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지진 때문에 어수선한 마음이에요. 아이들이 있는 엄마다 보니 이런 험한 세상을 어떻게 잘 살아나가게

해야하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심란함 뿐이랍니다.

오랜만에 만난 제로니모 이야기 10권이에요.

제로니모 이야기는 주인공의 이름과 작가의 이름이 같은 것처럼, 환상과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느낌을 줘서 판타지소설속 이야기가

나한테도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 묘미입니다.

재미난 이야기로 어수선한 맘을 좀 달래볼까 했는데 제목에 "대지진" 이란 단어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제로니모는 찍찍 신문사에 도착한 이상한 편지 때문에 "겁나 무서운 산"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산속에서 길을 잃어버려 판타지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4권 행복원정대에 등장했던

요정 나라 즉, 엘프족 나라에 도착합니다.

앞서 읽었던 4권의 등장인물과 장소가 연관이 되어서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제로니모가 만난 판타지 세계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아름다운 세계가 아니라 엄청난 지진으로 황폐해진 세계였습니다.

게다가 요정나라 송이송이공주까지 사라져버려, 제로니모는 엘프족 나라의 왕 로부르의 부탁으로 판타지세계를

구하고자 떠나게 됩니다.

얼핏보기에는 소심해보이지만 마음속에는 자신도 잘 모르는 열정과 용기가 가득찬 제로니모가 판타지세계 친구들과 함께

맡은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모습을 읽다보면 용기와 우정을 배우는 시간을 얻게됩니다.

 

로부르왕은 대지진으로 곤란해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바깥세상의 제로니모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제로니모가 왜 자신을 불렀는지 묻자 로부르왕은 제로니모가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이 많아서 대지진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것

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제로니모가 지닌 또 하나의 힘, 독서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도 알수 있습니다.

모험 중 만나는 친구 중 백과사저니쿠스 제일권"군이 있는데 그는 책이지만 모험을 동경하는 용기있는 책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10권을 읽다보면 독서의 힘이 강하다는 것과 용기를 품고 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친구들과의 우정의 소중함까지

여러가지를 다 배우게 됩니다.

 

제로니모 시리즈의 빼놓을수 없는 재미는 독특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부록부분입니다.

이번에도 거대 플라스크 랜드에 관한 내용,제일권군이 있던 말하는 도서관에 관한 내용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판타지세계의 뒷이야기 까지 담고 있습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제로니모 시리즈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책을 하도 안 읽는 마을사람들을 위해 데려온 책 읽어주는 로봇 보보.

감정없는 기계의 목소리로 읽어는 주는 책이 지겹고 따분한 마을 사람들은 보보를 미워하다 못해 없애버릴 생각까지 하게됩니다.

그렇지만 어린이 친구 링링이 덕분에 목숨을 구한 보보는 친구들의 따스한 감정을 배우게 되고

감정을 담아 책을 읽어주어서 마을사람들에게 책이 주는 감동을 전하게 됩니다.

보보의 감정을 듬뿍 담은 멋진 책 읽어주기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보보의 도움 없이도 책을 찾게 되고

보보는 마을의 이동도서관 관장님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초등1,2학년들에게 딱 맞는 내용으로 책을 "가르침"과 "감동"이 아닌 "줄거리"와 "글씨"로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책입니다.

아이가 책 좀 읽어달라면 공부랍시고 혼자 읽어야 공부라는 점을 강조하던 귀차니즘 엄마에게도 교훈을 주는 내용이구요.

책을 읽어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감정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책 표지부터 인상을 잔뜩 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점퍼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서는 조연이의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부모님이 병에 걸린 형만 사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랑에 목마른 조연이는

자신이 형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시험관 아기라는 대단한 착각을 하고 가출을 시도합니다.

(비슷한 내용의 영화와 소설이 있었습니다. 언니를 위해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아이가 부모를 상대로 재판을 건다는 내용)

책 제목처럼 조연이의 반란은 대단한 헛발질로 끝나지만 그 헛발질을 통해 많이 자라고 많이 생각하는 아이가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가출여행을 통해 나쁜 사람도 만나고 친절한 사람도 만나면서 세상이 얼마나 험한 곳인지

부모님의 슬하가 얼마나 따뜻하고 편안한지 깨닫게 되는 조연이의 성장통을 읽으면서 이제 13살이 된

우리아이도 조연이 같은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볼수 있었습니다.

 

조연이가 만난 운전사 같은 사람들로 인해 가출의 위험함과 무모함이 가려져 버린듯 한 느낌은 조금 아쉽습니다.

자신의 속상함과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을 가출로 해결하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사이비종교 집단 사람들로 나타나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세상이 하도 험해서 아이들을 규범속에서, 엄마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캥거루엄마인 저라서

아이의 사춘기 혼란스러움이 조연이의 가출기를 담은 이책으로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엄마입장은 사춘기 방황해소 방법으로 가출이란게 있다라는 걸 가르쳐주는건 아닐까 기우하지만

아이는 신나는 성장모험이야기로 생각하고 조연이를 응원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