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미라의 예술적 가치

 

 

 

 

미라는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미라의 성분은 화가의 그림물감에도 녹아들었다. ‘머미 브라운Mummy Brown' 색 안료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인간의 사체, 더 정확히 말하면 이집트 미라를 갈아서 만든 것이다. 머미 브라운 색은 짙은 갈색으로 종종 다른 색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하며 그림자를 표현할 때 자주 이용된다.

 

화가 중에는 자신의 팔레트 위에 놓인 유용한 갈색 물감의 출처를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영국 라파엘 전파(화가 라파엘로 이전의 화풍을 지향하는 19세기 중반의 영국 유파)로 활동한 에드워드 번 존스는 1881년 어느 날 친구 로렌스 앨머 태디마에게서 머미 브라운 색은 사실은 미라 가루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존스의 아내 조지아나가 언급한 바로는 존스는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머미 브라운 색 물감이 담긴 튜브를 집어 들고 곧바로 양지바른 곳에 묻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조지아나는 존스가 실제로 물감을 땅에 묻은 과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잔디에 구덩이를 파고 물감을 고이 넣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소녀는 물감을 묻은 자리에 데이지꽃 뿌리를 심었다. 한 가지 확실해진 사실은 이 같은 물감 매장 의식이 행해지기 전에 제작된 번 존스의 여러 작품은 제각각 소량의 인간 유해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안료의 출처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은 비단 존스에 그치지 않았다. 일단 머미 브라운 색의 재료가 공개되자 이 물감을 찾는 화가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미라 가루가 애초에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물감으로 변모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 재료가 12세기경부터 사용되었다는 흔적은 남아있다. 미라 가루를 약으로 판매하던 약제사들은 물감도 같이 취급했다. 그러던 중 우연이었는지 고의였는지 확실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한 약제사가 미라 가루의 색깔에도 전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해냈다. 약제사들은 미라로 물감을 만들 때마다 저마다 미라의 다른 부위를 사용했다. 어떤 이는 살집이 많은 부위를, 또 다른 이는 더 짙은 색깔을 내고자 모든 부위를 섞어서 갈았다(뼈도 포함). 독일의 한 자료에는 당시 약제사들이 미라를 토막내기 전에 꼼꼼히 씻기고 이후 부위별로 물속에 수일 동안 담가두는 과정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불순물은 헹궈내고 나머지 깨끗한 부분은 물에 넣어둔다. 따뜻한 물을 이용해서 불순물을 6~8회 걸러내고 나면 말려서 가루로 빻을 수 있다.

 

 

수많은 화가가 사체를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했는데, 표현 기법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종종 심상치 않은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항상 붉은 혈색을 띠었던 16세기 피렌체파 화가 피오렌티노 로소는 사람의 사체와 부패양상을 살피기 위해 종종 갓 매정된 송장을 무덤에서 파냈다. 로소와 동 시대에 활동한 폰토르모는 노아의 홍수를 주제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택에 머물며 나무통에 물을 받아서 사체를 띄운 다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체가 부풀어 오르고 부패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으로 추정된다. 미켈란젤로 역시 해부학에 정통했다. 어느 날 피렌체의 친절한 한 병원관계자가 미켈란젤로에게 시체 한 구를 내어주었는데, 실제 시체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미켈란젤로는 배탈에 시달리며 식사도 하지 못하다가 결국 작업을 중단했다고 한다.

 

 

 

 

 

이 책은 다사다난했던 죽음의 역사를 속속들이 파헤치며 고대는 물론 현재에도 벌어지는 기이하면서도 섬뜩한 각종 의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생물학, 윤리, 법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일화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오싹함을 선사하는 동시에 유쾌하고도 유익한 이 책은 최후의 금기이자 유사 이래 언제나 인간과 함께해온 죽음이라는 영역의 모든 것을 철저히 들춰내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도 담겨 있다.

 

 

*참고자료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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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미켈란젤로, 시체, 미라, 화가, 거의모든죽음의역사, 머미브라운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죽음에 관한 영화들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라는 글자만 나와도 자신도 모르게 흠칫 할만큼,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음울한 느낌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또 그러한 만큼 우리는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알고 싶어하고, 파헤치고 싶어한다.

'죽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바로 이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이다.

이 책은 우리가 좀 더 죽음이라는 소재에 더 객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죽음에 관한 사람들의 편견, 잘목된 통념, 새로운 사실 등등에 대해서 그 어느 책보다 자세히 다뤄 놓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이 말해주는 그대로,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에 관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아래엔 이 책처럼 죽음이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몇 편을 소개해 놓았다.

같은 '죽음' 이라는 소재를 다루었기에, 책과 영화를 함께 접해보면서 좀 더 깊고 다각적으로 죽음에 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 같다.

 

애프터라이프

 

교통사고 후 눈을 뜬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자신이 시체실에 누워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지만,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장의사 엘리엇(리암 니슨)은 단지 무덤에 묻히기 전 3일 간 영혼이 떠도는 것일 뿐이라며 이제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라고 한다.

 

한편 애나의 약혼자 폴(저스틴 롱)은 죽은 애나의 시신을 보기 위해 찾아가지만,

엘리엇의 강한 반대로 결국 그녀를 보지 못한다.

비밀스런 장의사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는 가운데,

애나를 목격했다는 아이가 나타나고 폴도 그녀에게서 걸려온 듯한 전화를 받는 등

주변에서 점점 미스터리한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정말 죽은 걸까?

 

 

 

 

 

 

거짓말의 발명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은 별 세상에서,

거짓말할 수 있는 능력을 나홀로 가지게 된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 마크는 임종에 가까워진 어머니에게 사후세계에 관한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 얘기를 듣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그 얘기를 퍼뜨려서 주인공 마크는 전국적으로 사후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진다.

 

 

 

 

 

 

 

 

베리드

 

당신 발 아래 충격의 현장 (베리드) | 6피트의 땅 속, 그는 아직 살아있다!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트럭 운전사 폴 콘로이(라이언 레이놀즈 분).

갑작스런 습격을 받고 눈을 떠보니 그는 어딘가에 묻혀 있다.

직감적으로 그곳이 땅 아래 관 속 임을 안 그.

그에게 주어진 것이라곤 라이터, 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핸드폰뿐이다.

과연 그는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히어에프터

 

죽음을 보는 남자, 죽음을 겪은 여자, 죽음과 함께 하는 아이..

죽음이 가져다 준 세가지 삶의 기적!

 

미국에 살고 있는 ‘조지(맷 데이먼)’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후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원하지 않은 능력 때문에 사랑하던 여인마저 떠나 보내고 남모를 고통을 겪는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갑작스런 쓰나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경험을 한 ‘마리(세실 드 프랑스)’는 그 후 사후세계를 파헤치며 보이는 사실만을 믿던 기자로서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한편, 런던의 소년 ‘마커스(조지 맥라렌/프랭키 맥라렌)’는 사고로 자신의 반쪽과 같은 쌍둥이 형을 잃고 삶 저편 세계에 대한 해답을 간절히 찾아 헤맨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접하고 각자의 진실을 찾던 세 인물은 우연히 한 시점에서 만나게 되고,

죽음이 이들에게 가져다 준 세 가지 삶의 기적은 그들을 믿을 수 없는 곳으로 이끄는데…

 

 

 

 

 

 

 

 

흥미로운 죽음의 역사를 한 권에!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는 사망 진단에서부터 매장과 장례, 추모 문화, 시신 보존 방식에 이르기까지 죽음이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각각의 주제를 생동감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영화에나 등장하는 미라가 한때 특효 약제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되는가? 시신을 먹는 풍습이 단순한 식인 행위가 아니라 고인에 대한 일종의 애틋함과 존경의 표시인 종족인 있다면 믿기는가? 사후 섣불리 입관 및 매장된 탓에 관 속에서 혹시나 숨이 붙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그런 가능성 때문에 행여 고인이 관 속에서 깨어날까 무덤이나 시체 안치소를 지키던 관리인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또 과학 수사나 시신 보존에 관한 문제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영역인가?

 

이처럼 이 책은 죽음이라는 평범한 개념과 연관되어 있지만 한편으로 꽤 새롭게 다가오는 주제들을 넓은 시선으로 꼼꼼히 다루고 있다. 칙칙한 잿빛을 띠던 죽음의 영역이 다양한 빛깔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이제 죽음이라는 세계를 향해 가져왔던 무거운 눈초리와 불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유쾌한 입담꾼이 풀어내는 죽음의 또 다른 이면에 주목해보자. 지루했던 역사 시간보다 훨씬 재미있고, 터무니없는 공상 과학소설보다 한결 친숙하게 다가올 여정이 곧 시작된다.

 

 

 

 

*참고자료

영화 애프터라이프, 베리드, 히어애프터, 거짓말의 발명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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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ja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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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최후의 만찬 : 족내 식인

 

 

백인들의 공동묘지에 누워 벌레들의 밥이 되기보다

차라리 마을에 남아서 친자식들에게 먹히는 편을 택하겠다.

-아마존 부족민, 마요루나Mayorun

 

 

 

와리 족은 1956년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렵민으로 공동생활을 했으며 인척끼리 서로 잡아먹는 풍습, 즉 인류학자들이 ‘족내 식인族內食人’으로 칭하는 관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실 와리 족 외에도 남아메리카의 여러 부족이 족내 식인을 행해왔으나 족내 식인문화에 대한 와리족의 유별난 개방성과 자부심은 이들을 타 부족과 차별화했다. 우리의 관점에서는 인척간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먹는다는 개념 자체가 거북스럽다. 반면 와리 족은 시신을 매장하고 나서 고인이 차갑고 축축한 땅 속에서 썩어가도록 방치하는 풍습을 혐오했다.

실제로 와리 족의 족내 식인 문화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깊은 배려에서 비롯되었다. 시신을 그대로 두면 고인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슬픔이 더 오래갈 것이므로 고인의 주거지와 소지품을 태우고 사체를 먹어 없앰으로써 슬픈 기억을 조금이나마 더 빨리 지우고자 했던 것이다.

 

 

 

한편 와리 족은 절대로 육친 외의 시신은 먹지 않았다. 즉 족내 식인 풍습의 범위는 인척 사이로 한정되었고, 이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준수해야 할 의무 사항으로 간주되었다. 혹여나 인척의 시신 섭취를 거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었다. 그런가 하면 와리 족은 남아메리카의 다른 여러 부족과 마찬가지로 적의 시신을 먹어치우는 인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식인 문화, 즉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족외 식인族外食人 의식을 행하는 와리 족의 태도는 족내 신인 때와 사뭇 달랐다. 동족의 시신을 먹는 행위는 고인에 대한 존중을 반영하지만, 적의 시신을 먹는 것은 적에 대한 신랄한 모욕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와리 족도 인척이나 적의 시신을 더 이상 먹지 않는다. 1962년까지 고무와 약용 식물을 찾아 이 지역으로 흘러든 외부 세력과 와리 족이 접촉하면서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유행성 이하선염, 홍역,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이 유입되어 와리 족 전체 인구의 60%가 사라졌다. 애초에 선교사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각종 약품을 비롯한 물자를 미끼로 와리 족을 유혹해 이들이 부족 고유의 전통을 버리고 매장 풍습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했다. 와리 족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기억하는 일부 연장자들은 외부인들이 몰고 온 다른 매장 풍습에서 오는 생경함을 아직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차가운 땅에 누워 있을 아이가 자꾸만 떠오릅니다.

생각이 날 때마다 슬픔도 커집니다.

인척들이 시신을 먹어주던 옛 시절이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랬다면 땅속에서 썩어갈 아이의 시신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요.

옛날에는 죽은 아이에 대한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지 않았기에

그 슬픔도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지몬 마람Kimon Maram

 

 

*참고자료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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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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