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역사를 노래하다

 

 

 

 

유배지에서 부른 ‘역사의 노래’

 

《영남악부嶺南樂府》는 순조 연간을 대표하는 시인인 낙하생洛下生 이학규李學逵(1770-1835)가 신유박해를 당해 경상도 김해 지방에서 24년 간 유배자의 몸으로 적거謫居하면서, 신라로부터 고려 말까지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유적들을 ‘악부樂府’ 체의 시로써 표현한 시문집이다.

 

 

 

  악부란 한시 형식의 하나. 과거의 우리나라 역사 또는 풍속을 묘사한 시와 

  민요풍의 노래, 시조·민요의 한역가인 소악부, 지방의 풍물·민속을 기사

  (기록하여씀)한 죽지사(竹枝詞), 의고악부(擬古樂府) 등을 총칭한다.

 

 

 

 

 

 

 

   김홍도의 벼타작

    

 

조선조 비판적 지식인의 현실 체감과

적극적인 문학 의식의 한 표명

 

이 시집에는 주로 신라와 고려 때의 인물과 사적에 관한 이야기들이 시와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그 수효는 신라 유리왕 때의 <계금합啓金盒(금합을 열어보다)>으로부터 고려말․조선초의 <만어석萬魚石>에 이르기까지 모두 68수에 이른다. 요컨대 궁벽한 유배지에서 ‘유가적 비판의식’을 지닌 시인이 국토의 옛 역사와 인물들을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다.

 

 

 

 

‘사실’을 보는 눈, 객관적이며 적극적인 취재

 

이학규는《영남악부》를 지을 때, 자잘한 이야기들을 찾아 풀고 주위에서 본 바에 증험하되, 고증을 통한 사실적 기록이 아니면 취재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였다. 그는 실제로《삼국사기三國史記》《삼국유사三國遺事》《고려사高麗史》《금관군지金官郡志》《문경현지聞慶縣志》《개령현지開寧縣志》《경주부지慶州府志》《보한집補閑集》《동국사략東國史略》《탁영집濯纓集》등의 문헌을 두루 참고하였으며, 그는 또한 《삼국사기》《삼국유사》《동국여지승람》등을 참고하여 고증함으로써 《영남악부》가 황탄荒誕한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학규의 악부 창작 태도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신의 민농2수

 

민(民)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이 책에는 영남 지역의 민풍과 토속 및 전설과 민담․고사 등을 예시하는 흥미로운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이를 적극 취재하여 기록함으로써, 생동하는 기층 민民의 생활상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특히 그 저변에는 민民을 향한 애상哀傷의 정조가 담겨 있어, 그의 문학적 자세와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악부의 선율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싶다면 이하규의 영남악부를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그의 사회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속에서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유배지에서 역사를 노래하다, 영남악부

 

 

<영남악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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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악부, 유배지, 악부, 이학규

진시황의 꿈, 수레바퀴 폭과 천하통일

 

 

 

‘동궤(同軌)’는 천하(天下)의 수레바퀴의 폭을 똑같게 한다는 뜻으로, 천하를 통일함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백성들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는 각종 통일 정책을 힘 있게 밀고 나갔다. 도량형 곧 길이와 부피와 무게를 재는 단위를 통일하고, 문자체를 통일했으며, 화폐와 수레바퀴의 폭을 통일했다.

 

 

진시황은 왜 수레바퀴의 폭까지 통일했을까?

 

진나라로 통일되기 전의 각 나라들은 의도적으로 수레바퀴의 폭을 달리했다. 당시 수레는 주로 말이 끄는 전차였는데, 전차들이 도로를 자주 왕래하다 보면 길 위에 깊은 홈이 패기 마련이었다. 이 홈에 바퀴를 넣고 달렸던 것이다. 따라서 수레바퀴의 폭을 달리하는 것은 타국의 전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적인 국방 정책이었다.

 

 실제로 진시황 이전에는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수레를 타고 가려면 곳곳에서 바꾸어 타야만 했다. 바퀴자국의 차이가 전국적인 교통의 흐름을 저해시킨다고 여긴 진시황은 전국에 "치도(馳道)"라는 도로를 만들고 차륜의 폭을 통일시켰다. 그후로 각지의 교역(交易)이 번창하게 되었고 산업경제가 활성화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중국을 본받아 수레바퀴를 통일해야 함을 주장했는데, 이 같은 주장은 박지원의 열하일기, 이희경의 설수외사 등에 잘 나타나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지도>

 

 

 

 

박지원이 <열하일기>의 일신수필에서 언급한 청나라의 수레를 묘사한 그림

 

 

“물길을 가는 데는 배만한 것이 없고 뭍을 다니는 데는 수레만한 것이 없으니, 배와 수레 덕분에 천하의 재물이 냇물 흐르듯 쉼 없이 유통된다. 이는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쓰며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인데, 그 규격이 하나로 확정되어 어김이 없는 것이 해와 달처럼 분명하고 사계절이 제때에 오듯 정확하다. ... 한 대의 수레를 가지고 다른 수레들을 살펴보면 만 대의 수레가 다 똑같으니, 그 규격이 엄격히 지켜지는 것이다.” - 북학 또 하나의 보고서 설수외사, 이희경저

  

 

 

참고자료 - 북학 또 하나의 보고서, 설수외사   

 

 

 

<설수외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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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수레바퀴, 설수외사, 북학또하나의보고서

박제가의 <북학의>와 이희경의 <설수외사>

 

 

병자호란 이후의 조선은 현실적으로는 정치적인 대외정책으로 말미암아 청나라에 사대의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청나라를 멸시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당시의 시대 풍조로 보아 청나라인 중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과단성 있고 혁명적인 사상이었다.

 

   1636년 병자호란

 

박제가나 이희경과 같은 북학파들은 이러한 시대 풍조의 두터운 벽에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받게 될 박해를 무릅쓰고 구국·구빈(救貧)의 길은 오직 북학밖에 없다는 소신에서 북학을 역설했다. 즉, 민중의 수요억제·절검이 경제 안정에 필요하다는 통념을 물리치고 생산 확충에 따른 충분한 공급이 유통 질서를 원활하게 한다는 경제관에 입각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 확충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선진 문물의 습득과 보급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북학파의 대표적 저서인 박제가의 《북학의》와 이희경의 《설수외사》를 알아보자.

 

 

 

박제가의《북학의》

 

 

 

1778년(정조 2) 실학자 박제가(朴齊家)가 청나라의 풍속과 제도를 시찰하고 돌아와서 그 견문한 바를 쓴 책이다. ‘북학의’에서 ‘북학’이란 ≪맹자≫에 나온 말로 중국을 선진 문명국으로 인정하고 겸손하게 배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박제가가 3개월의 청나라 여행 및 1개월 여의 연경 시찰로 그 동안 자신이 연구한 것과 연경에서 직접 본 경험적 사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더해 쓴 북학론이 바로 이 책이다. ‘북학의’라 하면 북학파를 상기하게 되는데, 북학파의 북학사상을 가장 철저하고도 과단성 있게 대변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학파라는 이름도 ≪북학의≫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내외편 각 1권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거, 선, 성, 벽, 마, 우, 문방지구 등 주로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구와 시설에 대한 개혁론을 제시해 현실의 문화와 경제 생활 전반을 개선하려 하였다.

 

 

이희경의 《설수외사》

이 책은 지금껏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또 한 명의 조선조 북학파 지식인 이희경(1745-1805 이후)이 쓴 ‘연행燕行 체험기’다. 다섯 차례의 중국 여행으로 청조淸朝의 선진 문화를 호흡한 이희경이 자신의 체험과 견문지식을 토대로 트인 시야와 국제적 안목을 통해 저술한 이 책은 내용상 《북학의》와도 많이 닮아 있으며, 어떤 항목은 그보다 더욱 진전된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점에서 이희경의 《설수외사》는 또 하나의 《북학의》라 불릴 만하다.

 

이희경은 이 책에서 농법과 농기구부터 수레, 수차, 가마, 벽돌, 도자기 만드는 법, 채소 심는 법, 뽕나무 재배법 등을 두루 소개하면서 청나라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여 낙후된 조선을 개혁하자고 주장한다.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그의 학문의 밑바탕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윗사람의 가르침이 없어 농사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힘만 많이 들 뿐 거두는 효과는 매우 적다. 1년 내내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지만 굶주림은 더욱 심하니 어찌 딱하지 않은가.” 설수외사中

 

참고자료 - 북학 또 하나의 보고서, 설수외사 

  

 

 

 <설수외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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