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귀찮은 분이라면,
편하게 여행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여행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작가에 대한 궁금증은 다 해결한다고 보시면 되요.

좀 일반론적인 이야기라서...
특별한 걸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거고요.

여행작가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다! 하시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

나는 작가에 대해서 조금은 알아! 하시는 분이라면
추천!

나는 여기저기 검색하는 걸 좋아하고,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것도 알아!
하시는 분이라면 근처 도서관에서 발췌독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여행작가, 여행, 작가

나는 비문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뻔한 이야기, 돌고 돌아서 거의 유사한 결론과 제언들이 재미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 하루만에 읽게 된 비문학 책이 있다.
바로 <트렌드 코리아 2011>이다.

사실 처음엔 고등학생들을 상담하기 때문에, 요즘의 트렌드를 알 필요가 있겠다 싶은 생각 정도였다.
하지만 읽다보니, 청소년과 소통할 수 있는 트렌드는 물론이고, 나에게 필요한 트렌드까지도 알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2010년 트렌드를 돌아볼 수 있고, 2011년 트렌드를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싸고 맛있게.", "싸고 좋은 걸로"라는 것은 마트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비자의 요구이다.
나는 이전부터 나름 이 요구에 대해서 모순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좋은 것을 싼 가격에 만들고,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싸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서문은 나의 생각이 현대 소비자들의 당연한 요구이며, 이 모순된 요구를 충족시켜가는 사람이 결국 시장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니.. 트렌드도 다양해지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11년의 트렌드는 TWO RABBITS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뜻이 아니라, 다양하고 모순된 소비자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처절한 트렌드인가!!
이 처절함을 따라가지 못하면, 뒤쳐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다.

책에는 워터파크의 추세, 에비앙 폴 스미스 한정판이 2만5천원이며 없어서 못 팔았다는 것,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차이와 같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이야기들도 잘 나와있다. 
또한 연구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한 언어가 아닌 일상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소개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다. 차도남, 간지나게와 같은 청소년(9세~만24세)들이 잘 쓰는 언어로 표현되는 부분들은 '비문학'과 '연구결과'라는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책의 내용을 더 실감나게 해 준다.

김난도의 트렌드워치는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들을 모아두었는데,
나는 이 기사들에 나오는 대중가요 가사들을 편집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줄 참이다.
굉장히 재밌고 쉽게 풀어 놓았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면접, 심층면접에서 사회의 흐름을 알고 있는 것은 분명히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부분은 'Busy Break' 부분이었다.
이제는 휴가도 '제대로' 보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재충전, 새로운 시도를 위한 기반 등을 위해 집에서 '쉬는'것이 휴가가 아니라
정말 '금쪽같은' 휴가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 분명히 휴식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사실 울컥했다(최근 취업하고 4개월간 미친듯이, 주말에도 일했기 때문에 오는 휴식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세상 돌아갈 방향쯤은 상식으로 알고 싶다면..

연말, 연초에 사람들에게 생각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트렌드 2011>을 손에 들어야 한다.

'Ironic Identity'에서 말하는 'IDEAL 35'는 35세가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여유, 열정, 스타일이 사는 모두가 꿈꾸는 나이이다.
어릴 땐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이 되면 다시 젊어지고 싶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모두가 자신을 35세로 자각하면서 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35세로 살고 싶다면..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읽어야한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피크닉을 떠났던 기억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나는 소풍이 그리 즐겁지 않았다. 뻔한 놀이와 신기할 것 없는 풍경, 먹고 싶은 과자를 실컷 먹거나 화려한 도시락을 챙겨갈 수도 없으며, 사복을 챙겨 입어야 하는 스트레스는 정말이지 소풍 따위보다는 하루 종일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족과의 소풍은 또 다른 고통이 따랐다. 첫째인 나는 어린 동생 둘을 어르고 달래야 했으며, 부모님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셔서 그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다. 나에게 소풍은 ‘눈치’를 봐야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리 달가운 시간이 아니었다.

‘성탄 피크닉’의 주인공들이 간 크리스마스 소풍도 그래 보인다. 로또 당첨으로 일확천금의 꿈을 이룬 주인공 가족들은 당장에 새 집으로 이사를 간다. 살던 곳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단지 ‘어느 곳’에 사느냐가 달라짐으로 인해 집값이 훌쩍 뛴다. 지리적 위상은 안 좋은 집도 비싸게 팔리는, 단지 그 곳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부여하는 그런 곳이 바로 강남이다. 녹물이 나오고, 웃풍이 드는 추운 집이어도 그 곳에 있기 때문에 ‘다른’집이 되는 것이다.

같으면서도 아주 다른 그 곳에 삼형제가 살고 있다. 학교 브랜드로 괜찮은 계층에 있어보이던 첫째는 매번 취업시험에서 떨어진다. 같은 학교에서도 부모 잘 만난 아이들은 따로 모임을 갖고, 취업 걱정 따위는 하지 않지만, 그녀는 과외를 계속 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돈 있는 사람은 과외하지 않는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다. 생활비에 보태야 하고, 자기 용돈이라도 해야 하고, 학비라도 벌어야 한다. 직장을 잡지 못한 첫째는 여전히 돈을 위해 과외를 하고 있다. 자신의 옷 한 벌 변변히 사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둘째는 꿈을 꾼다. 몸을 팔아, 마음을 팔아 가방을 사고, 옷을 산다. 요즘 유행한다던 개인 스폰서를 두고 사는 셈이다. 데이트 해 주고, 돈과 물건을 받는다. 사람을, 자기 자신을 파는 데에 여념이 없다. 어쩌면 은비는 로또와 가장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저 자신의 허영을 채우기 위해, 그 허영을 만들어 낸 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결과로 언니에게 살인죄를 저지르게 만들고, 삼형제가 시체유기죄를 저지르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은비는 얄미웠다가 어느새 측은해진다. 대체 은비를 저렇게 만든 것은 누구일까? 세상 탓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성을 팔았다면, 사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고, 살인을 했다면,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일의 인과관계를 본다면 은비 또한 피해자이다.

막내는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허영심에 들뜬 작은 누나보다는 자신들을 아끼고 챙겨주는 큰 누나와 옆집에서 폭력 속에 사는 아줌마에게 측은함을 느낄 줄 아는 고등학생이다. 막내를 통해 학교 선생들이 여전히 뇌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은재의 학교 생활 적응은 이사 후에 더 나빠지고 있다.

로또가 되었지만 여전히 상위층의 벽은 높기만 하다. 우리는 종종 ‘로또만 되면...’이라는 말을 나눈다. 하지만 정말 복권에 당첨되어도, 해외로 도피할 필요가 없다. 갚아야 할 빚, 집 한 채는 갖고 싶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住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니 그 보다 이 가족은 로또가 되고 나서 나아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로또가 되지 않았다하더라도 여전히 은영은 과외를 했을 것이고, 은비는 유부남을 스폰서로 두었을 것이고, 은재는 학교에서 내 놓은 아이였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성탄 선물로 받은 로또 때문에 상위층과 가깝게 비교하게 되어 더 많은 이질감을 느꼈고, 그 안에 들어가 보려고 무던한 애를 쓰기만 했다. 작가는 그 노력에 전부 ‘성’이란 도구를 사용했다. 성은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이며, 어느 계층과도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갑’은 그에 대한 보상을 해 주고, ‘을’은 보상을 요구한다. 돈이 아니라 성으로 계층을 사 보려고 하지만, 그 어느 것으로도 계층은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소설에서는 성탄절에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단 한 사람도 행복한 등장인물은 없다. 행복을 잡기 위해 아등바등 대면서 처절하게 노력하지만, 아무도 행복해지지 못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은 행복해지지 못할 꿈을 꾸고 있다. 그래서 삼형제는 토막 시체를 나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있지 못하고, 신기루를 쫒고 있다. 로또 덕분이다.

이 책은 단순한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한다. 돈이 생겨서 행복해졌는가? 부자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욕심이 욕심을 낳는 그 불운의 현장에서 ‘나’는 없다고, 나는 그런 삶에서 초월해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여전히 성탄 피크닉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피크닉은 반드시 즐겁지만은 않다.

행복해지기 싫다면, 돈을 벌어 보자. 강남에 살고, 부자가 되고, 상류계층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