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이걸 읽었을때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우연히 어린 조카를 데리고 간 도서관에서 이걸 발견했다.

 

말 그대로 '또야'라는 이름을 가진 너구리가

찢어진 바지를 갖고 있어서 불평하는데

엄마 너구리가 그걸 기워준 이후로 자랑스럽게 내놓고 다니는

아주 소소한 동물 일화다.

 

또야 너구리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 밖에도 다른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는데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또야 너구리와 수수팥떡 할머니 이야기다.

 

정말 진실되게 종교를 믿으며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의

따스한 모습이 종교와 연결되어 훈훈한 결말로 이끌어지는 일화였다.

교회에 가는 전날 만든 수수팥떡을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주면서도

웃음을 잃지않고 정을 담뿍 주는 할머니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입술에 미소가 지어진다.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정말 재미있는 동화다.

특히 수수팥떡 할머니 이야기는 어른이 읽었을 때

더 깊은 감상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리락쿠마라는 곰이 인형으로 나왔을 땐
도대체 누가 이 기가막히고 완벽한 곰인형을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만화 작가가 그린 것이었단다.

 

한 때 붐이었던 엽기토끼를 보는 기분이었달까..

물론 엽기토끼보다 리락쿠마가 더 롱런하는 중이다.

 

책 내용은 4칸 만화로 되어 있으며 정말 말그대로 리락쿠마가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짧고 단순하고 포근하고 소소하다.

일본인 특유의 에세이 같다.

물론 그래서 저 귀여운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만화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한 면이 있긴 하다.

 

그래도 읽는 건 그 지루함이 너무 부러워서다.

왜 그런 말이 있잖은가.

'지금 아무일도 안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아무 일도 안 하고 싶다.'

딱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가끔 너무 삶에 지쳐

빈둥거리고 싶을 때 읽어보길.

리락쿠마가 부러워 죽는다.

하하하.

 

 

 

펄벅이 이런 소설을 쓸 줄이야.

그것도 중국 역사상 잔인하기로 따지면

손에 꼽히는 악녀인 서태후를 말이다.

 

책을 쓰는 건 자유라지만 얼떨떨한 심정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서태후란 여자의 어떤 면을 보고

펄벅은 이 소설을 썼을까.

 

...앞에 연인이라는 대목을 달았을 때부터 알아봐야 했던가.

 

이건 뭐 가증스럽고 짜증나는 서태후를

열심히 포장하려 했으나 실패한 소설에 불과하지 않았나.

 

돈이 부족했나라는 말도 안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다행히 위인전이 아니라 소설로 끝났다는 이상한 점에서 위안을 삼았다.

 

책을 읽는 건 여러분의 자유고, 쓰는 것도 펄벅과 작가의 자유지만

정도껏 악녀라야 후대에 재조명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양인은 쓸데없이 중국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던 모양이다.

펄벅도 그 중 하나였는지 심히 의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