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메타북을 몇권 접했다. 메타북이란 쉽게 말해서 영화나 비디오를 소개해주는 방송을 떠올리면 쉬울듯하다. 그런 방송들을 보다보면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마치 영화 한편을 본듯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이 영화의 줄거리는 어떠하고, 작품성은 어떠한지 친절하게 요약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런 방송을 볼때면, 평소에 관심 가졌던 영화의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고, 잘 몰랐던 영화의 경우엔 새로운 정보를 얻어서 좋았더랬다. 이번 에 읽은 <나름 독서>도 메타북이다. 책의 요약본(서평을 모아둔 책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도로 해석해볼 수 있는데, 관심을 가졌지만 시간이 없어서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을 이번 기회에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크게 다섯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생각편, 자아편, 관계편, 성공편, 미래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따라 분류하여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 가지고 있는 분야부터 책아서 읽어도 좋을듯 하다. 더불어 각 책소개에 앞서 해당책이 몇년도에 출간된 책인지, 어느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인지 책의 간략한 정보는 물론이고, 같이 읽으면 좋은책들까지 소개하고 있어 일거양득의 시간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책속에서 다루고 있는 대부분의 책은 자기계발서적이며, 그외 인문학, 사회학 도서등이 그 다음의 비중을 차지한다. 처음 책을 읽기전 목차부터 살펴 봤었는데 최근 자기계발서적을 꾸준히 읽는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책들이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어서 놀랐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인지, 대부분의 책들의 제목이 상당히 익숙했다. 읽으려고 마음먹었던 책들, 그리고 베스트셀러의 책들이 상당 수 포함되어 있어 그런것 같다.

이런 류의 책들은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평소 관심 가졌던 내용, 그리고 읽고 싶었던 책 제목이 보인다면 그 부분부터 읽어보아도 되니, 책읽기가 훨씬 편할듯 하다. 더불어 부담감도 느껴지지 않을터. 책은 읽고 싶은데 읽을 시간이 잘 나지 않는 독자들, 그리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했던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더불어 본인이 읽었던 책이라면 자신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시간, 그리고 책의 내용을 다시금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어 유익할 것 같다. 1장 생각편에 실린 도서중 내가 읽은 책은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이었는데 이 책은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책이며, 감명깊게 읽은 책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읽고 바람직한 삶이 아닌, 바라는 삶을 살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었다. 더불어 유와 무로 완성된 노자의 사상을 들여다보며 '무위'에 대해 배운 시간이기도 했다. 아마도 내가 이 내용이 아직까지도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그동안 내가 알던 노자의 사상, 이외의 점들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자기자신에게 집중하고 자기로 돌아가라는 노자의 사상을 읽으며, 맘이 편안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보편적 기준과 일정한 틀안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답답함에 힘들었나 보다. 진정한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되뇌였던 책으로 기억하는 이 책을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을 단순하게 해석한 책이 아니라,  2500년 전 노자의 사유를 통해서 '인문적 사고의 힘'을 기르는 방법을 설파하고 있다. 저자는 인문학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인문적'으로 사고할 능력을 길러주어야만 진정한 인문학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은 '자기 꿈의 실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진정한 삶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일반명사 속에서 함몰되게 방치하지 말고, 고유명사로 살려는 몸부림이 필요하다. 바람직함을 지키며 바라는 걸 이루며 사는 사람이야말로 유일한 자기의 삶을 사는 '자기 꿈의 실현자'인 것이다. (p24~25)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핵심과 내가 해당 책을 읽고 느꼈던 책의 핵심은 같으나, 저자는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고 해석한 것 같다. 최대한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배제하고, 책 내용 그대로를 요약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책의 내용에 들어서기에 앞서 관련 기사나 사회적인 모습, 정치, 경제적인 모습, 그리고 관련내용들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통계나 조사에 따른 내용, 혹은 누구나 공감하는 현재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는 정도로 그친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책과 마주하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책속에 수록된 책속의 책들을 살펴보며, 해당책이 어떤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 유익했다. 더불어 이 책에 실린 많은 내용의 책들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나침반이 되어줄 책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고 한걸음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핵심만 쏙쏙 뽑아놓은 요약집이기에 자기계발서적을 읽고는 싶은데, 섣불리 손을 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듯 하다. '10분만에 끝내는'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지만, 실제로 한권의 책을 소개하는 장은 서너장에 불과하므로 5분안에도 충분히 읽기가 가능하다. 10분이라는 시간안에 한권의 책을 읽고 핵심내용을 되짚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을듯하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들여다보고 싶은 책들은 한권씩 찾아서 읽어보면 좀 더 깊은 독서가 가능하리라 본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름독서

 

이 책은 아들러심리학을 근간으로  한 책이다. 아들러심리학을 근간으로 하여 어떻게 하면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흔히 심리학이라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분이 두분 계신다. 한분은 프로이트이고, 다른 한분은 아들러이다.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심리학은 그 견해가 다르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성충동을 인간행동의 근원으로 파악하였고, 아들러의 심리학은 인간은 성적 동기보다, 사회적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과거나 현재가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이는데, 이 비결정론적 인간관에 대한 부분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것 같다. 생각해보라. 우리의 잘못된 과거와 현재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고 우리를 고단하게 하고 힘들게만 한다면 (그것이 결정되어 있어,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우리의 미래는 바뀌지 않는거라면), 우리는 과거를 벗어날 용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하여, 나는 아들러의 심리학에 더 공감한다. 이 책 역시 아들러 심리학에 공감하며 어떻게 하면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에, 용기를 얻으며 힘이 되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게중에는 정말로 힘들고 삶이 고단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면 심리적인 이유의 작용으로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단 한번도 불운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음에도 마치 자신에게만 불길한 신이 붙어 있는 양 행동하거나, 폭퐁우 치는 날 천둥번개가 자신만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곤경에 처했을 때 불행이 항상 자신만 따라 다닌다고 느낀다 -p28 이 책에서는 이렇듯 다양한 심리적인 이유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거나 웅크리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말한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아들러는 이렇게 말한다.

"고난을 찾아 고난을 늘리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이 그 무거운 짐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려는 게 목적이다. 그런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게 아니다. 어떤 일에 착수하여 성공하면, 자신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핸디캡을 다른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성공은 한층 더 큰 것이 된다. 그 이점을 포기 못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p30~31)

아들러의 말을 꼽씹게 된다. 나역시 방어막을 쳐두고 있었던 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방어막을 쳐두고 성과나,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민하고 힘들어 하지는 않는지. 지금 이 순간이 고비이고 힘들수 있겠지만, 그 순간이 내 인생 전체인것은 아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

 

이 책은 아들러심리학을 근거로 우리가 왜 고단한지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열등감을 가지는 사람,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사람, 우월컴플렉스를 가진 사람 등등 다양한 신경증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신경증적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타인과의 결속을 보며, 우리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더불어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준다. 다른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이 사회, 타인과의 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인과의 관계가 서툰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흔히 아들러의 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말한다. 이 책속에서도 나는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는다.

아들러는 용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같은 실패를 수차례 반복하는 것은 문제지만 한 번 도 실패하지 않을 수는 없다. 성공했을 때는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다. 오히려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워 성장한다. 실패에서만 배울 수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실패는 용기를 꺽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다음에 어떻게 하느냐이다. '(p221)

많은 사람들이 성공에 목말라한다. 실패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며 자신을 더욱 더 채찍질한다. 그렇게 자신을 구석으로 내몰지 마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지금 실패가, 당신의 성공을 이끄는 단초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힘을 내보자!!

이 책을 읽기전에 '아들러심리학'을 읽어서인지, 책내용이 좀 더 쉽게 다가왔고, 공감이 되어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들러심리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비결정론적 인간관'에 대한 부분 때문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트라우마는 반드시 트라우마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경험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터득한 의미로 자신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경험보다 우선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결정이라는 것. 예를 들어 잘나가던 사업이 망하고 부도가 난 사람들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부도가 난 그 두 사람의 인생이 모두 망가졌을까 하면 아니라는 거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더 망가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계기를 통해 더욱 더 앞을 향해 전진해서 더 큰 성공을 이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경험을했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이 되지는 않는다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보며, 그래서 나는 더 큰 힘을 얻고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들러는 사람을 적이 아닌 친구로 보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관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들이다. 아들러처럼 적극적으로 타인의 존재를 긍정하고 도움과 협력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좀 더 세상살이가 쉽지 않을까? 모든 짐을 혼자서 지려고 하지는 말자.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어울리며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이니 말이다. 

더불어 이 책에는 죽음에 대한 내용도 실려 있는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그 죽음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더랬다. 이 책의 말처럼 늙어간다고 모두가 불행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죽음의 공포는 누가에게는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죽음을 외면했던 사람들에게 6장(죽음을 외면하지 않는다)의 내용은 큰 의미로 다가올 듯 싶다.

알기 쉬운 일화나 예시를 통해 이해도를 높이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아마, 이 책을 읽게될 독자들 역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듯하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심리학으로 파고드는건 더 머리가 아픈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나 전문서적처럼 난해하게 풀어쓴 책이 아니니, 한번 읽어보시기를.

 

왜 나만 이렇게 힘든가? 왜 나에게만 불운이 따라다니나. 비단 이런 생각을 나만 한것은 아닐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하셨던 분들에게 권한다.

과거에 매여 후회하며 미래를 떠올리며 불안해하지 말자. 현재 이 순간이 중요한 것이니. 눈앞의 일에 집중하며 그렇게 살아가자. 행복이 뭐 별건가? 이젠 식상하기도 한 말이지만, 식상한것이 진리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것. 그러니, 우리 모두 힘을 내보자.

우리가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단한 사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권 역시 나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불어 실패해도 괜찮다며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 되어 좋았던 것 같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실수를 인정하고 불완전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겠다. 내 운명의 주인은 다른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타인의 잣대에 큰 무게를 두고 괴로워하는 사람,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힘들어하는 사람, 조그만한 실수 하나로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을 더욱 더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 가벼워지는 삶을 살기 바라는 맘으로 말이다.

** 인터파크도서 신간리뷰단을 통해 제공된 도서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늘부터가벼워지는삶

 

기아와 관련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사실 기아와 관련된 방송을 일부로 찾아보지는 않는다. 우연찮게 채널을 돌리다, 눈에 띄면 볼 뿐. 그마저도 보고 있다가 채널을 돌리고 마는데, 그 이유는 안쓰러워서이다. 보고 있다보면 안쓰럽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세어나온다. 그곳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리게 된다.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보았을때, 읽기를 망설였다. 내가 당장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한동안 생각이 복잡해질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지의 소년을 바라보고 있자니, 더 이상 외면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당장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을지도 모르고, 나 하나 이 책을 읽는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아의 침상을 바로 알게 되고, 그 진실을 마주하는것!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레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일단 책이 참 친절했다. 아이들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기아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담아 내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고 있었다. 고마웠다. 책표지를 보며, "이모, 근데 얘는 왜 이렇게 울고 있어요?" 라고 조카가 묻는다. "응. 배가 고파서." 그러자, 조카가 밥이 없으면 다른 것을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여기에 아이들은 우리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지 못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더불어 소는 배를 채우고 사람은 굶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알려주자, 조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상한 사람들에, 이상한 나라라고 말한다.

나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는데 전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의 르네 두몽이라는 농학자가 연구한 바로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피드 롯의 절반에서 연간 소비되는 옥수수의 양이,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면서도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잠비아 같은 나라의 연간 필요량보다 더 많다는 계산이 나왔다(p87)고 한다. 그래서 세계시장에서는 곡식이 모자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세계시장에 비축된 식량의 가격이 종종 인위적으로 부풀려진다는 것이다. 투기의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결국 세계의 어느 곳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거. 정말 조카의 말처럼 이상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씁쓸한 현실에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금융, 정치, 경제,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것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이 온다니, 생각할수록 씁쓸해진다. 굶주림을 국가 테러의 무기로 사용하고, 식량을 무기로 활용하는 그런 일들은 이제 좀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사람으로서 그럴 수가 있을까? '기아를 무기로 삼는다'라는 말에 대해 이전에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던 일이어서 아무렇지 않았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화가 났다. 국민들을 폭력적으로 복종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식량을 끊는다니, 배고픔을 무기로 삼는다니. 이런 끔찍한 일들은 이제 제발 일어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처음 책을 읽으며 기아를 겪고 있는 나라와 그곳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책일꺼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나는 기아의 참상을 알게 되었다. 왜 곡식이 모자라는지, 국제적인 거래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영향은 어떠한지, 기아의 원인에는 어떠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 등등 좀 더 자세히 기아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말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한다고.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 자본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이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말에 공감을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여도 그 말이 크게 가슴에 와닿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기아의 실태와 그 원인들을 대화형식으로 알려주는 이 책을 읽음으로 나는 기아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 외면하고 무심했던 내가 떠올라 괜스레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앞페이지  2011년판 서문에 이런 말이 있다. 기아로 인한 죽음에는 어떠한 필연성도 없다. 기아로 죽는 어린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다.~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p30~31)

이 말이 내 가슴에 와 박혀버렸다. 그렇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부끄럽게도 기아라는 것이 이렇게 많은 이유에 영향을 받는지 몰랐었다. 그냥 그 나라의 문제일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다른 나라가 영향을 주리라고는, 다른 것들이 영향을 주리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인식이 달라졌다. 나는 저자만큼의 인류애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기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그들을 마주볼 용기가 생겼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책을 읽은 후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조카에게 기아에 대해 이야기해주면서, 이전과는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나와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계기로 많은 이들의 인식이 바뀌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도 점차 사라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