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이 여든을 가듯,

어릴 때 재미있게 읽은 동화는 평생을 간다.

내 기억에서 잊을 수 없는 동화를 뽑자면

버찌 2개 이야기와 바로 이 우동 한 그릇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이나, 동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과장되고, 말투도 다르고, 지나칠 정도로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이 우동 한 그릇을 그러지 않았다.

마치 나의 어머니가 내 손을 이끌고 포장마차에 데리고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추운 겨울을 헤매다 아이의 차가운 손이 걸려 들어간 포장마차 안은

잠깐 불타오르는 따뜻함과 포근함이 공존하고 있다.

 

일 년에 단 한번, 우동 한 그릇을 시키는 세 모자의 이야기.

가족의 따뜻함을 아는 자는 다시 보고,

가족의 따뜻함을 모르는 자는 필수로 보자.

 

이미 커버린 당신과 내가 가진 가족의 추억을 담고 있으니.

 

 

 

매번 에세이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하는 거지만,

도쿄 에세이 북을 읽는 가장 쏠쏠한 재미는 안에 찍힌 소소한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작가의 따뜻하고 포근한 시선이 담긴 사진과 에피소드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훈훈한 마음이 들게 한달까.

 

흔히 사람들은 일본을 가까우면서 먼 나라, 라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우리랑은 너무도 다르고, 또 어떤 면에선 닮을 수 밖에 없는 애증의 나라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과 역사적으로 많이 얽혀 있어서

이런 에세이북에도 반감을 가질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나..

 

그저 경험을 하기위해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작가의 노력은

그런 것과는 무관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고양이매니아라 이미 거기서 뻑이 갔다.)

 

요즘은 흉흉해서 도쿄에 가지 못한다면

책으로라도 간접으로 만족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나.

 

 

 

 

 

메이드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백과사전...정도면 되려나.

그러나 일본풍 메이드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메이드는 일본 순정만화에 나오는 드레스를 입고,

주인님을 외치는 상냥하고 귀여운 여자를 떠올릴 지 모르나...

 

메이드란 것은 어찌보면 우리네 옛 '하녀'와 사실 별 다를 게 없다.

주인이 남긴 음식을 먹거나, 식사만 제공받고 고된 노동을 제공해야하는

예전의 을들에 대한 이야기말이다.

(동화 속 멋진 옷을 차려입고 시중을 드는 이들의 고달픔을 어른이 되서야 알게 되다니.)

 

이건 서양식 진짜배기 메이드에 관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메이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데 유용하다.

심지어 메이드 관련 살인사건까지 담겨 있어서 무척이나 놀랐다.

주인을 살해해 도망친 여자의 이야기,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계획살인 등등..

현실적인 면에서 메이드란 직업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기분이었다.

 

 

메이드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괜찮은 책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