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먹고 싶은거 좀 참으라고 말하던 마시멜로 이야기의 첫번째는 벌써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그 책을 읽고 느꼈던 감흥은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하고 싶은것을 좀 참고 미래를 위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라는 이야기는 너무도 평이하게 들린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고승덕씨가 말하던 ABCD 성공법과 뭐 다를게 없어보이기도..
역시나 마시멜로 이야기는 술술 읽히게끔 만들어서 그 점이 참 좋다. 부담없이 읽기에는 딱 제격인 책이다.
책 내용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마시멜로 이야기라기 보다는 중간에 삽입된 윌스미스의 일화에서 난 뻑이 갔다.
윌스미스가 MIT 입학 제안을 받았는데, 그걸 거부하고 랩가수로 활동해서 돈 좀 깨나 벌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철 모르고 돈 팡팡 써대며 다시 잉여로 전락할 조짐이 보이자 윌의 아버지께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의 큰 벽돌 담장을 부셔버리고는 윌스미스와 그의 형에게 다시 벽돌 담장을 쌓으라고 지시한다.
책의 전문을 직접 옮겨 적는다.
형제는 그 일을 '필라델피아 만리장성 쌓기' 라고 불렀다. 결국 꼬박 반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서야 형제는 벽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때 아버지는 형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어떤 일이든 내게 '못해요'란 말은 하지 마라."
윌은 이때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아버지가 그 말을 하기 위해 6개월을 기다리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 하나 그의 평생을 지배할 가르침을 얻었다. 계속 벽돌을 쌓는다면 하지 못할 일도, 넘지 못할 장벽도 없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윌은 그때의 일을 이렇게 말했다.
"한 번에 한 장씩 벽돌을 쌓으면 결국에는 벽이 됩니다. 벽을 피해 갈 수는 없죠. 그래서 나는 벽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벽돌을 쌓는 데만 집중하죠. 그러면 벽은 알아서 만들어지거든요."
벽돌을 쌓는 것을 우리가 꿈에 집중하는 것으로 대변해서 다시 저 문장을 읽어보라. 얼마나 멋지고 감동적인 문구인가. 무릎을 탁 치며 성공을 위한 갖은 고민과 번뇌는 사실 기우에 불과하며 지금 당장 쌓고 있는 나의 노력이 전혀 헛되지 않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고민에 휩싸이고 불안해하는 이유는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가는 길과 방향이 올바른 것인지, 올바르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돌을 쌓는다고 생각을 하자.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완성하려면 각각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잔가지로 쳐낸 사소한 그 일들을 하루라는 시간을 통해 완성을 해 나가자. 그러면 분명 답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교훈을 한방 더 날린다. 마시멜로 먹는거 여태껏 참았지? 조금 만 더 참아. 라고..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한 걸음만 더 걸어라. 성공은 바로 앞에 있다."
왠지 요즘 내 심경으로는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한 걸음만 더 걸어도 성공인것 같지 않으면 언제까지 마시멜로 먹는 걸 미뤄야 하는 것인가. 가만, 마시멜로를 우리 먹을 순 있는 건가? 조금 먹으면서 하면 안되나? 뭐 이런 삐딱한 생각.
여튼 내용을 다 떠나서 윌스미스의 일화만으로도 이 책에서 얻은 수확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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