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독일 철학의 교수님 하이데거. 그는 모든 철학이 전제로 삼았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다.’ 라는 생물학적 정의에서부터 우리는 인간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이 말의 어원은 ’인간은 언어를 가진 동물이다.’라고 한다. 그리스에서 사용되었던 이 정의는 ’언어’라는 말이 ’이성’이라는 말로 번역되었고, 지금 우리는 이성적인 동물이라는 정의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며 인간을 논한다. 하지만 하이데거는 그 인간에 대한 정의의 정당성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왜 우리는 인간을 다른 동물군의 한 종류로 인식하는 생물학적인 전제를 통해서 인간을 구분하는가? 이 점에 대해 한번이라도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가? 그 인간에 대한 정의를 철학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에 대해서 찾아가야 하지 않는가. 그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철학함 다워야 그 이후의 논의들이 전개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인간을 지칭하기 위한 용어로 하이데거는 "현존재(Dasein)" 을 제안했다.
실존이란 내가 살던 세계에서 나를 찾는 것이다. 내 세계가 무너져 내렸을 때 그 폐허로 변한 세계 안에서 내가 나에게 너무나 낯설게 느껴질 때 카뮈는 그것을 한 소설 속에서 ’이방인’ 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회의를 한다. 끊임 없이 존재의 타당성과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 물음을 제기한다. 실존은 그 존재의 타당성과 의미에 대해서 끊임 없는 질문을 던질 때, 그 고뇌했던 과거를 통해서 지금이 있을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곳에 대한 의지가 있을 때, 지금의 내가 현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의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단죄는 자유이다.’ 사르트르의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얼마전 실존주의 철학을 접하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가 고통으로 느껴졌던 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우리는 거대한 시계의 톱니가 되어 혹은 큰 강줄기의 작은 물방울이 되어 자신의 의지를 버리고 타자와 사회의 의지가 마치 내 머리에서 생겨난 양 믿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실존이란, 지금을 사는 것이란 그 의지가 내 깊숙한 뱃속에서 튀어나왔어야 함이며, 그것을 선택함이 고통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난 나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같을 수 없다.
난 나이기 때문에 역시 집단과 같을 수 없다.
난 나이기 때문에 내 의지로 내 길을 가야한다.
그것이 현존하는 것이고, 그것이 내 존재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지금을 살라 한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내 의지에서 선택 된 길이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넌 존재하는가 라고 그들은 묻는다.
[존재와 시간]을 완역본으로 읽었다면 아마도 역시 짜라투스트라 때처럼 1할도 채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다행히 입문서였고, 해설본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책 속에서 몇줄이나마 건져갈 수 있었던 것같다. 책은 편집도 인쇄도 깔끔한 편이다. 보기도 좋게 되어 있고, 설명도 최대한 어려운 단어를 해설해주면서 친절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깔끔한 하드케이스와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두께가 참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요즘 지갑이 얇아서... 구매는 못했다.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