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은 [ 영혼의 글쓰기 ] 소강석 지음, 쿰란 

며칠전 기독교서점에 가서 성탄절 물품을 구입한 일이 있었다. 아내가 물건을 고르는 동안 나는 책들을 훑어봤다. 책은 표지나 추천사 만으로 잘 선택하기 어렵다. 겉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머릿말과 목차, 한 부분만 정독해보면 사서 읽어야 할 책인지, 사고 나서 후회할 책인지 꽤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렇게 세 권의 책을 골랐고 그 중 한 권이 바로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인 소강석목사의 책 '영혼의 글쓰기'였다. 

  겉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저자 소개란에서 소강석목사가 한국문인협회에 소속된 시인이자 다 섯권의 시집, 다수의 책을 저술한 작가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목사가 글쓰기 책을 썼다길래 무슨 용기로 썼을까 싶었는데 필력을 보니 충분히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쓸만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목회자에게 영성은 기본이다. 영성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현대인들의 영혼과 소통하며 감동을 주고 변화시킬 수 있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내용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글쓰기의 중요성, 글쓰기를 향상시기는 방법, 논설문, 에세이, 시, 설교문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목사가 썼기때문에 전문적인 정보가 있겠냐 싶지만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상당히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 쉽도록 본인의 글토막들을 비롯해서 다른 저자들의 글토막을 예시하고 분석해놓았기때문에 이론만을 전개한 책들에 비해 소화가 잘 되는 편이다. 그만큼 저자의 독서력과 필력이 꽤 깊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목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는 설교밖에 안하는데 무슨 글쓰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럴까? 목사는 일주일에 몇 번씩 강단에 서서 말씀을 선포하는 자다. 설교는 회중들에게 말이라는 도구로 전달되지만 그 이전에 원고를 통해 태어난다. 물론 어떤이들은 전체 원고를 작성하지 않고 메모만 해서 설교하기도 한다지만 그런 메모조차도 글쓰기의 범주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글을 쓸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책을 목회자들이나 글쓰기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오늘 읽은 책은 [ 트렌드 코리아 2012 ] 김난도 외 5명 , 출판사 - 미래의 창

글을 쓰고 책을 읽는데는 조용한 분위기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 오후에 집으로 왔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지난주에 구입한 트렌드 코리아 2012를 정독했다. 380페이지를 정독하니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속독은 빨리 읽는다는게 장점이지만 중요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지나쳐버리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읽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한번에 머릿속에 정리하고 싶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독을 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이런 류의 책이 여러종류 출간된다. 그중에서도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미래 시장을 전망해놓은 책이 바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저자 김난도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2'다.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이유를 두 가지로 말 할 수 있겠는데 첫째, 2011년을 한번에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이 2012년의 트렌드를 미리 예상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앞에 3분의 1정도는 2011년의 소비 트렌드와 함께 전반적인 사회의 특징들을 정리해주고 있다. 올해 어떤 것들이 큰 이슈였는지,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알고 2012년을 맞이하는 것과 모르고 맞이하는 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며칠 남지 않은 2012년을 미리 분석해주기 때문이다. 내년은 임진년(용의 해)이다. 60년만에 찾아오는 '흑룡' 띠라는 2012년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함으로써 자신의 삶의 자리에 적용이 가능하리라 믿는다. 목사도 예외가 아니다. 자기 양떼들이 처한 상황을 잘 알아야 그들에게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심어줄 수 있다. 강단에서 터져 나오는 진리의 말씀이, 그 말씀을 듣는 회중의 삶과 연결이 되어 있어야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전달될때 사람들은 졸며 자게 되는것 아닐까?

이 책에 나와있는 올해 신조어 몇 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북리뷰를 마친다.

* 청년실신 - 대학생들의 취업이 늦어지면서 '청년 대부분이 졸업 후 실업자나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뜻.

* 인강 증후군 - 인강(인터넷 강의)을 수강하는 학생이 급증하면서 10대들 사이에서 생겨난 신조어. 인간 증후군에 걸린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의 느린 말을 2배속으로 빠르게 돌리고 싶다거나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을때 '스페이스바'를 눌러 일시 정지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증상을 호소한다.

* 디지털 치매 증후군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등이 보편화 되면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않고는 가족의 전화번호, 어제 먹은 식사 메뉴 등 생활속의 세세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이르는 말이다.

* 능청남 - '능력 있으면서 청소도 잘하는 남편'의 줄임말로, 능청남은 새로운 남성의 전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 와이프 보이 - 사회적으로 능력있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만 유독 아내에게만은 무력한 남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 미시렐라 - 줌마렐라와 미시는 비슷한 개념이지만, 미시렐라는 줌마렐라보다 젊은 20~30대 주부 중에서 신데렐라와 같은 조재가 되기를 원하는 여성의 신조어다. 

김난도, 트렌드코리아2012, 박동준목사, 북카페어린왕자

오싹하면서도 달콤한 사랑이야기 

 

어제 친구 부부와 함께 심야영화를 봤다. 제목은 '오싹한 연애' 

9시50분 개봉이라는 친구의 말만 믿고 30분 전에 만나기로 약속한 다음 시간 맞춰 서면 CGV로 향했다. 표를 끊기 위해 카운터로 갔는데 이게 왠걸! 퍼팩트 게임이 9시50분이고 '오싹한 연애'는 10시35분 이었다. 덕분에 오락실가서 게임도 하고 감자구이도 먹으면서 수다 떨다가 여유있게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오싹한 연애'는 23일 기준으로 240만 명이 관람했단다. 올 하반기 개봉한 로맨스 영화중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했고.... 총 제작비 50억원에 160만명이 손익분기점이었는데 현재에도 계속 보고 있으니 300만 가까이 관람한다면 꽤 짭짤한 재미를 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손예진의 연기가 좋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까닭일까? 나이 들어보이는건 속일 수 없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특히 술취한 모습을 연기하는게 어찌나 귀엽던지...ㅋㅋ 남자주인공 이민기는 연기를 잘한다라고 평가하기엔 아직 2% 부족하다. 내공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섬뜩하게 만드는 장면이 너 댓개 정도 있었다. 겁이 많은 사람은 꿈에 나올 수도 있겠다싶을 정도로...ㅎ 이 영화는 조연들의 감초연기덕분에 재미를 더할 수 있었다. 박철민과 막돼먹은 영애씨의 김현숙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니까...

  결론적으로 이 영화의 평점은 4점을 주고싶다. 지루하지 않았고 어느정도 재미도 있었으니까. 다만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귀신을 보는 여자와의 연애'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먼저 손예진이 귀신을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있었지만 그 외의 귀신들이 왜 자기를 찾아오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지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었다. 미드중 하나인 '고스트 위스퍼러'같은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주인공 역시 우연한 기회에 귀신을 본다. 그리고 그 귀신이 어떤 사연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는지 소통한다. 끝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귀신은 편안하게 자기가 가야 할 곳으로 간다. 물론 찡한 감동을 주는 건 물론이다. 그런데 '오싹한 연애'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이 쉽게 스토리를 뛰어넘기때문에 공포가 감동으로 전이되지 않는다. 

둘째, 내용 전개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들어 이민기의 애인이 손예진을 딱 한 번 보고는  아주 쿨하게(?) 그들의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 자신이 양보하는 부분이라던가, 마지막 부분에서 비행기가 다시 회항한 부분이라던가 하는 내용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했다는건 충분한 흥행성이 있는 영화라는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8,000원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드니까... 문제는 이 영화가 자주 상영하지 않는다는거다. 내릴때가 되어서인지 하루에 한 두번 상영하는 극장이 많으니 보고싶다면 미리 알아보고 가시라! 

오싹한연애, 이민기, 손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