자.

마초에서 베타남으로

남성패션에서 유니섹스룩으로 넘어간

남성들의 변화가 궁금하다면

21세기 남성들에 관한 인류학적 스케치

Mr. 남성의 재탄생

<Mr. 남성의 재탄생 바로가기>

참고자료

책 - Mr. 남성의 재탄생

[모든 글, 이미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 무단도용 절대 금지] 

by. P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