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지상에서 우주까지 - 화려한 최후

 

 

 

 

오늘날 장례시장은 훨씬 요란하고 화려한 작별문화를 제시하기도 한다. 인간 유해의 처분에 관해서는 깊은 해저부터 무한한 우주 공간에 이르기까지, 그 종착지에 한계란 없는 듯하다. 억만장자들은 2,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우주여행을 하기도 하는데, 단 995달러면 자신의 유골을 우주로 쏘아 보낼 수 있다. 실례로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셀레스틱스 사에서는 추모 우주 비행 편을 제공한다. 1~7그램 정도의 유골을 립스틱 용기 크기의 개별 캡슐에 넣은 다음 인공위성에 부착된 추모 우주선에 실어 우주로 보내는 원리이다. 유골이 담긴 캡슐은 짧게는 2년, 길게는 200년 동안 궤도에 머무르며, 주 인공위성의 최종 고도에 따라 그 시기가 좌우된다. 캡슐은 최종 고도에서 지구 궤도로 재진입하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폭발하게 된다. 물론 가장 친환경적인 시체 처리 방식은 아니지만 특수 영상 효과는 노려볼 만하다.

 

 

 

사후에 지구 대기권 밖에서 머무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폭죽’이라는 대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실제로 2005년에 ‘곤조(취재 대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일인칭 시점으로 기사를 서술하는 장르)’ 저널리스트 헌터 S. 톰슨의 유골을 폼을 34개의 폭죽이 현란한 색상을 뽐내며 하늘을 수놓았다. 톰슨의 일대기를 그린 1998년 작 영화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에서 톰슨을 연기한 배우 조니 뎁은 250만 달러에 달하는 폭죽비용을 지불했다. 기념식 당일에는 산업용 크레인에 장학된 길이 46미터짜리 총포를 통해 폭죽이 요란하게 뿜어져 나왔다.

 

이처럼 다채로운 장례 방식이 존재하는 한편,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유골을 바다 혹은 생전에 고인이 선호한 교외의 특정 지점에 뿌리는 방법도 있다. 2002년 5월 세스너 사의 경비행기 한 대가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 상공을 선회하다 비행기에 탑재된 컨테이너 틈으로 회색가루를 살포하자 야구장에 온 관중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즉각 시애틀 소방국에서 현장에 독극물 처리반을 투입했고 미 연방 항공국 관계자들은 황급히 비행기 조종사와 연락을 시도했다. 9.11 테러가 바랭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으므로 당국의 예민한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었다. 관계자들의 과장된 반응에 놀란 조종사는 자신은 단지 유골 살포를 위해 고용된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사실이 밝혀지자 미 연방 항공국 소속 데이브 밀러는 “유골 살포 위치를 경솔하게 택한 경우”라고 무덤덤하게 언급했다. 제 삼자에게는 경솔한 위치로 비쳤을지 모르나 생전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고인으로서는 자신의 유골을 뿌리기에 완벽한 지점을 선택한 셈이다.

 

 

 

“죽는다는 건 참으로 지루하고도 쓸쓸한 일이다.”

 

 

 

참고자료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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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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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도둑들

 

 

 

서프라이즈: 거룩한 도둑들

중세 시대의 사람들은 위대한 성인의 시체는 귀중한 보물이며, 악귀를 물리치고 병을 고치는 데에 영험한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산타클로스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의 시체에서는 신비의 기름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고, 성인의 시체를 씻은 물 역시 약효가 있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이에 유명한 성인들은 사망 후 온전히 묻히는 경우가 없었다. 자를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잘려나갔다. 심지어 살아있는 성인들도 그 대상이었다. 성인이 자신의 마을에서 사망할 경우 그 시체를 먼저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병이 악화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성인도 사람들은 보내지 않으려 했다. 또, 성인의 시체가 있으면 신자의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에서도 성인의 시체를 훔치거나 빼앗는 일을 가행했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인 것은 이렇게 성인의 유골을 사거나 교환하는 것으로 인해 유럽의 문화가 소통되었고, 도시의 상업이 발달하여 중세 유럽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남긴 것

유명 성인을 비롯한 여러 성자 성녀의 유해(치아나 손가락뼈처럼 작고 대수롭지 않은 유물도 포함)는 수세기 동안 가톨릭교회에서 숭배되었다. 가톨릭에서는 성인의 유해를 숭배함으로써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고 구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이뿐만 아니라 성 암브로우스와 성 아우구스틴과 같은 교부들이 성인의 유물로 신체적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에 힘을 실으면서 신체 질환을 치료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유물 숭배는 교구민의 물질적 풍요만큼이나 교회의 경제적 풍요와도 연관되었다. 참배객들은 관례에 따라 돌아가는 길에 얼마간의 돈을 교회에 기부했으므로 성인의 유물이 안치된 교회는 꾸준한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성인의 유물이 있는 마을에는 순례자들이 몰려들어, 이들은 당연히 잘 곳과 먹을 것이 필요했기에 유물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성 니콜라스의 유골이 이장된 이탈리아 동부 해안 도시 바리는 널리 알려진 성 니콜라스의 유명세 덕을 톡톡히 보았다. 1087년 성 니콜라스의 유골을 훔친 선원들은 바리의 한 예배당에 유골을 다시 묻었는데, 이곳에는 오늘날까지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에 이르러 성 니콜라스가 매장되어 있는 이 납골당을 수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성 니콜라스의 유골을 이장해야만 했다. 이 시점에서 성 니콜라스의 유골 일부가 분실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다른 여러 교회에서 이 위대한 성인의 사체 일부를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납골당을 수리하는 동안 성 니콜라스의 유골은 단지 안에 조심스레 안치되어 리넨 조각위에 놓였는데, 이후 유골에서 점차 맑은 액체가 배에 나와 리넨을 적셨다고 한다. 1980년부터 매년 5월 9일마다 이 액체를 약 50밀리리터씩 모아두었다가 신앙이 깊은 사람에게 나누어주기도 한다. 앓는 부위에 갖다 대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추종자들로 하여금 성 니콜라스의 성스러움을 되새길 수 있게 해주는 이 액체의 습기 때문에 성 니콜라스의 유골 상태는 더 나빠지고 있다.

 

흡입력있는 당돌한 문체!

 

죽음에 대한 유쾌한 수다

 

참고자료

MBC 서프라이즈

기사: http://www.tvreport.co.kr/?c=news&m=newsview&idx=15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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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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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다각화

 

고인의 머리카락, 유골 다이아몬드

 

 

유족들은 고인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잘라내어 유품으로 소중히 간직함으로써 떠나간 이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두고자했다. 사실 18~19세기 영국 부유층에서는 고인의 모발로 제작한 가발을 착용하는 풍습이 성행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 중산층에서는 브로치, 목걸이, 팔찌, 리본, 시곗줄 등에 조심스레 잘라낸 고인의 머리카락을 넣어서 착용하고 다니기도 했고, 이러한 풍조는 유럽전역과 미국으로 유행처럼 번졌다. 고인의 머리카락으로 장신구를 제작하고자 모발을 땋고 가공하는 작업의 수요가 급증하자 헤어 아티스트라는 직종이 생기기에 이르렀고, 이들의 기술은 높이 평가되었다. 거금을 들여 헤어 아티스트의 손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이 경우에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880년 말에 사진 기술이 등장하자 데스 마스트와 더불어 모발을 삽입한 장신구의 가치는 퇴색되었다. 브로치에 넣어 다녔던 머리카락은 곧 작은 사진으로 대체되었고, 이와 함께 비용 부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고인의 머리채를 잘라내는 풍습이 찬 차례 성행하자 중세의 유물 매매와 크게 다를 바 없으나 다소 기이한 형태의 거래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지도자들은 유명인의 유품을 간직하고자 한 누군가에 의해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거나 전담 이발사가 이발 중에 잘려져 나간 머리카락을 몰래 챙겨두기도 했다. 이러한 인물들은 오늘날 경매 시장이나 희귀 골동품 컬렉션에 종종 이름을 올린다. 현재 미국 내에만 머리카락 수집가가 수백 명 활동하고 있으며, 이베이에서 케네디 대통령과 영국 다이애나 비의 머리카락이 거래되기도 했다.

 

손톱이나 혈액을 대상으로 성행한 중세 시대의 유물 거래가 다소 역겹거나 끔찍하게 여겨지는가? 그렇다면 오늘날의 유물 거래도 과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봄 직하다. 즉 신체 소유권 따위는 박탈당한 채 최고가를 부르는 이에게 신체 일부가 매매되었던 성인들이, 오늘날에는 저명인사나 유명 정치가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목걸이나 브로치에 고인의 머리카락을 넣어 간직한다는 개념도 충분히 기발하지만, 고인의 유골을 이용해 다이아몬드를 제작해서 그것을 아예 장신구로 착용한다면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기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과 스위스의 한 업체가 각기 고인을 화장하고 나서 남은 재를 이용하여 다이아몬드로 변모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최대 2만 2,000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들여 연간 수백 점에 달하는 ‘인간 다이아몬드diamond geezers'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인체는 탄소를 토대로 구성되므로 화장된 재에 3,000℃의 열을 가하면 흑연으로 변한다. 바로 이 흑연을 압축하면 인공 다이아몬드가 탄생한다. 대개 시체 한 구를 화장하면 다이아몬드를 50~100개 정도 만들 수 있는 탄소가 배출되므로 사망한 배우자의 유해를 목걸이로 만들어 착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영국 지점도 운영 중인 업체 ’라이프젬 LifeGem Memorials'은 유골은 16주 만에 맞춤식 다이아몬드로 제작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유럽 보석학에서도 인증받았다. 라이프젬 세공사들은 다이아몬드를 자유자재로 다듬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레이저를 이용해 다양한 무늬로 새겨 넣는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아몬드와 다양한 광물을 혼합하면 다채로운 색이 탄생하므로, 고객은 푸른색이나 붉은색 혹은 황색등 원하는 다이아몬드의 색상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스위스업체 알고르단자Algordanza측은 자사의 다아이몬드 제품은 철저하게 자연소재로 제작되며 일절 첨가물이 더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업체가 발표한 바로는 다이아몬드의 색은 고인이 생전에 섭취한 음식물에 따라 자연적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인이 채식주의자였다면 다이아몬드는 옅은 푸른색을 띤다.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는

사망 진단에서부터 매장과 장례, 추모 문화, 시신 보존 방식에 이르기까지

죽음이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각각의 주제를

생동감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참고자료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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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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