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읽을수록 그 매력에 끌리게 되고 어떻게 말로 할수 없을정도의 찬사를 내뱉게 된다. 어떻게 이런책을 쓸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작가의 상상력을 읽는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는 듯 하지만 이 책은 정말 반전에 반전을 기하면서 마지막 몇장을 남기고는 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알수 없을정도로 빠져들었다. 해리보쉬시리즈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외의 작품들이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도 몇권 보았다. 보쉬 시리즈인 블렉에코와 블랙 아이스를 읽었고 유골의 도시와 그리고 실종과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도  읽었다. 앞의 세권은 도서관에서 신청해서 따끈따끈한 새책을 받아서 읽었고 실종은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서 읽었고 마지막 권은 선물을 받아서 가지고 있다. 이 책(시인)은 남편이 포인트를 모아서 샀고 이 다음 편(시인의 계곡)이 시리즈 형식으로 이어져 있고  마지막편 격인 허수아비는 선물로 받아서 가지고 있다. 너무 재미가 있을것 같아서 허수아비는 읽지 못하고 아껴두었다. 나 아무래도 이 작가 너무 좋아하는 듯 하다. 지난번에 코넬리의  책을 가지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 책을 보내 준다는 이벤트를 한다는 것을 듣고 책을 산 다음 메일을 보냈는데 그 이후에 온 책은 주인공들의 탄생이야기 또는 그들의 스토리를 담은 아주 얇은 핸디북이 왔다. 적어도 코넬리의 책 중 한권 올거라고 기대한 우리가 너무 큰 기대를 가졌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조금은 실망이었다.

살인사건을 전담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어느날 살인사건 전담형사인 그의 형이 죽으면서 사건이 벌어지는데 사건현장만 보고 경찰들은 자살이라고 규정을 짓고 덮어버리려 하지만 기자 특유의 직감으로 더 자세히 조사한 결과 그는 자살을 빙자한 살인인 것을 감지하고 형 말고도 다른 형사들도 같은 식으로 자살을 한 사건을 찾아내어 연쇄살인범의 범죄로 밝힌다. 그리고 나서 fbi가 투입되어서 일을 맡게 되는데 결국 범인은 잡지만 뭔지 모를 이상함에 사로잡힌 그는 자신에게 잘해주던 요원을 의심하게 되고 그녀를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다가 갇히게 되어버리는 사태가 되어버리는데 첫장면의 형의 죽음은 내가 생각한 트릭이 맞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추리소설에서도 가끔은 쓰였던 기법이기 때문에 그랬을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막상 기자도 그런것을 생각한 것을 보니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었구나 하고 한김 빠졌다. 그러나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이나 또는 한 사건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과 연관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후에 그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들이 죽음을 당한다는 사건조차도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단지 조금 궁금한것은 범인이 왜 그랬는지에 관한 설명은 나오지 않은 편이다. 이 책이 3편이 연속적으로 나온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범인이 두번째 편에도 나오기 때문에 그랬는지는 두번째 편(시인의 계곡)을 읽어봐야지 알듯 하다. 지금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지막권(허수아비)뿐이라 두번째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볼지 아니면 그냥 마지막권을 읽어버릴지 고민중이다. 책의 두께에 비해서 굉장히 속도감이 빠른 책이다. 그래서 두꺼운 것이 다행이라 생각이 들고 오히려 두껍지 않으면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허무하다.

나는 아프간에 가본적도 없고 그 나라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적도 없다. 아는 친구중에 그곳에 살았던 또는 그나라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 나라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잘은 몰랐다. 요즘들어 어쩌다보니 전쟁과 시대상에 관한 소설들을 자주 읽게 되었는데 저마다 다른 아픔들이 있겠지만 이곳에 살았던 주인공들을 비유하면 ’빛은 내이름’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훨씬 편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수 있겠다. 친부모가 아니라는 아픔은 있지만 적어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혼자서 외출을하고 교육을 받을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곳 아프간의 여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금도 이런지는 모르겠찌만 여기에 나오는 시대적 상황이 90년대 후반인걸로 봐서 그리 나아진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전체가 4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에서 한 여자가 나오고 2부에서 한 여자아이가 나온다. 3부에서 이 둘이 같이 살고 4부에서는 한 여자만 남아 앞으로의 이야기를 한다. 아버지는 부자집 사장이지만 엄마가 그집하녀였던 그래서 시내에서 살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엄마와 단 둘이 살면서 정해진 날만 아버지를 만나는 한 여자아이가 있다. 이 여자아이는 생일을 맞아서 아버지의 집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실행에 옮기지만 그집에서는 이 여자아이를 받아주지 않고 결국 밤을 새고 집으로 돌아간 그 여자아이는 엄마가 목을 매고 죽은 사실을 발견한다. 원하는 대로 아버지의 집에서 살게 되었지만 눈에 가시같은 이 여자아이의 존재는 모든 가족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주었고 결국 어린나이에 나이 많은 남자의 집으로 결혼이라는 명목하에 보내짐을 당한다. 처음에 아이를 가지고 대접을 잘 받았으나 아이가 유산되어 버리고 그 일이 여러 년에 걸쳐서 반복되자 남편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다.

이 여자의 집 근처에 교사가족이 살고 있다. 이미 남자아이 둘을 가지고 있고 새로 딸아이가 태어나는데 시대적으로 아프간에서는 성스러운 전쟁이라 불리는 전쟁이 일어나고 오빠 둘이 전쟁터에 가버리고 남겨진 딸아이의 엄마의 손길을 전혀 받지 못한다. 교사였던 아버지는 이 딸아이에게 나중에 여자도 큰인물이 될수 있다며 공부를 시키지만 전쟁의 상황은 악화되고 오빠들은 전사하고 만다. 딸아이에게 어려서부터 오빠이자 친구같은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마저도 전쟁을 견디지 못하고 가족이 근처의 나라로 피난을 가고 그 이후 이 가족도 피난을 결심하지만 짐을 싸는 도중 집에 폭격을 맞아서 부모가 모두 죽고 혼자만 살아 남아 집근처에 살고 있던 가정폭력을 당하던 그 여자의 집에서 살게 된다.

드디어 두여자가 만나서 같이 살게 되는데 엄마와 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나이차가 있던 여자는 혼자 남겨진 딸아이를 정성스럽게 돌봐주지만 남자친구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관계에서 아이를 가진 그 딸아이는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또한 자신의 남자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전해주러 온 한 남자를 만나고 나서 결국 자신의 남편의 두번째 여자가 되어버린다. 처음에 여자는 딸아이를 질투하지만 태어난 아이가 아들이 아니고 딸이라는 이유로 남편은 구박을 하고 아이를 함께 기르면서 두여자는 점점 친해지게 되고 진짜 이 남자의 아들이 태어나면서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관심제외의 대상이 된다. 도망을 가려다 잡혀오고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자신의 딸까지 고아원에 보낸 악조건속에서 어느날 그가 돌아온다.

죽었다던 그 남자친구. 자신이 한번도 잊어본 적없는 그 남자친구가 돌아오면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남편이 돈을 들여 거짓말을 하게 시킨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그날 다른남자가 왔었다는 소리를 듣고 남편은 또다시 가정폭력을 일삼게 되고 여자는 비록 자신의 딸과 아들은 아니지만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남편을 죽이게 된다. 같이 가길 원하지만 그러면 다같이 잡힐것이라는 여자의 판단으로 딸아이는 자신의 딸을 고아원에서 되찾아 친아빠를 만나게 해주고 자신의 아들과 남자친구와 함께 그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결국 자신의 남편을 죽였다는 죄목으로 여자는 재판에서 죽임을 당하고 다른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던 딸아이는 자신의 나라가 전쟁이 그쳤다는 것을 알고 이제는 남편이 된 남자친구를 설득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고 자신의 딸이 있었던 고아원으로 가서 그 곳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을 하게 된다.

안타까운 사실은 부자집 사장이었던 아버지를 둔 여자의 집에 오래시간이 지난후 아버지가 찾아왔지만 그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만나지 않는다. 편지를 남기고 갔지만 그마저도 찢어서 버린다. 나중에 그녀도 죽임을 당한후에 그녀가 보살펴 주었던 그 딸아이가 그녀의 고향에 가서 스승이었던 사람의 집에 가서 그 아버지가 남겨둔 것을 받아온다. 그것은 편지였는데 그 아버지는 그때 당시 죽어가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딸에게 용서를 빌러 온 것이었으며 이제 더이상 부자가 아닌 그는 재산을 나누어 자신의 딸이었던 그녀에게도 남겨주었던 것이다. 그때 그녀가 마음을 돌이켜서 아버지를 만났더라면 마음에 응어리는 더이상 없을텐데 원망을 하지 않았을텐데, 그 돈으로 조금은 더 버틸수 있었을텐데, 가정폭력을 조금은 덜 당할수 있었을텐데, 돌봐주던 딸아이와 도망가서 죽임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하는 마음이 자꾸 앞선다. 영화화되었다는 소식만 듣고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그 편지가 나오는 부분에서 많이들 눈시울을 적셨을듯 하다.

남자든 여자든 다같은 인간이고 무엇이든 할수 있는 자유는 똑같이 누려져야 한다. 아직가지도 지구상의 어떤 나라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곳이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수 있는 자유는 비단 여자라는 이유로 주어지지 않아서는 안된다. 이 지구상에 더이상 여자라는 이유로 고통받는 곳이 없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나는 삼국지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리고 삼국지도 제대로 읽지도 않았다. 몇번 시도는 했는데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다 포기했고 나중에 아빠가 사다 놓은 원판을 번역했다는 열권짜리도 읽다 말았다. 내동생이 재미있다고 한 삼국지 게임도 도대체 모가 뭔지 몰라 시도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나마 최근에 한권짜리 삼국지를 읽었고 그게 조금 재미가 끌렸다. 아무래도 열권짜리보다야 축소판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사람이름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아 적당하게 읽을만 했고 전쟁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아 지루함을 덜수 있었기때문에 재미있게 읽은 듯 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전쟁이라는 적벽대전만 모아서 두권의 책으로 나왔다. 남편은 너무 영화스럽게 책을 써서 재미없다고 했지만 나는 그게 오히려 더 흥미를 증가시켜주었다. 앞과 중간에 약 2장 정도의 영화장면도 들어가 있어서 대충 어떤 영화겠구나 하고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상생의 효과가 있는 듯 하다. 내용이야 남들도 다 아는 조조와 유비 그리고 손권과의 정쟁이야기인데 수적으로 많은 군사를 가진 조조를 수적으로 불리한 손권과 유비가 어떻게 이길수 있었나 하는 내용이고 이 전쟁이 빨간색으로 비치는 바위인 적벽에서 일어나서 이 전쟁을 적벽대전이라고 부른다.

전쟁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이 전쟁은 순전히 제갈공명의 머리로 이긴 싸움이 아닌가 싶다. 만약 이 당시에 공명이 없었더라면 유비는 그 많은 전쟁을 이길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 사람의 머리가 뇌가 얼마나 중요한지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물론 그 머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요즘 세상에서는 전문가도 될수 있고 또한 범죄자도 될수 있다. 나는 남들보다 뛰어나기는 커녕 남들을 거의 겨우겨우 쫓아가는지라 계략은 없지만 slow & steady하게 내 인생을 살아보련다. 가끔식은 나의 친구들 중에서 공명같은 친구가 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다.