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끼는 은사님께서 나에게 읽어보라고 주셨던 책이었다.

처음엔 그저 주시니까 읽는 마음이었던 것이,

책이 몇 페이지 안 남았을 때는 은사님 감사합니다를 저절로 외치게 할 정도였다.

 

한 어린아이가 부모를 고발한다.

자신의 인권을 유린한다는 이유로.

이쯤되면 학대를 떠올릴 수도 있다.

뉴스에 잊을만 하면 때리는 짐승만도 못한 부모들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평범하고 비루한 생각을 작가는 보기좋게 깨부수어버린다.

 

어린아이의 부모는 불치병이라고 해도 좋을 병과 사투 중인 큰 딸을 위해

작은 딸의 골수와 그 밖의 것을 이용하고 있던 것이었다.

 

딸의 어머니는 주장한다. 가족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응당 해줘야 할 의무아닐까.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그녀와 딸의 법정 싸움이 마지막으로 치닫을 수록

우리는 딸이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이 기묘한 법정 싸움을 하는지 이해를 하는 한편

이해하고 싶지 않은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려 든다.

 

이 책은 나를 무척 행복하게 한 책이기도 하지만, 결말로 나를 절망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지만, 음. 결말은 충격을 넘어 실망스러웠다. 두 번 강조한다.

 

맘껏 울고 싶다면, 이 책 추천한다.

 

 

 

 

판타지의 무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서양물에 대해서는 이토록 자세히 기록한 책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만약 당신이 영어를 잘하거나, 혹은 다른 언어에 능통하다면

해외원서를 찾아봐도 좋다. 그러나 국내에서 발행되는 책 중에선 이 책이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무기를 다룬 백과사전 정도로 생각하면 좋다. 여기 나오는 무기에 대해서 좔좔 외고 있으면 게임을 하다가도 흠칫 놀랄지도 모른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려놓은 일러스트는 가히 환상적이다.

필자가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무기 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검을 그림으로 똑같이 재현해놨더라.

 

아 혹시 의심할까봐 미리 말해둔다.

책에 나오는 검이나 무기들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즈를 훨씬 넘어선다,

그림 속 검이 너무 길거나, 큰 거 아니냐고 의심한다면, 의심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실제 박물관에 걸어놓은 놈들은 책보다 더 길다....

 

판타지나 서양 무기학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초입문기로는 괜찮은 책이라 생각된다.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으시길. 추천한다.

 

+ 한가지 아쉬운 점은...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이랄까.

  우리나라 국내 저자가 정리해놓은 작품이 없다는 게 아쉽다.

  일본풍 판타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무래도 이런 참고서의 차이에서부터 벌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일본 저자 것이라고해서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책은 훌륭하다.

  <일본편>빼고. 그건 자국 무기를 너무 과장되게 한 면이 있다.

  자국 과장되는 건 중국이 으뜸이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철회할 뻔.

 

 

이 책을 처음 접할 당시 나는 이 책에서 가리키는 ‘아이들’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랍게도 주변에서 생각 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몸 어디 한 군데가 없는 장애라면 알기도 어렵지 않지만 정신이 빠진 장애는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천재성을 숨기고 있다는 ‘아이들’은 대다수가 흔히 말하는 나사가 빠진 놈이란 오명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 슬픈 존재들이었다. 이들이 이런 오명을 쓰고 살아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A소년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A소년은 아이큐가 135가 훌쩍 넘는 이른바 천재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는 것과 다르게 평균교육에 맞춰야 하는 것을 따분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의 담임교사는 보통의 사람이었다. 인간은 교육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다라는 신념을 가진 평범한 교사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A소년의 비행(?)을 꺾으려 노력한 것이다. 이 소년은 남들과는 다른 차원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권리를 침해당했다고는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다. 이것이 교사의 잘못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는 모든 아이들을 평등하게 가르치는 게 직업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A소년 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는 교사가 아니라 진정한 선생님일 것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 아이의 성장을 키워낼 수 있는 진정한 멘토말이다.

 

나는 이런 선생님들을 테트리스 고수라 감히 칭하는 바이다. 소싯적 다들 테트리스라는 게임을 접했을 당시 한 번씩은 이런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제각각 다른 스테이지의 블록들을 어떻게 잘 짜맞춰야 팡팡 터뜨릴 수 있을것인가. 선생님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수 많은 아이들의 성향을 개개인으로 파악하여 그 사람에게 맞는 교육을 전달하는 것이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과 같은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반가운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정신적 약점을 극복하기보다는 숨기려고 하는 데 급급해져 정말 보통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을 알아주는 교육, 옆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당장 우리의 현실에도 적용되야 할 문제거리지만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그 문제거리를 회피하고 있다. 교육의 중요함이 강압이 아니라 능동적인 맞춤학습임을 우리의 높으신 분들도 빨리 알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