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처음 읽게 된 짐 크레이스의 작품 중 하나인 그리고 죽음. 야자시간 공부가 하기 싫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던 나는 구역질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은 한 중년부부의 몸이 썩어들어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묘사한다. 비위가 약했던 나는 너무도 생생하게 시체가 부패되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에 치를 떨었었다. 그 묘사는 몇줄이 아니라 몇장에 달했기 때문에 더더욱.

 

짐 크레이스는 무엇때문에 시체의 부패를 묘사하는데 몇장을 투자했을까. 그것은 짐크레이스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그리고 죽음이니까.

 

여느 책에서 묘사되는 죽음이란 사람의 노화의 결과이다.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이다. 가 아닌 현실적인 죽음을 묘사한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죽음. 그리고 내 몸이 썩어들어가는 것. 그것은 멀리 있는게 아닌 나에게 찾아올 일이라는 것. 그렇게 죽음에 대해 냉소적이지만 세밀하게 작가는 그려낸다.

 

나처럼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몇장 넘기다가 덮을 정도로 현기증을 불러 일으키지만,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짐크레이스, 그리고죽음

어릴때부터 축구를 굉장히 좋아했다. 2002년 전국민이 열광했던 월드컵, 힘들어도 뛰고 다쳐도 뛰는 그들의 모습, 특히 머리에 붕대를 쓰고 뛰었던 황선홍 선수와 태극마스크의 김태영 선수를 참 좋아했었다. 그러나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단연 이영표 선수였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뛰는 축구선수인 이영표 선수. 이 책은 이승국이라는 한 학생이 이영표선수에게 찾아가 며칠동안 함께 살며 나눈 이야기들을 기록한 소소한 책이다. 대화체로 기록된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 취업을 앞두고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보인 현실에 슬퍼하고 좌절하는 요즘, 이 책은 굉장히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내 현실에 좌지우지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성공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실패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영표 선수의 말이 마냥 눈앞만을 바라보던 나를 깨닫게 해주었다. 맞는 말이다. 지금 당장 이력서를 낸 회사에서 서류탈락을 하더라도 내겐 아직 나아가야할 길이 많은걸.

 

이영표 선수의 이야기를 읽고 더 힘을 내보려고 한다. 혹시나 지금 상황에 절망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영표, 성공이성공이아니고실패가실패가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